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26
*Ranee in London
-코벤트 가든-
박물관 폐관 시간이 되어 뛰어다니다시피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 밖으로 나와 생각하니 배가 몹시 고프다.
'아~ 점심에도 억지로 쑤셔넣다시피 햄버거를 먹었는데 또 그러긴 싫어.'
각오는 했지만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거 정말 너무나 큰 고통인 것 같다.
일행들은 아무리 봐도 음식 때문에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는 거 같지 않은데 한국 토종 식성을 가진 나만 유난히 고통스러워 하는 거 같다.
요리 된 음식까진 바라지도 않고 오이나 토마토 같은 채소만 먹을 수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
어디선가 코벤트 가든에 가면 청과물 시장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꼼짝도 할 수 없을 만큼 다리가 아팠지만 먹어야겠다는 일념이 더 강해 나의 몸은 어느새 코벤트가든으로 향하고 있다.
코벤트가든역에서 내리고 보니 에스칼레이터도 없는 대부분의 역들과는 달리 이곳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되어 있다. 발은 아파 죽겠지만 튜브에서 내린 그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걸 보니 기다리는 것 또한 자신이 없다. 언제 올라갈까 싶어 혹시나 하고 두리번거리니 엘리베이터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계단이 보인다. 발이 너무 아파 계단을 오르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일행도 계단으로 오르고 싶어하는 것 같고 기다리는 것도 자신이 없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는데....왠일이래. 나선형으로 생긴 계단이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거다. 나선형이라 몇층 정도를 올라왔는지도 모르겠고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또한 몰라 다시 내려갈 수도 없다. 아파트로 치자면 5층이상은 족히 오르고도 남았을 거다. 되돌아 갈 때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것도 자신 없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게 아니라 그런지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도 별로 없길래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엘레비이터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 속이 엄청 크다. 와~아까 계단으로 올라오느라 고생했던 생각을 하니 진짜 화가 나려고 한다. 발만 안아팠어도 운동삼아 괜찮았겠지만 그 때는 정말 눈물이 나려고 했었다.
코벤트 가든의 음식점에서는 각 나라 음식들을 파는 것 같다.
스파게티를 먹는 사람들이 부럽긴 했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그래서 열심히 야채와 과일만 찾아다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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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마켓 - 수제품 양복과 액세서리를 주로 판다. (코벤트 가든에는 애플 마켓과 주빌리 마켓 두 곳의 장터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그 어디에서도 야채 가게나 과일 가게는 찾을 수가 없다.
영국인에게 물어보니 이 곳엔 그런 가게가 없단다.
'아~미치겠다.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예전에는 이 곳이 청과 시장이었던 적이 있었나 보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오드리 헵번이 연기하던 일라이자가 히긴스 교수와 만났던 시장이 바로 그 시장이라니까.
하지만 1974년 청과 시장은 교외로 이전하였고 시장터의 빌딩에는 상점과 식당, 카페 등이 입주, 유리 지붕이 있는 홀은 수공예품과 골동품을 파는 상설 시장이 되어 멋진 쇼핑가로 인기를 모으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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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벤트 가든 빌딩의 남쪽에는 교통 박물관과 주빌리 마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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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빌리 마켓 - 의류 외에 수공예품과 잡화, 앤티크를 파는 시장이 하루 걸러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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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벤트 가든 광장에는 많은 거리의 광대들이 일년 내내 북적거리며 공연을 본 몇몇 사람들이
그들 앞에 놓여있는 바구니에 동전을 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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