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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뾰루봉 들바람꽃

아직은 좀 이르려니 하며 마음 턱 놓고 있다가 며칠전부터 뾰루봉 들바람꽃이 한창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갑자기 급해지는 마음~ 혹시나 때를 놓칠까 싶어 햇살 좋은 날까지 기다리질 못하고, 비가 살짝 살짝 뿌려대는 날씨임에도 기어코 길을 나섰다. 뾰루봉 등산로 입구 도착~ 잔뜩 찌푸린 하늘과 간간히 뿌려대는 비 때문에 꽃잎을 활짝 열지 못한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녀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아이도, 저 아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처음엔 괜히 왔나 하며 나의 조바심을 탓하기도 했지만 발그족족 매력적인 들바람꽃의 뒷태를 보고 있자니 이런 날씨도 크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이쁘고, 사랑스럽고...^^ 이 날은 정말 핑크 핑크한 얼굴만 보다가 온 것 같다. 그리고 이틀 뒤 다시 찾은..

[하남] 검단산 청노루귀

분홍노루귀와 흰노루귀는 담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청노루귀 뿐~ 목 통증 때문에 예전처럼 산 속을 뒤지고 다니는 일은 불가능한지라 걸어다닐 일 없이 청노루귀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검단산 자생지로 향해 봅니다 .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이끼로 치장하고 모델 노릇을 톡톡히 해낸 듯 보이는 녀석도 있고, 낙엽이 완전히 벗겨져 나가 벌고 벗고 있는 듯 보이는 아이들도 많더라구요. 예쁘게 찍고 싶은 마음까지는 이해가 되나 찍고나서 원상 복구를 해놓지 않은 건 좀 안타까웠네요. "까꿍~" "나 찾아봐라~~~" 청노루귀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분홍노루귀입니다. 색이 너무 연해서 흰노루귀라고 착각할만한 연분홍의 노루귀였죠. 그 뒤로는 청노루귀, 청노루귀, 청노루귀..... 눈에 띄는 녀석마다 청..

[남양주] 팔현계곡에서 만난 봄 야생화들(올괴불나무, 개암나무, 너도바람꽃,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해마다 봄이 되면 빼놓지 않고 찾게 되는 팔현계곡~ 약간은 이른 듯도 했으나 궁금한 마음이 더 컸던 탓에 며칠을 더 기다리지 못하고 그 곳으로 향하게 되었답니다. 작년엔 봄 야생화 소식이 일찌감치 들려왔는데 올해는 어찌도 이리 잠잠한 건지... 작년만큼은 아니어도 헛걸음은 되지 않겠지 싶었는데, 계곡으로 들어서는 순간 어쩌면 헛걸음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만큼 삭막한 풍경이 이어지고 좀처럼 꽃들이 눈에 띄질 않아 기운이 빠질 뻔 했네요. 계곡을 따라 걷다가 한참만에야 만난 꽃은 너도바람꽃이었어요. 며칠 전 세정사 계곡에서 이미 한 차례 만나긴 했지만 그 곳에서도 예년에 비해 많은 개체를 만날 수 없어 아쉬웠는데 이 곳은 상황이 더 심각해 혹시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될 정도였답니..

구봉도와 수리산에서 만난 노루귀 (그리고 변산바람꽃과의 재회)

새벽 6시, 집을 나와 구봉도로 향합니다. 노루귀를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구봉도 도착~ 작년 기억을 떠올리며 노루귀를 만났던 양지바른 비탈부터 뒤져봤어요. 하지만 한참 동안의 수고도 헛되이 도무지 꽃 비슷한 것은 보이질 않고 온통 낙엽으로 뒤덮힌 갈색빛만 보일 뿐~ 자세히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 봐도 기껏 찾을 수 있는 건 이제 막 땅을 뚫고 나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노루귀 꼬맹이들 뿐이었답니다. 혹시나 하는 미련에 그 후로도 한참을 그렇게 뒤지다가 결국 지나가던 산객이 알려준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게 되었죠. 산객이 알려준 장소로 가보니 다행스럽게도 잘 핀 노루귀 개체가 꽤 여럿 되었지만 아쉽게도 햇빛이 들지않는 곳이라 노루귀 생명인 솜털은 포기해야 했었네요. 분홍 노..

