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7(금)
*Ranee in London
-Tower of London-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이제 겨우 오후 1시를 넘겼을 뿐인데
곧 어둠이 내릴 것 같은 하늘에 떼지어 날아다니는 갈매기까지 스산하기 그지 없다.
금방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듯한 분위기,
이건 영화 속에서 많이 본 장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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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과장하자면 괴기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분위기다.
런던탑의 역사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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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
런던탑은 윌리엄1세가 지은 것으로 1625년 사망한 제임스 1세까지, 엘리자베스1세를 제외한 역대의 국왕들이 살았었지만
후에는 감옥으로 바뀌어 왕족, 귀족 등의 죄인들을 가두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에드워드5세가 어린 나이에 이 성 지하 감옥에 갇혀 죽음을 맞이했고,
메리 여왕 또한 이 곳에서 처형되어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라고.
지금은 전쟁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데 이 곳도 두 번 다 내부는 보지 못했다.
(전에는 돈이 아끼느라 이번엔 시간이 없어서...)
지난 여행에서 뮤지컬을 보거나 인형극을 보는 등에 큰 돈을 지출하느라
시간이 있어도 입장료가 있는 곳 대부분을 건너 뛰었던 것이 이제와 좀 후회가 된다.
'쓰는 김에 좀 더 쓸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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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왔을 땐 여름이었고 런던에선 보기 드들 정도의 화창한 날이었기에
그러한 피의 역사가 전혀 의식되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생각하지 말래도 자연스레 생각이 날정도로 으시시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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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거의 매일 이렇다면 우울증이 걸리고도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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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 때 기념품 값이 생각보다 비싸서 구경만하다 한 개도 못 사고 나온 TOWER SHOP.
그 때는 배낭 여행자라 더 넉넉치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하나쯤 사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단체 여행객에겐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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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쳐갈 무렵 이 곳에서 한 잔의 얼음 띄운 음료 한 잔과 아이스 크림을 사먹으며 얼마나 행복해 했었던가.
곳곳에 나의 추억이 숨겨져 있어 하나씩 꺼내보는 재미도 꽤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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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엔 런던탑을 중심으로 두 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등장했는데 사진 속에 보이는 미사일 같이 생긴 건물이 그 중 하나이다.
센트럴 런던의 금융 중심가인 뱅크 지역에 2004년 세워진 ‘거킨’(건물의 공식 명칭은 30 St. Mary Axe Building)이라는 이 건물은
높이 180m에 이르는, 런던에서는 여섯 번째, 센트럴 런던에서만은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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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사람들이 카메라를 의식한 것 같다.
'표정이 영~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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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의 위병 비피터를 오늘도 볼 수 있을까하여 발걸음을 재촉해 런던탑 앞의 템스 강변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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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터가 보이지 않는다.
퇴직을 한 것인지, 몸이라도 아파 안나온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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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걷다보니 날씨가 맑아진 것 같다. 참으로 변덕스러운 런던의 날씨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