루쩨른 숙소
나는 참 어리석게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행 책자상의 지도들이 우리가 보려는 도시의 전부가 아니라 관광지가 모여 있는 일부분만을 실어놓았다는 것을 현지에 가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숙소가 관광지에서 좀 떨어져 있다 싶은 곳에 있으면 "어쩐지 도시가 너무 작다 싶긴 했었어." 하며 그 곳을 찾아가는데 매번 애를 먹곤했는데 루쩨른의 숙소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떤 버스를 타야할 것인지부터 시작해 버스에서 내려서는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야 할지 묻고 또 묻고(그나마 묻고 또 물어줄 일행이 없었다면.....-_-;;) ,
그 큰 여행 가방을 질질 끌며 우왕좌왕 하기를 수차례 반복, 힘들게 힘들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곳이 그나마 깨끗해 보여서 참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그 생각도 잠깐 배정 받은 방의 문을 여는 순간 ,
"에구머니 이게 뭐야."
라는 비슷한 말들이 아마도 우리 일행들의 입을 통해 약간의 시차를 두며 순식간에 터져 나왔던 것 같다 .
깨끗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흰색을 칠한 벽돌벽이며 길쭉하고 비좁은 방의 느낌이 감옥소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곳에서 이틀이나 묵어야 한다. 어제 라우터부룬넨에서 묵었던 숙소와는 너무나 비교가 되고 도시라고 숙박비도 더 비싸다.
엎질러진 물이라고 약간은 체념하고 어김 없이 찾아드는 시장기를 해결하기 위해 샤워도 뒤로 미룬채 깻잎 통조림과 햇반으로 너무나 소박한 저녁 밥상을 준비했다. 그러나 테이블 하나가 없어 의자를 테이블 삼아 바닥에 쪼그려 앉은 모양으로 저녁 먹게 된 우리 일행 모두는 어느새 한결 같이 투덜이들이 되어 불평불만을 반찬삼아 소박하지만 소박하지 않은 그런 저녁을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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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호스텔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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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잘츠부르크, 빈, 프라하 일정 짜기에 고심하는 중.
그 놈의 책임감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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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제외한 다른 시설들은 괜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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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를 테이블 삼아 정말 불쌍하게 밥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