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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북유럽, 러시아/┏ 러시아(完)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울리짜 아르바뜨)를 걷다.

2009년 7월 28일 (화)

 

 

Ranee in Moscow

-아르바트 거리(Arbat Street)-

 

 

 

 

아르바트 거리를 걸었다.

아르바트 거리는 러시아 외무성 건물에서 아르바트 광장에 이르는 보행자 전용 거리로 러시아의 거리문화예술을 상징하는 곳이란다.

그래서 파리의 몽마르트에 곧잘 비견되며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학로인사동 쯤에 해당되는 거리라 할 수 있다. 

무척이나 복잡하고 북적거리면서 활기가 넘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주관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단 활기차단 느낌이 덜하다. 

오랜 세월 침묵하고 절제하던 습관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나의 선입견인지...

어쨋거나 모스크바에서 내가 본 사람들은 무표정한 사람들 투성이였고 행복하게 미소짓거나 소리내어 웃는 사람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이 거리라고 해도 크게 다르진 않은 듯 했고.   

 

   

 

제정 러시아 시대에 귀족들이 살았던 지역인 이 곳은 시인 푸쉬킨,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고골리, 음악가 차이코프스키

등이 살았던 거리이기도 하다.   

 

 

 

푸쉬킨 기념 박물관

이 거리의 대표적 볼거리를 꼽으라면 우선 푸쉬킨 기념 박물관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서 활동하다가 모스크바로 옮겨온 푸쉬킨이 그의 아내와 함께 몇달간 거주했던 집이라고 

하는데 안내 책자에 적힌 걸로 봐선 내부에는 그다지 많은 볼거리가 있는 것 같진 않아 내부 관람을 못하는데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

보수공사를 한 것인지 관리를 잘 한 것인지 보존 상태가 훌륭해 보이는 이 집의 벽면엔 "1831년부터 알렉산드르 세르게에비

푸쉬킨이 살던 집" 이라는 글귀와 푸쉬킨의 옆얼굴새겨진 부조가 걸려있다.

 

 

 

 

 

 

 푸쉬킨 박물관 앞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

푸쉬킨 박물관 앞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흥겹게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만났다.

우리나라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 곳에 온 젊은이들인지 아님 다른 목적으로 왔다가 겸사겸사 해서 이런 공연을 펼치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우리는 한동안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서서 그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즐겼고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기

시작해 이 젊은이들을 둘러싸게 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도 그들의 공연에 흥겨워 하는 것 같았다. 

 

 

 

푸쉬킨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세워진 푸쉬긴과 그의 부인 나탈리아의 동상

푸쉬킨의 집 건너편에는 푸쉬킨과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였다는 그의 아내 나탈리아의 동상이 서있다.

그의 아내는 사교계에서도 이름을 날릴만큼 미인이어서 국왕인 니콜라이 1세까지도 그녀의 아름다움

에 반해 흠모할 정도였다고한다. 푸쉬킨은 아름다운 아내를 둔 덕에 1837년 그의 아내 나탈리아에

구애한 근위병 단테스와 결투를 벌이게 되었고 결투 도중 복부관통상을 입어 결국 38세의 젊은 나이

에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거리를 활보하는 늘씬한 미인

러시아 여자들 중에 미인이 많다는 말은 거의 다 들어본 말일 것이다. 

좀 더 덧붙이자면 처녀 땐 예쁜데 결혼만 하면 뚱보 아줌마가 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실제로 보니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여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떠났고 돈 많은 남자들이 예쁜 여자들을

일찌감치 차지해버려 지금은 전만큼 예쁜 여자들을 거리에서 볼 수 없게 돼버렸다지만 그래도 TV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늘씬한 미인들이 도시 곳곳에서 자주 눈에 띄는 걸 보면 이들은 혈통적으로 미인이 될 인자들을 갖고 태어나는 듯 싶다.

이렇게 태생적으로 미인인 그녀들이 중년만 되면 뚱뚱해지는 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추운 나라에 살기 때문에 초콜렛

같이 단 것을 어릴 때부터 워낙 많이 먹어 나이가 들면 뼈가 약해지면서 살이 찌는 것라고 추측하고 있다.  

 

 

 

 

Ranee는 기념 촬영 중 

동적인 사진 찍기에 재미들인 나. ^^

지난 2년간의 여행 사진엔 내 사진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엔 내 사진도 꽤 많다.

 

 

 

 

 

공연장

  

공연장의 황금발레상 

 아르바트 거리의 중간에 위치한 황금발레상은 아르바트 거리의 명물로

휴식장소와 약속 장소로 애용되고 있는 곳이란다.

