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를 떠나 드라마 <봄의 왈츠>의 또 다른 촬영지인 할슈타트로 향한다.
지금은 오스트리아가 속해 있는 여행 상품에 할슈타트가 여행 코스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내가 처음 유럽 여행을 떠났던 2006년만 해도
이곳은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던 곳이 아니라서 단체여행으로는 가기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방영 후 이곳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자연스레 여행사 단체여행 상품에도 이곳이 여행코스로 등장하게 되어
지금은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곳을 안다녀온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잘츠부르크에서 할슈타트로 가는 도중에 담은 차창 밖 풍경!!
운무에 휩싸인 산이며 초록의 언덕...그리고 그림 같은 집들까지...
스위스 전원 풍경보단 2% 부족하지만 내 마음을 설레게 하기엔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자유여행으로 다녀온 2006년과 2007년의 여행을 떠올리면 솔직히 조금 아쉽긴 하다.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기차에서 바라본 짤츠캄머굿의 아름다움에 얼마나 감탄했던지...
짤츠캄머굿의 작은 역들에 정차 할 때마다 역이름(마을이름)을 보며 가슴은 또 얼마나 콩닥였는지...
지금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히 떠오른다.
너무나 낭만적이었던...^^
할슈타트 기차역에서 내려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마을을 향해 가던 그 순간도 잊을 수가 없다.
너무 아름다워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게다가 오매불망 그리던 모습이 아니었던가.
저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던 재하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듯 했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선 마을 뒷편에 나 있는 도로를 통해 마을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 낭만은 애시당초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이드가 서둘러 출발해 준 덕에
여행객들이 붐비지 않는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는 것이고
덕분에 여행자의 기분을 낼 수 있었단 거다.
▲
할슈타트호의 백조와 청둥오리들
처음 보았을 때만큼의 격한 감동은 느낄 수 없다 해도
손에 꼽힐만큼 아름다운 곳임에는 분명한 이곳!!
한달쯤 머물며 매일 호숫가를 산책하고...
산에도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풍경도 즐겨보고 싶다.
로텐부르그에서처럼 예쁘게 꾸며진 창문들이 시선을 붙들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혹시라도 훗날 전원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나의 창가도 이렇게 예쁘게 꾸며질 수 있길 상상해 본다.
때마침 달려오는 차는 또 왜 이렇게 귀여운지...^^
▲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운 모습
(2007년)
할슈타트 박물관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예전엔 보지 못했던 못했던 '시간여행'이라 쓰인 한글을 보게 되었다.
단 10가지 언어만 적혀 있는 중에서 한글을 발견하게 되다니...
그만큼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어쨋거나 너무 반갑고 어깨가 으쓱하다.
'시간여행'이란 글이 암시하듯 할슈타트 박물관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의 할슈타트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인데
최초의 소금광산으로 부터 경제적 부흥을 일으키기도 했던 할슈타트이니만큼 박물관 마당에는 이런 것이 전시되어 있다.
▲
소금광산에서 일하던 광부의 석상
단체여행자 신분이라 이번엔 당연히 못가봤지만 2006년 여행 땐 이렇게 소금광산에도 가봤었다.
할슈타트 소금광산은 기원전 5000전부터 소금을 채굴해온 광산으로
1965년에 폐쇄되었다가 2008년부터 다시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한다.
요근래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들여다 보니
소금광산 투어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 같고
예전에는 없던 전망대가 새로 설치된 것 같다.
사진들을 보니 그곳에서 찍는 사진이 베스트 컷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올라가보지 못함이 못내 아쉽다.
2006년 소금광산 투어 때 찍은 미이라 사진이다.
1734년에 이 소금광산에서 발견된 미이라로 보존 상태가 좋아 고고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 되었다 한다.
이 미이라는 옷, 피부, 머리카락 등을 통해 기원전 1000년의 사람으로 추정된다 하며
2002년엔 이 광산에서 선사시대 때 사용되었던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계단(The oldest wooden stiarcase in Europe) 도 발견되었다 한다.
호수가를 따라 걷다보면 좁은 길이 나오고
좁은 길 사이로 재하가 <A Sad Motive>를 연주했던 루터교회가 보인다.
루터 교회 앞에는 할슈타트의 메인 광장인 마르크트 광장이 있다.
다른 대도시들의 광장에 비하면 소박하고 자그마한 광장이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고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루터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본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세팅 되었던 피아노라
지금은 연주 소리는커녕 피아노조차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내 귀엔 언제까지나 그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봄의 왈츠> OST 중 가장 심금을 울렸던 그 피아노의 선율이.
이제 재하가 묵었던 숙소를 찾아가 볼 차례다.
실제로 숙박할 수 있는 곳인 줄 알고 그 집을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할슈타트의 zimmer를 뒤지고 또 뒤지다 실패했는데
이곳에 와서 알고보니 드라마에 나온 그 곳은 숙박할 수 있는 곳이 아닌 그냥 일반 가정집이었던 거다.
윤석호 PD가 이 집을 숙박업소로 등장시킨 이유는 바로 이 집에서 보는 풍경이 할슈타트의 백미이기 때문이었는데
다행이 우리가 묵었던 숙박집에서 보는 풍경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래도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위치한 집이었으니까.
할슈타트의 대표적 이미지를 담기 위해 진사 두 분이 벌써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다.
바로 이풍경!!
할슈타트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올 때마다 담는 풍경이지만 그래도 참 그림 같은 풍경이란 생각이 여전히 든다.
이 집에는 나만 관심있을 줄 알았는데
앞서가던 외국인이 먼저 이 집에 관심을 표현한다.
그저 예뻐서일까...아님 이사람도....
아니다 그럴 확률은 너무도 적다.
그냥 예뻐서일 확률 99.9%.
▲
드라마에서 표현된 모습
이번에도 역시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겨본다.
매번 인증샷이 맘에 안들어서 속상했는데
이번 인증샷은 완전 굿이다.ㅎㅎ
찍어 준 분께 감사를...!!
▲
할슈타트 호의 아름다운 모습
너무 많이들 찍는 사진이고 인터넷에도 똑같은 사진이 무수히 떠돌아 다니지만
보고 또 봐도 예뻐서 손이 자꾸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걸 멈출 수가 없다.
2007년 여행 때
다음엔 정말 할슈타트의 눈 덮힌 겨울 풍경을 봐야지 했는데
그 꿈은 이번에도 이루지 못했다.
앞으로도 못이룰 것 같기도 하고.
되돌아 가기 전, 마당 가득히 무덤이 있는 성당에 잠시 올라본다.
아름다운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고 예쁜 무덤을 가졌으니 이들은 죽어서도 행복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주어진 시간이 다 된 탓에 서둘러 약속 장소로 향한다.
가는 길에도 찍고 찍고 또 찍고.ㅎㅎ
마지막으로 인증샷 한 컷을 더 남기며 할슈타트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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