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일 전
나는 나를 지치게 했던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고
몇 시간 후면 나는 또 그러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다.
지난 열 하루는 내가 나에겐 준 선물.
"힘든 세월 잘 살아내었어."
"마지막 선물을 하나 더 받으렴"
나는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선물을 받으러 호텔을 벗어나 해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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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이르지 않은 아침 일곱시. 그러나 해는 아직도 꼭꼭 숨어 있다.
가을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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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위에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 한 쌍.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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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바다가, 지중해가...
(다 같은 바다인데 '지중해'란 이름은 참으로 낭만적으로 들린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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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그림 한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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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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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서히 바다 위로 수줍은 듯 얼굴을 드러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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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얼굴을 다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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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배는 어쩌면 고단한 일터로 향하는 배일지도 모르는데 내겐 그저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느껴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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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주인공이고 싶었는데....ㅎㅎ. 룸메이트쌤이 주인공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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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남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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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발자국 하나를 보태본다. 잠시후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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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어느새 하늘은 하늘색이 되었다.
하늘색 하늘 위로 흰 꼬리를 남기며 사라지는 비행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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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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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닷가를 산책하는 주인을 따라나선 개 한 마리
개들만 보면 우리 '이슬'이랑 '앵두'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녀석들 잘 지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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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다시 들어 가는 길. 꽃사진도 찍어 본다.
이번 겨울은 꽃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난 삭막한 거 무지 싫어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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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도 참 좋다.
네 잎 클로버가 아니더라도 클로버를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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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까지 받았으니 이제 정말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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