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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동화 같은 마을 텔츠(텔치) /체코의 소도시 여행/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텔츠 역사지구

ⓡanee(라니) 2017. 10. 2. 15:20




거의 두 달만에 다시 이어 쓰는 동유럽 여행기네요.

올해 안에 이 여행기를 마무리 짓기는 이미 틀려 버린 듯...ㅜㅜ 







5회에 걸쳐 포스팅 했던 부다페스트를 떠나 브루노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모라비아의 진주' 라 불리는 체코의 소도시 텔츠(체코어로 텔치)로 갑니다. 









세번째 체코 여행이지만

텔츠는 처음 방문하는 여행지라

설렘이 가득하고...







예쁜 마을을 지날 때마다

낯선 여행지 텔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더 커져만 갑니다.







평화로운 전원 풍경들이 이어지고...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가 마침내 텔츠 역사지구 주차장에 멈추어 섰습니다.







3개의 연못 으로 둘러싸여 있는...







작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마을 텔츠!!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2개의 성문 중 하나인 Dolni brana가 앞쪽으로 보이고...







그 옆으로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연못 중 하나인 슈테프니츠키 연못

아침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답니다.  






[텔츠]

텔츠의 기원은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모라비아의 왕자 오타 2세가 보헤미아의 브제티 슬라프왕을 이 땅에서 물리친 때부터라 함

14세기 중반, 흐라데츠 가문이 통치한 이후 우아한 르네상스풍의 도시로 발전

1530년의 대화재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다시피 함 

당시 텔츠의 시장이었던 자하리아스가 새롭게 정비하여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도시로 완벽하게 재탄생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과 연못도 그 때 만들어져 요새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됨

또 한 번의 화재가 있었지만 같은 방식으로 재건축

자하리아스가 사망한 뒤에는 도시개발이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음

덕분에 초기의 도시 형태를 그대로 잘 보존할 수 있어 유서 깊은 마을로 인정받은데다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음

텔츠 역사지구에는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된 85개의 구조물이 있음






성문을 지나 텔츠 구시가지(텔치 역사지구)로 들어서 봅니다. 








성문을 통과해 마주친 길에서 오른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이라는 예수회 성당 과 대학, 그리고 맞은 편으론 텔츠성이 보입니다.

예수회 성당 뒤쪽으론 성 야곱 성당이 있는데 성 야곱 성당의 종탑은 텔츠의 전경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랍니다.

텔츠의 전경도 보고 싶지만 일단은 마을을 둘러봐야 할 것 같기에

종탑은 마을을 둘러본 다음에 올라보기로 하고 라니는 성 야곱 성당의 반대편 방향인 자하리아스 광장으로 향합니다.







#텔츠 구시가지 (텔츠 역사지구)







사진엔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내지 못했지만 광장 주변이 자그마한 집들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장난감 마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영화 세트장을 보는 것 같기도 한 자하리아스 광장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들이 있는데

희대의 살인마로 '기네스 북'에 오른 16세기의 엘리자베스 바토리 백작부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바토리(Bathory,2008)

독일의 뉴 저먼 시네마의 거장 영화감독인 베르냐 헤어초크가 만든

보이체크(Woyzeck,1979)라는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네요.

(원작은 독일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가 1837년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쓴 미완성 희곡임 )






#독일 영화 보이체크(Woyzeck,1979)






#하늘에서 본 광장의 모습







자하리아스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 중 일부를 담아봤습니다.

파스텔톤의 색감과 개성을 살린 벽의 장식들, 

그리고 벽을 맞대고 서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기자기해서

사진으로만 보면 마치 미니어처 집들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하리아스 광장은 재건하기 전 마르크트라 불리던 삼각형 모양의 중앙광장이었으며

재건을 하면서 광장 주변의 모든 건물을 르네상스 양식바로크 양식으로 짓도록 결정했는데

건물 정면의 장식만은 집주인의 자유에 맡겼다고 하네요.

그래서 몇몇 집들은 로코코 양식의 요소가 첨가된 집들도 있답니다.






