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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간판 구경이 흥미로운 게트라이데 거리에서 드라마 봄의 왈츠를 추억하다

ⓡanee(라니) 2016. 11. 2. 21:32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을 뒤로 하고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로 향한다.

10년 전  잘츠부르크 여행 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촬영된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보았던 기억이 있고 

9년 전 여행 땐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를 찾아다니며 보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단체여행이라 그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저 잘츠부르크의 또 하나의 대표 관광지인 게트라이데 거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구시가지로 가기 위해 잘자흐강 앞에 섰다.

잘자흐강 건너편이 구시가지인데 구시가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뭐니뭐니 해도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호엔잘츠부르크성이다.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 호엔잘츠부르크성





잘자흐강의 여러 다리 중 우리가 건너게 될 미카르트 다리!!

9년 전에는 잘자흐강을 따라 걸으며 잘자흐강의 여러 다리를 구경했었다.

잘자흐강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라는 모차르트 다리도 건너보고.

자꾸만 옛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난다.



2007년의 모차르트 다리

  




사실 내가 잘자흐강의 다리를 하나, 둘... 확인했던 이유는

모차르트 다리를 보기 위함이라기보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 등장했던 이 다리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찾을 수 없었던 이 다리!! 

지금보니 아마도 이곳은 잘츠부르크가 아닌 인스부르크였던 듯 하다.

왜 그 생각은 못했는지...

생각이 그에 미쳤더라면 인스부르크 여행 때 한번 찾아 보는 건데...

윤석호 PD의 계절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었던 <봄의 왈츠>는

폭발적인 시청률을 자랑했던 <가을동화><겨울연가>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을 거둔 드라마였지만 

나는 오스트리아를 표현한 영상미에 반해 이 드라마를 보고 또 본 기억이 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오스트리아를 내 눈으로 직접 보아야겠단 열망에 사로잡히게 하여 

유럽으로의 첫 여행을 감행하게 했고 더 나아가 지금까지 여행을 취미로 삼게 된 발판을 마련해  주었으니  

이 정도면 이 드라마를 내 인생의 드라마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카르트 다리를 건넌다.

비가 온지 얼마 안되었는지 흙탕물로 변해 있는 잘자흐!!

이런 요인들이 같은 장소라도 여행할 때마다 그 느낌을 다르게 갖도록 하는 것 같다.

어떤 모습을 보았느냐에 따라 최고의 여행지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두브로브닉에서 보았던 아드리아해에 대한 느낌 또한 그랬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하늘이 아주 쨍한 맑은 날이었는데

이 세상에 그런 종류의 블루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해

보는 사람마다 최고의 여행지라며 반드시 가보라고 권했었다.

하지만 3년 후 다시 찾은 두브로브닉은 날도 흐리고, 해도 저물어 가고 있는 시각이라 그랬는지

신비한 파란빛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회색빛만 띄고 있는 아드리아해를 내게 보여 주었더랬다.

그때의 실망감이란...ㅜㅜ 

느낌이 너무 좋았던 여행지는 어쩌면 딱 한번만 가는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게 된 건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미카르트 다리





전에는 이런게 없었는데 언제 생긴 것인지...





부디 영원하자는 사랑의 맹세가 지켜지고 있길 바래본다.






구시가지 게트라이데 거리로 들어섰다.

게트라이데 거리는 간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엔 또 하나의 명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노란색 건물 외관이 눈에 띄는 모차르트 생가이다. 

유명세가 있는 건물답게 이 건물 앞은 볼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 같다.

게트라이데가세(거리) 중간 쯤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는

1756년 1월 27일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모차르트 생가 앞에서 남긴 두 개의 인증샷!!

이 두 사진 사이엔 10년이란 세월이 숨어 있다.

10년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참으로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다행이 사진상으론 10년이란 세월이 다 느껴지지는 않는 듯 하다.





게트라이데 거리를 걸어본다.





트라이데 거리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들이 늘어선 구시가의 번화가로 오스트리아 관광 안내 책자에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곳이다.

 




보통의 쇼핑가에 머물 수도 있었을 이 거리가 이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게트라이데 거리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건물에서 거리로 뻗어 나온 철제 돌출 간판!!

찬찬히 하나 하나 바라보면 간판들마다 저마다의 독특한 아이디어아름다움으로 그 모양을 뽐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곳의 철제 간판들은 문맹이 많던 중세시대에 

글을 몰라도 그 상점이 어떤 상점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한 간판들로 유명하며 

이 간판들 중에는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간판들도 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현재는 의미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없는 간판들도 꽤 생겨난 듯 하지만.






이 간판도 그 중 하나로 간판에 열쇠가 달려 있어 열쇠와 관련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인가 싶기도 하지만 

내 기억 속에 이 상점의 진열대에서 열쇠나 자물쇠 같은 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이 거리에 갈 때마다 찾게 되는 곳이지만 아직도 이 가게에서 무엇을 파는지가 기억에 없는 이유는

오로지 간판에만 시선을 고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간판이 바로 드라마 속에 등장했었단 이유로.

(10년 전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니 간판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간판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 모양이다.)


  


2006년 <봄의 왈츠>의 서은영 (한효주)




2006년 게트라이데 거리 한효주가 서있던 간판 아래에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을 간판들 






남쪽은 산으로 북쪽은 강으로 감싸여 있는 탓에 동서로 뻗어나가면서 형성된 시민의 주거지인 게트라이데 거리!! (지금은 상점가가 되었지만...)

그 거리 끝에 교회가 하나 보인다.

 






성 블라시우스 교회라던가??

교회 옆으로 축제극장도 있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레지던대성당,

모차르트 광장 등이 나오지만

내게 허락된 거 여기까지이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돌아가는 길에도 아쉬움에 몇 컷을 더 담아본다.





위의 왼쪽 사진에 보이는 간판이 있는 상점에선 이렇게 오스트리아 민속의상을 판매하고 있다.

민속 의상도 예쁘고 간판은 더 예쁘고.ㅎㅎ

 


어디서나 눈에 자주 띄는 모차르트 초콜릿





별 간판도 아주 근사하다.

무엇을 취급하는 상점인지는 짐작이 안가지만.





게트라이데 거리에서 나와 이제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로 이동 중에 바라본 차창 밖 풍경!!

산만 보면 짝꿍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숙소 도착!!

이번 여행 중에 묵었던 숙소들 중 마음에 쏙 들었던 숙소 중 하나다.

전형적인 호텔보다 전원주택 같은 분위기의 펜션이나 산장 같은 것을 좋아하는데 

이곳이 그런 곳 중 하나였다. 

꽃으로 장식되어 있는 발코니도 맘에 들고...




예쁘게 가꾸어 놓은 꽃들도 좋고...





무엇보다 맘에 든 건 주변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거였는데...





내 방 발코니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알프스가 정면으로 바라다 보인다는 거다.





너무 좋아서 룸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다....





날이 점점 어두워져서...





배정 받은 내 방으로 들어 간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거짓말처럼 쏟아지는 폭우!!

쏟아지는 비와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정말 묘했다.

짝꿍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간절해지고.




비 때문에 여행에 지장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또 거짓말처럼 하늘은 맑게 개어 있고...




풀밭에선 고양이 한 마리가 노닐고 있다.




간 밤에 비가 왔음을 증명해 주는 건 풀 잎에 맺힌 빗방울 뿐!!





이 곳이 맘에 든 건 나뿐만이 아닌지 이곳을 떠나기 전 기념 사진을 남기느라 바쁜 사람들이 많다.

짝꿍이 옆에 있었으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많이 사진을 찍어줄텐데...

"아~ 부럽고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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