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그리스(完)

(산토리니) 피라 마을을 찾아서...

ⓡanee(라니) 2008. 9. 21. 02:20

 

2008.08.04(월)

 

 

 

 

Ranee in Santorini

- 피라 마을로 -

 

 

 

  

 

 

아침 햇살에 잠을 깨 기지개를 켜며 방문을 열었다.

신선한 공기가 폐부 깊숙히 들어 오며 눈끝에 남아있던 마지막 졸음마저 쫓아내 버린다.  

일상은 곳곳에 숨어 있는 이런 저런 걱정거리들이 나를 피곤하게 만들지만

떠나있는 이 시간만큼은 마치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려버린 사람처럼 아무런 걱정이 떠오르지 않아 좋다.

 '아~ 행복해.'

 

 

 

 

 

 

어제 사온 스파케티면을 삶아 스파게티 소스로 버무리고 계란까지 삶아 단촐한 아침 식탁을 차렸다.

스파게티 소스가 생각보다 들척지근하긴 했지만 빵이 아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그런대로 맛있는 걸.' 

 

 

 

 

 

수영을 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수영장에 발끝을 담그며 놀고 있는데

피라마을로 출발하기 위해 일행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자~ 그럼 출발합니다.'

 

 

 

 

 

 MP3에서 흘러 나오는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발걸음도 경쾌하게 피라 마을을 향해 걷고 있다.

빌라 아가피에서 피라 마을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라고 했으니 충분히 걸을만한 거리다.

MP3 덕에 일행들 모두를 뒤로 따돌리고 선두가 되어 걷고 있는 .

 

 

 

 

 

 

피라 마을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훨씬 많이 눈에 띄고 아직 이른 아침임에도 활기찬 느낌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이 곳은 피라 마을 입구(?)의 버스터미널이다.

어제도 이아 마을 가는 버스를 갈아 타기 위해 내렸던 곳.

산토리니의 곳곳으로 가는 버스가 이 곳에서 출발한다.

 

 

 

 

 

 

 

피라의 첫인상은 이아 마을과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이아가 좀 더 예쁘게 잘 포장된 관광지로서의 느낌을 주는 마을이라면

피라는 이 곳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포장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 같달까.

마켓, 렌트 카, 뱅크, 약국, 병원 ....

이 거리 하나만 봐도 이아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그것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다른이의 블로그에서 흔히 보던 예쁘장한 마을의 모습은 도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는 거지?'

 

지도를 봐도 잘 모르겠고...일행들과는 이미 헤어진 상태, 딸과 함께 막연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화살표로 표시된 곳은 나중에 우리가 점심을 먹은 곳. 

 

 

 

 

 

"어! 럭키 수블라끼네."

' 뭐지? 이 반가운 마음은...'

다른 이들의 블로그에서 종종 보던 곳이어서 그런지

마치 대단한 곳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무지 반갑다. 

'이 곳의 수블라끼가 맛있다고 추천하는 글을 봤었는데...'

 하지만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각이고 문도 열지 않았으니 패스.

 

 

 

 

 

 

야채와 생선을 팔고 있는 노점상의 모습이다.

내가 상상하던 산토리니의 예쁜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런 모습들이야말로 훨씬 더 정겹고 살아있는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즐거움을 준다.  

 

 

 

 

 

 

걷다보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일행 두 명이 앞에 보인다.

여행을 시작한지 5일째...솔로로 시작한 여행자들에게도 어느새 파트너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 만났을 땐 전혀 낯선 사람들이었는데 여행이라는 공통 분모로 인해 쉽사리 마음의 빗장을 열고

십년지기 친구들처럼 웃음과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렌터카나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섬을 누비는 관광객들도 많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이리 저리 헤매봐도 찾는 곳이 보이지 않길래 우연히 만나게 된 일행들과 점심 먹을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섬의 동쪽 모습은 역시나 별로...^^

 

 

 

 

 

가이드 북에 소개된 크레페집을 찾아보려고 애썼으나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

지난 던 길에 제법 사람이 많아 보이는 크레페 집에서 먹기로 했다. 

 

 

  

와플이랑 크레페, 크로와상과 오렌지 쥬스가 오늘의 점심이다.

갈아서 만든 오렌지 쥬스는 진하고 맛있었지만 와플과 크레페는 별로 요기가 되지 않는다.

칼로리는 무지 높았겠지만...

 

 

 

 

 

점심을 먹고 일행들과 헤어져 사진 속에서 보았던 피라의 포토 포인트를 찾아 다시 길을 헤맨다.

이것은 아마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숙박 시설일 터...세계 속에 중국인의 손길이 뻗치지 않은 곳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 다음편에도 피라 마을 헤매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