(사진 속 할머니들은 쉬는 중인 것 같고 소녀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지 않은가.ㅎㅎ)

 

 

 

 

공연장 옆 간이 유료 화장실 

얼마나 급해야 이런 델 들어가게 되려나. 볼 일 보는 것도 긴장되고 나올 때도 쑥스러을 것 같아서 말이지.    

 

 

 

 

아나톨리 리바코프의  동상 뒤에서...   

아나톨리 리바코프가 쓴 '아르바트의 아이들'은 스탈린 치하의 소련 생활상을

서사적으로 묘사한 3부작 소설이다. 

 

 

 

 

 

 

 동상 앞에서 마술쇼를 하던 할아버지

많이 보던 류의 마술이라 새로울 건 없지만 그래도 TV가 아닌 실제 눈 앞에서 마술이 펼쳐지니 눈속임인줄 알면서도 신기하다.  

 

 

 

 

 

아르바트의 또 하나의 명물 '통곡의 벽'

멀리서 보면 그저 낙서 가득한 허름한 건물의 벽일 뿐인 이 곳은 사실 빅토르 초이의 죽음을 기려 만든 추모의 벽(일명 통곡

의 벽)이다. 러시아어를 읽을 수 없으니 뭐라 쓰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란색으로 크게 쓰여진 글씨 만큼은 그가 활동했던

밴드 이름인 '키노'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이 곳에 들른다더니 들은대로 벽 앞에는 여러 명의 젊은이들을 삼삼오오 무리

를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계 가수 빅토르 최가  활동했던 공연장 건물의 벽

1962년 6월 21일, 카자흐스탄 공화국에서 한국인 2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 출생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빅토르 는 1982년 록 그룹 '키노'

결성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활동하다가 후일 모스크바의 이 곳, 아르바트 거리로 진출해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던중 1990년 서울공연을 두달

앞두고 소련 내 공화국 중 하나였던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의 죽음이 공식적으로는 교통사고지만, 그를 추종하는 많은

젊은이들은 러시아 개력정책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그가 죽은지 19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그를 추모하는 열기가 뜨거운 것을 보면 그가 러시아인들에게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거리의 화가들 

 

거리의 악사

화가에 비해 악사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래서 덜 활기차다고 느꼈던 것일까?

 

 

 

 

마트료슈카라는 목각인형판매점 

간판엔 기념품점이라고 써있는데 대표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은 역시나 러시아 목각인형 마트로슈카.

이 거리에만도 목각인형 판매점이 몇 개나 된다.

 

 

 

 

 

 크렘린에서 SAMSUNG을, 붉은 광장에서 LG를 만난데 이어 아르바트에선 KIA를 만났다.

 

 

 

 

 스타벅스커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라고 들은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스타벅스커피 판매점. 

 

  

 

 

 

 무엇을 광고하기 위한 광고판인지도 모르면서 예뻐서 한 컷. 사진을 찍을 때면 빨간색에 대한 편애가 심해진다.

 

 

 

 

러시아 식당

조형물이 있으니 왜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재미로 사진부터 찍고 봤는데 알고보니 이 조형물은  "My My"라는 러시아

식당 앞에 놓여져 있는 조형물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My My가 러시아어로 소 울음 소리라는 거.  굳이 우리 발음으로 표

현하자면 '무~무~'  라고 하면 될까. 그런데 왜 하필 젖소인거지??  젖소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아닐테고,유제품으

로 만든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것도 아닐 것 같고. 쓸데없이 궁금하다.  

  

  

 

 

 

이건 왜 찍었을까??? 

 

 

 

 

아르바트 거리 초입의 맥도날드

러시아에 들어와 있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매장은  맥도날드이다. 모스크바 시내에 첫 매장을 오픈한지 20년이 다 돼 가는데 오픈할 당시 러시아의 개방 물결을 상징하는 하나의 징표였다고 한다. 칙칙한 소련의 음식점과 대조를 이루는 현란한 간판하며 무뚝뚝하게 일하는 소련 사람들에 비해 밝게 웃으며 서비스하는 직원들의 모습....맥도날드는 소련 사회에 문화적으로도 꽤 큰 충격을 준 모양이다.

처음 오픈했을 당시엔 햄버거의 맛을 보기 위한 긴 행렬이 매장 앞에 늘 길게 늘어서 있었다고 하는데 그 때만큼은 아니어도 맥도날드는 지금도 역시 러시아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듯.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가 본 이 매장도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