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코스모스 호텔과 그 주변
2009년 7월 27일 (월)
Ranee in Moscow
-코스모스 호텔-
우리가 모스크바에서 이틀동안 묵게 될 코스모스 호텔(COSMOS HOTEL)은 모스크바 시내 중심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베덴카 지구에 있는 호텔로 1980년 반쪽짜리 올림픽이었던 모스크바 올림픽을 위해 신축한 28층의 반원형 구조를 가진 거대한 건물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객실 수가 엄청 나겠단 생각이 드는 규모였는데 특이한 것은 호텔 앞에 서있는 동상이 자국인이 아닌 프랑스의 군인이자 정치가로 프랑스의 대통령이었던 샤를 드골의 동상이라는 점이었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제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 드골정부가 연합국으로써 전쟁의 승리를 도운 소련에게 이 호텔을 지어줬고 소련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드골장군의 동상을 호텔의 앞마당에 세워줬다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호텔을 지어줬는지 호텔을 짓는데 지원을 해 준 건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러시아에서 프랑스 정치가의 동상을 보는건 약간 이색적인 느낌이었던 듯 하다.
호텔의 이름이 눈에 잘 띄도록 만들어 놓은 호텔 간판
호텔 전경
호텔 앞 마당의 드골 장군의 동상
객실 내부
객실에서 창 밖을 내다 보니 시야를 가리는게 하나도 없는 탁트인 전망이 자리하고 있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전망 좋은 호텔방을 사용해 본 게 얼마만이던지...아무튼 기분이 좀 좋아졌다.
보통은 호텔에 도착하면 짐을 풀어 다시 정리하고 샤워를 한 후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게 지금까지의 패턴이었는데 이번 여행에선 그 순서대로 되지 않은 날이 많았던 듯 하다. 밤이 밤 같아야 잘 준비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지금도 9시가 넘은 시각이지만 밖은 어두워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으니 나는 짐 정리도 뒤로 미룬채 어느 사이 사진 찍기에 몰두하고 있다.
객실 창밖으로 보이는 베덴카 지구의 전망
창을 통해 바라본 베덴카 지구의 모습이다. 제일 왼쪽에 뾰족히 솟아 있는 원추형 탑은 모스크바에 하나 밖에 없다는 높이 537m의 오스탄키노 TV송신탑이고 가운데 원형의 지하철역 뒤로 보이는 보이는 탑은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우주선을 발사한 것과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첫 우주인으로 탄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4년에 세워진 기념탑이라고 하며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들은 1930년부터 50년을 두고 건축한 80여개의 시설물들, 즉 우주 과학관을 비롯해 갖가지 전시관, 식물원, 공연장 등이 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다음날 저녁, 궁금하기도 하고 자세하게 보고 싶기도 해 찾아가 봤는데 멀리서 볼 때와는 달리 이 곳은 거의 놀이공원처럼 보였고 전시관들은 관심 밖인 듯 했기 때문이다.
전시 단지의 정문과 주 건물, 그리고 주변에 산재해 있는 전시관들
사진 속엔 보이지 않지만 양 옆으론 각종 놀이 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많은 젊은이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과거 사회주의 정치지도자들의 과시욕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저 단지를 건설했을터인데 놀이 시설이 없다면
과연 몇명이나 저 곳을 찾을 것인지...
우주공원의 기념탑
100m 높이의 기념탑 모양은 우주선이 발사될 때 분사되는 연기 모양을 본 떠 만든 것이라고 하며 왼쪽으로 보이는 동상은
소련의 우주 과학자 촐코프스키의 동상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라 생소하기만 하다.
베덴카 메트로역
어느 곳을 봐도 영어로 써있는 곳을 찾기가 힘든 이 곳, 키릴 문자를 읽을 수 없기에 사실은 역 이름을 읽을 수 없었다.
혼자 여행하기엔 참으로 힘든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스쳐 지나간다.
오스탄키노 TV송신탑
내 방에서 내려다 본 호텔 앞마당의 모습
복도 창을 통해 본 송신탑과 위성탑
작은 러시아 정교회가 보이는 내 방의 반대쪽에서 바라본 도시의 모습.
반원형 구조라 일부이긴 하지만 창을 통해 호텔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드디어 어둠이 내려앉고 아주 화려한 야경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야경이 펼쳐졌다.
호텔의 로비
장시간의 여행으로 피곤할 법도 한데 역시나 난 늘 그랬던 것처럼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그렇다고 밖에도 나갈 수 없
는 처지라 잠시나마 호텔의 앞마당이라도 걸어볼 요량으로 호텔을 나서고 있다.
호텔 로비 한 구석에서 주인이 되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인형들
내가 저 붉은 인형의 주인이 되어주면 좋으련만 문제는 돈. 생각보다 비싸기도 하려니와 환전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난 거지나 다름없었다.
호텔 앞 마당에서 바라본 코스모스 호텔 전경
☞ 내일 저녁엔 기념탑을 지나 전시관 있는 곳까지 찾아 갑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