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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다(네팔에서 인도로...)

ⓡanee(라니) 2010. 2. 26. 17:23

 

2010년 1월14일 (목)

  

시바의 성지 바라나시로... 

 

 

 시위 때문에 발이 묶일 뻔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우리는 2시간 정도를 지체한 끝에 룸비니를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바라나시

 까지 예정된 이동시간은 10시간 남짓이지만  언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이 곳에서 과연 우리가 10시간만에 바라나

 에 도착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늘만이 알 뿐......'

 

 

 

 

 아직은 네팔 땅....

 소가 눈에 띌 때마다 나는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채식주의자도 아닌 내가 우리나라 누렁이를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슬픔이라는 감정이었는데 네팔이나 인도에서 태어난 소들을 볼 때는 슬픔이나 동정심 따위를 배제하고 편안

 하게 바라볼 수 있어 좋고 다가 멋있기까지 해서 자꾸 시선이 간다. 낙타처럼 혹이 솟아 있는 흰 소도 멋있고 까만 물소(?)

 도 멋지다. 

 

 

 

 

 

  이제는 민속촌에나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과거형이 되어 버린 초가집이 이 곳에서 현재형이다. 나는 한국에서 이 곳까

  지 공간 이동만 한  것이 아니라 간혹은 시간이동까지 함께 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출발한지 30여분만에 국경을 넘었다. 군인이 버스에 올라와 검문을 하고....

 

 

 입국 절차를 밟는 중.

 시간이 생각보다 꽤 소요되는 바람에 나는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계속 카메라에 담아대고 있다.

 

 

  지금에와 사진으로 보니 네팔이나 인도나 별 차이도 없어 보이 건만 그 때는 네팔 사람들의 열악한 생활 모습에 많이 놀라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싶었기 때문인지 우리는 저마다 네팔보다는 인도가 뭔가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한마디씩 수근거린다.

 

 

   

예를 들면 상점들의 물건 진열 상태가 다르다는 등의 얘기들을 말이다. 물건의

진열 상태보다도 국경을 넘었다는 더 확실한 느낌을 들게 한 거는 상점에서 물

건을 팔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남자였다는 사실인데  네팔에서는 주로 여자가

일을 하고  인도에서는 남자가 일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이 맞는 것 같다고 또

한마디씩들 하고 있다. 

 

 

  

 

  너무나 아무 것도 아니었던 일들을 여행온지 단 며칠만에 대단히 특별한 것을 본 것인양 쳐다보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네팔에서 처음으로 생선 파는 노점을 보았을 때처럼 썬글라스 낀 여자도 희안하게 보고 있는 중. 

 

 

 

 

 

 좋게 볼려고 작정을 하니 별게 다 좋게 보이는 우리들은 인도에 오니 청소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며 칭찬을 하고 있는데 끝

 까지 치우고 가지는 않더라는....ㅋㅋ  

 

 오토 릭샤와 릭샤

 

 

 입국 절차를 마친 우리는 드디어 인도 땅을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70년대에나 보았던 것 같은 네팔 버스에 비해, 지금

 타고 있는 인도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에 비해 뒤쳐질 것 없는 최신식의 좋은 버스 건만 운전 기사는 왜 이모양인 건지....

 안전턱에서조차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는 바람에 맨 뒷좌석에 앉은 나는 몇 시간째 놀이 기구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엉덩이

 가 30cm씩 붕붕 떠서 버스 천정에 머리가 부딪칠 지경.

 '힘들지만 장 운동은 확실히 되겠어.'   

 

 

 

 

  룸비니에서의 출발이 늦어지는 바람에 예약된 식당에서 점심을 먹지 못하고 중간의 허술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

  었다. 부페식으로 여러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긴 했지만 내가 보기엔 다 비슷비슷한 음식처럼 보인다.   그 카레(커리)가 그

  카레 같은......

  김치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도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배추 김치나 파김치나 깍뚜기나 그 맛이 그 맛인데 같은 음식을 왜 이렇게 늘어놓고 먹지? 라고 말이다.ㅋㅋ  

 

 

 

 

부엌까지 들어가서 난 만드는 걸 동영상으로 촬영했 건만

내 웃음소리가 어찌나 걸쭉하게 삽입되어 있는지 사용불가 판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가운데 가르마 탄 자리를 빨간색으로 길게 칠한 건 결혼한 여자라는 뜻

    

햇빛에 널어 놓은 빨래들

(빨래하는 이들은 인도에서 천민 계층에 속함) 

  

 

 

저런 옷 입은 여잘 아직까지 보지 못했는데 저런 옷도 잘 팔리는지 모르겠다.

 

 

 

이런 차도 별로 못 본 것 같고...

 

   

대학 건물

   

 

 

네팔과 다를 바 없는 요란한 색깔의 트럭 

 

 

 

 

일하는 여자가 거의 없는 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어쩌면 남편이 없는 여자???

인도에선 이혼하는 경우도 드물다던데 그러면 재혼하기도 힘들테고

사별한 여자들은 재혼 못하면 이렇게 돈벌러 나와야 할테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천막생활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어느 순간 버스가 멈추더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영문을 몰라 답답해 하는 사이 버스 뒤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차들의 줄이 생겨 버렸다. 버스 앞쪽도 상황은 마찬가지. 

   앞쪽의 어디 쯤에선가 차가 고장 났거나 무슨 탈이 생겼나 본데 길이 좁아서 옆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차들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앞차에서 내린 사리를 입은 여인들이 줄줄이 유채밭으로 들어 간다.  

  자연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아저씨는 버스 옆에서 바로 실례를...ㅋㅋ

 

 

 

  줄줄이 들어 가고 줄줄이 나오고를 몇번이나 반복 중인지.... 심심한데 이런 볼거리라고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1시간 이상을 이러고 있었다.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시간이 더 더디 가는 것 같았다. 1시간만에 해결됐으니 그나

  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이건 무슨 공립 학교라는 건데 간판이 없으면 정말 학교라고 믿기 어려울 것 같다.

인도의 시골에선 아직도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은 실정이고 보면 뭐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소똥 말린 것

 우리나라도 가난하던 시절엔 소똥을 취사용 연료로 썼던 적이 있지만 인도의 시골에선 아직까지도 소똥이 취사용 연료로 유

 용하게 쓰이고 있다. 소는 물론 소똥까지도 신성시 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소똥은 전혀 더러운 것이 아니라고. 그래

 서 이들은 소똥을 연료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 바르기도 하는데 일종의 부적과도 같은 용도라고 보면 된다.

 우기가 지나면 여자들은 연료로 쓰기 위해 소똥을 말리는 일을 하는데 소똥을 모아 반죽한 다음 납작하게 빈대떡처럼 펼쳐서

 말리는 거다.  이렇게 말린 소똥은 직접 쓰기도 하고 장에 내다 필기도 한다고.

  

 

  

 

              이 곳이 바라나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강은 갠지스 강이다. 3개의 불꽃이 보이는 걸로 봐서 3군데에서 화장을 하고

              있나 보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 

 

 

짜이 한 잔 마시며 쉬어 가는 중

 

 

 

 

연주를 들으며  늦은 저녁식사를...

 룸비니에서 바라나시까지 10시간 정도 예상했었지만 결국 12시간만에 바라나시 호텔에 도착했다. 중간에 발생한 돌발상황

 때문이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다른 날이 아닌 오늘인게 다행이다.  

 지금은 10시가 넘은 시각,  늦은 점심에 이어 늦은 저녁까지, 오늘은 한 템포씩 늦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