[남양주]세정사계곡에도 봄이 왔어요.

매년 봄이면 저의 꽃 놀이터가 돼 주고 있는 세정사 계곡에서도 드디어 꽃 소식이 들려온 날~ 반가운 마음에 주저없이 달려갔지만 기대와는 달리 너무 빈약한 꽃 상태에 다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지 뭐예요. 너무도 성급했던 건지, 개체수가 줄어든 건지... 작년 이 맘 때보다 확연히 줄어든 개체수에 예쁜 아이만 골라 찍겠단 마음은 이미 멀리 달아나 버리고 제발 눈에만 띄어라 했었네요. 계곡 따라 한동안 오르도록 눈에 띄지 않던 꽃님들이 첫번째 임도를 지나서야 비로소 드문 드문 눈에 띄기 시작~ 하지만 보이는 아이들마다 모두 외로이 홀로 피어 있는 아이들 뿐이다보니 솔직히 사진 찍을 맛이 조금은 덜 났었네요. 그러다 만난 바람꽃 가족~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를 반복하느라 자리를 뜨..

[안양] 변산바람꽃을 올해도 수리산에서~

어여쁜 꽃님을 만나러 일주일 전 수리산엘 다녀왔어요. 그 주인공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굳이 남쪽까지 달려가 만나곤 했던 변산바람꽃이였는데 언제부턴가 여러 상황들에 발이 묶이다 보니 남쪽까지 달려가 만나지 못하고 수리산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네요. 그래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이 예쁜 아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축복인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만날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도 즐거워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갔는데 도착하고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하늘이 어둡네요. '왜 하필 오늘이...ㅠㅠ' 혹시라도 중간에 구름 걷힌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바램은 바램일 뿐...끝내 현실이 되진 않았다는 거~ 급하게 출발하는 바람에 인공 조명이 될만한 것도 챙겨 가질 못한터라 사진 찍는 내내..

[양산] 통도사 홍매화

열흘 전 통도사에서 홍매화를 만나고 왔어요. 올 들어 처음 만나는 꽃이었죠. 목디스크 증세가 심해져서 석달 전부터 고생하고 있던터라 올해는 애써 외면하려 했는데 결국은 외면하지 못하고 달려가고 말았네요. 카메라를 드는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웬만하면 카메라를 들지 않겠노라 마음을 다잡고 갔지만 이쁜 아이들을 보니 완전히 참아지지는 않더라구요. 욕심을 꾹꾹 눌러가며 힘들게 담아온 몇 컷을 올려봅니다. 카메라를 최대한 들지 않아야된단 이유로 꽃만 찍어야겠다는 결심을 수없이 거듭했건만 어찌 할 수 없는 예전 습성 때문에 짝꿍에게 카메라를 건네받아 일주문이랑 천왕문까지 찰칵 찰칵~ 곧바로 밀려오는 통증에 후회막심이었네요. 천왕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얼마간 걸으니 2년 전에 만났던 그 예쁜 아이들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

안면도 좀딱취와 호자덩굴 열매

10월의 마지막 날, 좀딱취를 찍기 위해 안면도를 찾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로의 여행이 어렵다 보니 비교적 사람들과 대면할 일이 적은 산이나 들을 찾아다녔던 한 해~ 그러다 보니 그 어느해보다도 야생화와 가까이 하며 한 해를 보냈던 것 같다. 덕분에 그동안 몰랐던 야생화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좀딱취도 올해 처음 알게 된 아이인데 한 해의 가장 마지막에 피는 야생화라 불리우는 만큼 이 아이를 끝으로 앞으로 몇 달간은 야생화를 만나러 가는 일을 쉬어야 할 듯 싶다. 야생화를 찍을 때 벌이나 나비, 잠자리 손님은 만났어도 요런 아이는 거의 찾아와 주지 않아 내심 서운했었는데 올해 마지막 야생화 출사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어 어찌나 기쁘던지... 정말로 찍고 또 찍고를 수없이 반복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