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27
*Ranee in Paris
-세느강에서 유람선 타기-
민박집에서 저녁을 서둘러 먹고 간단한 샤워를 마친 후 유람선을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우리가 탈 유람선은 알마 다리에서 출발하는 가장 유명한 유람선 바토 무슈이다.
바토 무슈 승선장이 민박집에서 그리 먼 거리에 있는 것도 아닌데 한 번에 갈 수 있는 메트로가 없어 메트로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만 했다. 승선장에서 가까운 9호선 알마 마르소 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니 걸어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거리에 에펠탑이 보인다.
하지만 유람선에 승선할 시간이 또 촉박해졌기에 에펠탑은 유람선을 타고 나서 보기로 기약하고 서둘러 승선장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는데 이것이 지상에서 가장 가까이 볼 수 있었던 에펠탑의 모습이 될 줄이야 그 때는 어찌 알았으랴.
유람선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11시가 넘어 있는 시각인데다 내일 새벽 일찌감치 스위스로 출발해야 하는 우리 일행들은 너무나 피곤한 상태였으므로 에펠탑에 가까이 가보기를 포기해야만 했었던 것이다.
지금도 여행에 대한 기억을 떠 올리다보면 가장 아쉬웠던 일 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승선장에 도착하니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여러 무리의 단체 관광객들이 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부러워지는 순간.
힘들이지 않고 꼬박꼬박 가야할 곳, 보아야할 것 앞에 데려다 주니 어디 다리가 아플 새나 있겠는가.
다음에는 꼭 패키지 여행을 가야지 했었다 그 때는.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은 그러한 생각을 언제했었느냐 싶게 다음 여행도 기회만 된다면 배낭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아마도 그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거리를 걷고 하며 목적지를 찾아냈을 때의 기쁨이나
그 나라 사람들과 살을 부대끼며 느꼈던 좀 더 밀접한 느낌들이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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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토무슈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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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승선
드디어 유람선에 올라 유람선 가장자리 쪽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유람선에서도 에펠탑이 보인다.
유람선 승선을 기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무릅 쓰고 포즈를 취했으나
찍고 보니 사진 속의 나는 도무지 유람선을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눈으로는 뭐든지 담을 수 있는데 카메라는 역시 엉터리다.
유람선은 이내 출발했고 해는 점점 자취를 감춰 세느강변은 조금씩 어둠 속의 황홀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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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틀담 사원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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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의 관광객들
유럽을 찾는 우리 나라 관광객들이 많긴 많은가 보다.
대영 박물관에도 루브르 박물관에도 우리 나라 말로 쓰여진 안내 책자가 있더니
이 곳에서도 불어로 시작해 영어, 독어, 서반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등
몇 나라 말로 바꾸어 가며 설명하는 방송이 나오더니 맨 마지막에 귀에 익은 한국어 설명이 나온다.
낯선 이국 땅에서 공식적으로 우리 말을 접할 수 있다는 게 감동스럽긴 했지만
우리말이 맨 마지막 순서라는 게 못내 아쉽다.
게다가 관광객들은 제 각각의 말로 어찌나 떠들어대던지
그 귀중한 설명을 거의 못듣고 말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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