줄지어 늘어선 건물들 중 화려한 장식 그림과 다른 건물들에 비해 어두운 색을 하고 있어 눈길이 많이 갔던 건물이예요.

포스팅을  하려고 찾아보니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된 85개의 구조물 61호 저택이더라구요

원래는 빵을 제조하던 곳이었는데 훗날 텔츠 시장에 당선된 미하일 베커(Michael Beker)가 1532년에 이 집을 구입해

정면 현관을 구약 성서에 등장하는 족장들의 모습으로 장식 했다고 해요.

아랫쪽 아케이드를 받치고 있는 돌 기둥에 다양한 장식이 새겨있는 것도 주목할만 한 점이랍니다.


[즈그라피토 기법]

▶즈그라피토(sgraffi to)는 니탈리아어로 '긁는다'는 뜻을 지닌 기법으로 석회 반죽을 이용한 작품이나 도자기의 제작에 많이 쓰임

▶물감을 섞은 석회 반죽을 겹쳐 바른 뒤 그 표면을 긁어내어 밑에 있는 색이 보이도록 하는 기법 







#즈그라피토 기법으로 그려진 족장들의 모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니만큼 관광객들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아침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관광객들이 그다지 많지 않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에요.

동양인이라곤 더더욱 보기 힘들어 우리 일행말곤 없었던 같구요.

하긴 저부터도 프라하나 체스키 크룸로프는 세번째 방문인데 비해

텔츠라는 곳은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아직은 관광지로서 동양인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닌 것 같네요. 

조용한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들에겐 최적의 장소인 듯 했고

라니도 큰 관광도시를 여행할 때와는 또 다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이제 연못가를 거닐어 보기 위해 녹색 건물 옆 골목으로 들어설 거예요.





골목 입구의 녹색 건물은 뷔르게 하우스(Burgerhaus)라 불리는 15호 저택으로

외벽의 그림도 그렇고 장식물도 그렇고 61호 저택처럼 시선을 끄는 독특함이 있었어요.

15호 저택의 주인은 종교적인 주제로 그림을 그려 집을 장식했고

다른 집들과는 달리 건물에 장식물이 달려 있어 쉽게 눈에 띄는 건물이죠.

외벽의 그림들은 61호 저택처럼 즈그라피토(sgraffi to)기법으로 섬세하고 치밀하게 그려졌는데

오랫동안 이물질로 덮혀있다가 1952년에 발견되어 복구되었다고 해요.





골목을 지나고 다리(Telč- dřevěný most) 를 건너 구시가지쪽을 바라본 모습이예요.

텔츠성율리츠키 연못이 어우러진 이 모습이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는 광장의 모습과 함께 텔츠의 대표적 이미지가 아닐까 싶네요.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 풍경을...







맘 속에 새기고 싶어 두 눈을 지긋이 감아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아늑해서 주변의 작은 소리 하나까지도 다 들리는 듯 했어요.

10년 전 찾았을 때 너무나 좋았던 체스키 크룸로프가 이제는 완전히 관광지화 되어 예전의 느낌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이곳도 10년 후쯤엔 이런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관광지로 변질되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렇게 되기 전에 미리 와보게 된 건 행운이 아닐지...^^







다리 위에서 텔츠의 풍경과 하나가 된 라니!!

사진으로 보니 억지로는 지을 수 없는 행복한 미소가 흘러 넘치고 있었네요.ㅎㅎ  







다시 광장으로...*^^*







#소박한 꽃송이들이 창가에서 하늘거리는 모습도 기쁨이 되는 시간







오른쪽에 높이 솟아 있는 건 페스트(흑사병) 종식 기념탑성모 마리아의 기둥이고...







마리아의 탑을 가운데 두고 동서로는 각각 6각형의 분수대 가 있어요.






#성모 마리아 기둥






15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개조됐다는 성령성당이 보이고

라니는 자석에 이끌리듯 성당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성령성당을 향해 가는 길엔 노천 카페가 여럿이고...





