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에서의 알함브라 관람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마드리드로 향하고 있다.
장시간의 이동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일행들이 잠을 청하거나 정담을 나누고 있을 때 나는 여전히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창 밖을 응시하고 있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노라면 어김없이 눈에 띄곤 하던 언덕 위의 대형 황소가 또 눈에 들어 온다.
스페인 고속도로 어디에서나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황소이다.
'저 황소는 왜 저기 서있는 걸까'
'투우용 소를 키우는 농장 표시인가.??'
'스페인의 상징물로 스페인 정부에서 세워놓은 것인가.??'
저 황소가 왜 저기 서 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장시간의 이동 중에 만나게 되는 저 황소들은 때론 태양 아래,
때론 노을 속에서 시시각각 다른 느낌을 주며 이동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저 황소가 왜 저기 서있었는지.
고속도로 주변에 서 있는 저 거대하고 납작한 황소들은 농장표시도 아니고 스페인의 상징물로 정부에서 세워놓은 것도 아닌 광고판이었다. 그것도 소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셰리주 회사의 선전용 광고판.
아마도 그 셰리주가 스페인 남부의 전형적인 포도주라는 의미로 스페인의 상징인 황소를 사용한 모양인데, 그럼 왜 다른 광고판은 없냐고?
그것은 이 광고판을 제외한 나머지 광고판들은 모두 철거되었기 때문이다.
이 광고판을 비롯해 수많은 회사 선전용 간판들이 고속도로 주변에 난립하자 그 광고판들이 풍경을 망친다고 생각한 스페인 정부가 일제히 단속에 나서게 되었는데 이 간판을 스페인의 명물로 여긴 관광객들의 강력한 항의로 이 간판만은 유일하게 남게 된 거라고..
형평성엔 어긋나지만 어쨋든 이 간판은 살아남아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스페인의 명물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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