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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스,포,모/┏ 스페인(完)

(그라나다) 무사히 살아서 알함브라로...*^^*.

젯밤 내 평생 처음 지진이란 걸 경험했다.

공사장 같은 곳에서나 날 법한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건물 전체가 좌우로 휘청거리는 느낌이었다.

무슨 일이지 하면서 순간 삼풍 백화점 무너져 내렸던 일이 떠올랐지만 그렇게도 겁이 많은 내가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은 두려움이 아니라 놀람신기함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낯선 땅에 있으면 사람도 잠시 변질되나 보다.

분명 지진을 겪은 밤이었는데 걱정 많은 내가 다른 날보다 잠을 덜 잔 것 같진 않다.

아침이다.

시내에 있는 호텔이라 그런지 소음방지 차원으로 발코니로 통하는 문에 커텐과 함께 셔터 같은 것이 아래로 쳐져 있어 빛은 한줄기도 들어오지 않지만

시계를 보니 분명 아침이다. 

혹시 지진 때문에 이 도시에 무슨 변화가 있으려나 하고 발코니로 나가 거리를 살펴보니 지진 때문은 아니지만 분명 변화가 있긴 있다.

지난 밤의 번쩍거리던 네온싸인이나 크리스마스장식의 불이 꺼진 것이야 당연하다 치더라도

이 곳이 정녕 어젯밤의 그 도시인가 싶을 정도로 도시의 아침이 그렇게 적막할 수가 없다.

이 도시는 밤의 얼굴은 어디다 감추고 이렇게 전혀 다른 얼굴로 시치미를 떼고 있는 것일까.

나는 이 도시로 인해 세 번 놀라고, 지난 밤에 도착한 도시가 아닌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도시에서 알함브라로 향했다. 

  

 

 

호텔에서 내다본 그라나다의 아침 표정

 

 

알함브라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아니라 알함브라 파라도르를 가리키는 표지판이다. 속.았.다.  

 

 

 

 저기도 알바이신??

글쎄...

 

 

허름한 집들도 지나고...

 

 

 

파스텔톤의 예쁜 집들도 지나고...

 

 

 

 특이한 집도 지나...

 

 

드디어 알함브라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