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26
*Ranee in London
-Oh~~김치찌개-
코벤트 가든에서의 실망감 때문에 더욱 더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야경을 보기 위해 일행과 만나기로 한 시각까지 아직도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점심 때 시간에 쫓겨 먹거리를 찾다 포기한 차이나 타운으로 다시 가 보기로 했다.
평발에 티눈까지 있는 내 발은 고통스러움에 이제 울고 있는 거 같다.
그러나 이번에도 먹어야겠다는 욕망이 발의 고통을 이기고야 말았다.
'그래 가 보자.'
"와~ 있다 있어."
슈퍼마켓도 있고 한국 음식점도 있다. 음식점 윈도우에 손글씨로 써 붙여 놓은 참. 이. 슬.
오랜만에 보는 한글이 너무 너무 정겹다. 게다가 김치 찌게도 있네.
그런데 수중에 가진 돈이 너무 적다.
'먹을 수 있을 까....'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가게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4.9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9000원 가까이 된다.
내일 지하철 티켓1회권 살 것 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5파운드가 조금 넘는다.
돈을 모두 써버린다는게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이 이후로 돈 쓸 일이 절대 없길 바라며 김치찌개를 먹기로 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또 있을까.'
'아~ 이제야 살 거 같다.'
"물 주세요."
"어떤 물로 드릴까요?"
"사 먹어야 되나요?"
"네."
김치찌개를 먹다보니 여기가 한국이라고 잠시 착각을 했었나 보다.
이 곳에서는 공짜 물이라는 건 절대 없다.
음료수보다 더 비싸면 비쌌지 공짜 물이나 싼 물이라는 게 없다.
그러고 보니 영국에서는 한 번도 물을 사먹어 보지 않았다.
물대신 콜라, 커피, 환타를 사 먹은 적은 있지만...
다시 묻는다.
" 어떤 물로 하시겠어요."
" 물은 그냥 마시지 않겠어요."
아~정말 초라하다.
겨우 며칠 고추장과 고추가루 들어 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벌써 혀가 화끈거린다. 거참~
물없이 씩씩거리며 김치찌개를 걸신들린 듯 먹고 있는 모습이 안돼 보였나 보다.
주인 언니가 물을 가져다 준다.
물론 병에 들어 있는 물은 아니다.
수돗물이면 어떠랴.
먹고 죽지만 않으면 되는거지.
오늘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맛있는 식사를 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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