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3(일)
Ranee in Santorini
-이아 마을에서 바라본 석양-
이제 얼마 안있어 해가 질 것이다.
치마를 팔랑거리며 걷는 빠른 걸음의 그녀들의 모습에서도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녀들도 너무 늦게 이 곳에 도착했나 보다.
조금만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재미있어 보이는 이 골목들을 그냥 이렇게 지나쳐 버리진 않을텐데...
그렇게 아름답다는 산토리니의 석양을 안 볼 수도 없고.
나는 지금 행복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이 곳이 적당할까?'
'아니야. 다른 곳이 좋겠어.'
그렇다면 이 곳?
OK! 제대로 찾았네.
"WOW! 이 사람들 좀 봐."
사람.. 사람.. 사람..
그리고 또 사람..사람..사람..
석양을 감상하기에 좋은 자리는 이미 모두 점령 당한 상태인 것 같다.
석양이 지고 있다. 이아의 석양이...
바닷 속으로 몸을 감추려는 석양을 바라보며...
연인들은 밀어를 속삭이고...
어떤 이는 황홀함에 숨을 죽인다.
석양을 배경으로
이내 석양이 바닷 속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아쉬운 듯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자연이 만들어 낸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는 이렇게 막을 내렸고
극장을 빠져 나올 때처럼 우리는 쏟아져 나온 인파에 발걸음을 떼기가 수월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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