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을 뒤로 하고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로 향한다.
10년 전 잘츠부르크 여행 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촬영된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보았던 기억이 있고
9년 전 여행 땐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를 찾아다니며 보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단체여행이라 그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저 잘츠부르크의 또 하나의 대표 관광지인 게트라이데 거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구시가지로 가기 위해 잘자흐강 앞에 섰다.
잘자흐강 건너편이 구시가지인데 구시가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뭐니뭐니 해도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호엔잘츠부르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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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 호엔잘츠부르크성
잘자흐강의 여러 다리 중 우리가 건너게 될 미카르트 다리!!
9년 전에는 잘자흐강을 따라 걸으며 잘자흐강의 여러 다리를 구경했었다.
잘자흐강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라는 모차르트 다리도 건너보고.
자꾸만 옛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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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모차르트 다리
사실 내가 잘자흐강의 다리를 하나, 둘... 확인했던 이유는
모차르트 다리를 보기 위함이라기보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 등장했던 이 다리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찾을 수 없었던 이 다리!!
지금보니 아마도 이곳은 잘츠부르크가 아닌 인스부르크였던 듯 하다.
왜 그 생각은 못했는지...
생각이 그에 미쳤더라면 인스부르크 여행 때 한번 찾아 보는 건데...
윤석호 PD의 계절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었던 <봄의 왈츠>는
폭발적인 시청률을 자랑했던 <가을동화>나 <겨울연가>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을 거둔 드라마였지만
나는 오스트리아를 표현한 영상미에 반해 이 드라마를 보고 또 본 기억이 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오스트리아를 내 눈으로 직접 보아야겠단 열망에 사로잡히게 하여
유럽으로의 첫 여행을 감행하게 했고 더 나아가 지금까지 여행을 취미로 삼게 된 발판을 마련해 주었으니
이 정도면 이 드라마를 내 인생의 드라마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카르트 다리를 건넌다.
비가 온지 얼마 안되었는지 흙탕물로 변해 있는 잘자흐강!!
이런 요인들이 같은 장소라도 여행할 때마다 그 느낌을 다르게 갖도록 하는 것 같다.
어떤 모습을 보았느냐에 따라 최고의 여행지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두브로브닉에서 보았던 아드리아해에 대한 느낌 또한 그랬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하늘이 아주 쨍한 맑은 날이었는데
이 세상에 그런 종류의 블루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해
보는 사람마다 최고의 여행지라며 반드시 가보라고 권했었다.
하지만 3년 후 다시 찾은 두브로브닉은 날도 흐리고, 해도 저물어 가고 있는 시각이라 그랬는지
신비한 파란빛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회색빛만 띄고 있는 아드리아해를 내게 보여 주었더랬다.
그때의 실망감이란...ㅜㅜ
느낌이 너무 좋았던 여행지는 어쩌면 딱 한번만 가는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게 된 건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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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르트 다리
전에는 이런게 없었는데 언제 생긴 것인지...
부디 영원하자는 사랑의 맹세가 지켜지고 있길 바래본다.
구시가지 게트라이데 거리로 들어섰다.
게트라이데 거리는 간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엔 또 하나의 명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노란색 건물 외관이 눈에 띄는 모차르트 생가이다.
유명세가 있는 건물답게 이 건물 앞은 볼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 같다.
게트라이데가세(거리) 중간 쯤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는
1756년 1월 27일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모차르트 생가 앞에서 남긴 두 개의 인증샷!!
이 두 사진 사이엔 10년이란 세월이 숨어 있다.
10년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참으로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다행이 사진상으론 10년이란 세월이 다 느껴지지는 않는 듯 하다.
게트라이데 거리를 걸어본다.
게트라이데 거리는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들이 늘어선 구시가의 번화가로 오스트리아 관광 안내 책자에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곳이다.
보통의 쇼핑가에 머물 수도 있었을 이 거리가 이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게트라이데 거리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건물에서 거리로 뻗어 나온 철제 돌출 간판들!!
찬찬히 하나 하나 바라보면 간판들마다 저마다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아름다움으로 그 모양을 뽐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곳의 철제 간판들은 문맹이 많던 중세시대에
글을 몰라도 그 상점이 어떤 상점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한 간판들로 유명하며
이 간판들 중에는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간판들도 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현재는 의미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없는 간판들도 꽤 생겨난 듯 하지만.
이 간판도 그 중 하나로 간판에 열쇠가 달려 있어 열쇠와 관련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인가 싶기도 하지만
내 기억 속에 이 상점의 진열대에서 열쇠나 자물쇠 같은 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이 거리에 갈 때마다 찾게 되는 곳이지만 아직도 이 가게에서 무엇을 파는지가 기억에 없는 이유는
오로지 간판에만 시선을 고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간판이 바로 드라마 속에 등장했었단 이유로.
(10년 전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니 간판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간판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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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봄의 왈츠>의 서은영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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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게트라이데 거리 한효주가 서있던 간판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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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을 간판들
남쪽은 산으로 북쪽은 강으로 감싸여 있는 탓에 동서로 뻗어나가면서 형성된 시민의 주거지인 게트라이데 거리!! (지금은 상점가가 되었지만...)
그 거리 끝에 교회가 하나 보인다.
성 블라시우스 교회라던가??
교회 옆으로 축제극장도 있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레지던츠와 대성당,
모차르트 광장 등이 나오지만
내게 허락된 거 여기까지이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돌아가는 길에도 아쉬움에 몇 컷을 더 담아본다.
위의 왼쪽 사진에 보이는 간판이 있는 상점에선 이렇게 오스트리아 민속의상을 판매하고 있다.
민속 의상도 예쁘고 간판은 더 예쁘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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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눈에 자주 띄는 모차르트 초콜릿
별 간판도 아주 근사하다.
무엇을 취급하는 상점인지는 짐작이 안가지만.
게트라이데 거리에서 나와 이제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로 이동 중에 바라본 차창 밖 풍경!!
산만 보면 짝꿍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숙소 도착!!
이번 여행 중에 묵었던 숙소들 중 마음에 쏙 들었던 숙소 중 하나다.
전형적인 호텔보다 전원주택 같은 분위기의 펜션이나 산장 같은 것을 좋아하는데
이곳이 그런 곳 중 하나였다.
꽃으로 장식되어 있는 발코니도 맘에 들고...
예쁘게 가꾸어 놓은 꽃들도 좋고...
무엇보다 맘에 든 건 주변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거였는데...
내 방 발코니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알프스가 정면으로 바라다 보인다는 거다.
너무 좋아서 룸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다....
날이 점점 어두워져서...
배정 받은 내 방으로 들어 간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거짓말처럼 쏟아지는 폭우!!
쏟아지는 비와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정말 묘했다.
짝꿍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간절해지고.
비 때문에 여행에 지장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또 거짓말처럼 하늘은 맑게 개어 있고...
풀밭에선 고양이 한 마리가 노닐고 있다.
간 밤에 비가 왔음을 증명해 주는 건 풀 잎에 맺힌 빗방울 뿐!!
이 곳이 맘에 든 건 나뿐만이 아닌지 이곳을 떠나기 전 기념 사진을 남기느라 바쁜 사람들이 많다.
짝꿍이 옆에 있었으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많이 사진을 찍어줄텐데...
"아~ 부럽고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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