 


햇살이 잘 드는 노천 카페의 여인의 아름다움에도 시선이 머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분명 성당을 향해 가던 중이었던 것 같은데

아담하고 예쁜 골목에서

여기 저기 시선이 머물다 보니

성당은 지나쳐 버리고...







어느새 또 다른 성문인 Horni brana 앞까지 와버렸네요.

성의 남쪽에 있는 성문으로 정문에 해당하는 문인데

성의 정문으로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아담한 크기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Horni brana를 나서서 다리를 건너봅니다. 







이쪽은 구시가지 밖이라서 그런지 건물들이 좀 더 현대적이고 심플해 보이는 것 같네요.







나중으로 미뤄두었던 종탑에 오르려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서 

성령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샷 한 컷을 바삐 남기고 왔던 길을 되돌아 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너무 서두른 탓에 이곳에서 보는 율리츠키 연못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잊어버렸다는 거...ㅜㅜ 










#자하리아스 광장의 성모 마리아 기둥







되돌아 가면서 바라본 자하리아스 광장의 모습입니다.

광장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의 화사한 색감과 형태에서 느껴지는 균형감과 조화로움이 눈맛을 좋게 하네요.  

체코의 대표 작가인 카렐 차페크(Karel Capek)도 <체코 순례>라는 자신의 책에다

'우리나라에서 텔츠보다 아름다운 광장을 가진 도시는 없다' 라고 썼다고 하던데....

그 말이 과히 틀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긴 했어요.

(체코의 도시를 여러 군데 가보지 않았으니 완전 공감했다 할 순 없지만...ㅋ~)







#회색 돌이 깔려 있는 곳은 차도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아케이드 안 쪽으로는 카페, 음식점, 기념품 샵 등의  상점들이 있는데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종탑을 오르려면 시간이 부족할 듯 하여 아쉽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10번 건물인 텔츠 시청사를 지납니다.

중세 때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시청사의 모습은 1514년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고딕스타일로 지어진 소박한 모습의 텔츠성






#노점상







드디어 광장 끝의 성 야곱성당에 다다랐습니다.

오른쪽은 텔츠성 입구인데 휴관일인 건지 아침시간이라 아직 문을 안연 것인지 문이 굳게 닫혀 있네요.







16세기에 지어진 성 야곱 성당의 종탑은 60m의 높이로

텔츠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뷰 포인트랍니다.






어서 빨리 텔츠의 전경을 보고 싶은 마음에 종탑에 서둘러 올라보기로 합니다.

입장료는 계단을 한참 올라 위쪽에서 받는데 우리돈으로는 아마 1,500원 정도였던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무튼 저렴했던 것 같네요.






성 야곱 교회 종탑에 올라 360도를 돌며 텔츠의 전경을 바라봅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멋진 전경에 라니의 기분엔 날개가 돋아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크 양식의 쌍둥이 첨탑!!

17세기 중반, 제수이트회가 세운 예수회 성당과 대학이죠.






예수회 성당 맞은편은 텔츠성입니다.

모라비아 르네상스 건물의 대표로 일컬어지는 텔츠성은 14세기 모라비아의 귀족 자하리아스에 의해 지어졌으며

즈그라피토 장식의 벽면과 홀 내부의 격자무늬 천장, 아름다운 정원이 대표적 볼거리랍니다.

2가지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지만 우리에겐 해당사항이 없었던지라...ㅠㅠ 






쭉 뻗은 자하리아스 광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연못이 율리츠키 연못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연못이 슈테프니츠키 연못입니다.

둘 다 인공연못인데 도시를 복원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하고 덕분에 텔츠가 천연 요새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합니다.





#율리츠키 연못









#율리츠키 연못가의 가옥들






성 밖의 가옥들!!

이런 풍경 속에서 일주일만 머물러 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텔츠의 전경 감상까지 끝내고...







처음 이 세계로 들어왔던 문인 Dolni brana를 나서며

텔츠를 떠납니다.








"안녕~"

"너도 서운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