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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왕궁의 언덕으로.../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교회, 그리고 부다 왕궁

ⓡanee(라니) 2017. 8. 2. 18:15



지난 밤, 황금빛으로 빛나던 그곳들을 찾아봅니다.

부다페스가 처음인 사람들은 기대감으로 들떠있고, 10년만에 부다페스트를 다시 찾은 라니는 궁금하기만 합니다.

10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만나는 부다페스트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부다페스트 야경의 핵심 멤버였던 부다왕궁을 지나갑니다.

10년 전 배낭여행 때는 부다왕궁을 보기 위해

세체니 다리를 건너 '부다바리 시클로'라 불리는 저 푸니쿨라를 타고 언덕을  올랐었죠.




▶현재의 '부다바리 시클로'는 2차 대전 때 파괴된 것을 1986년에 복구한 것으로, 원래는 부다 왕궁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위해 1870년에 만든

것이라 하며 처음 건설했을 때는 스팀으로 구동했다고 함. 

세체니 다리를 건너면 보이는 왕궁 아래 광장은 세체니 다리 건설 공사를 담당했던 스코틀랜드 토목기사 아담 클라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아담 클라크 광장'으로 헝가리 국내도로의 0km 기점이며 공산 정권 때는 별모양으로 꾸민 붉은 화단으로 유명했다고 함.

언덕 밑 터널 또한 아담클라크가 계획한 것으로 세체니 다리가 완공되고 4년 뒤인 1853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856년 보행자를 위해 개통한 후 

1857년 자동차용으로 완성했다고 함.    




  


왕궁에 빨리 오르고 싶기도 하고,

푸니쿨라를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해 타긴 했지만

오르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은 순식간의 이동에

왕복권을 구입한 걸 아까워했던 기억이 있네요.

편도 티켓으로 구입할 걸 하면서.  






어부의 요새 주차장에 내려서 계단을 오릅니다.






'와우~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교회를 한 프레임 안에 담을 수 있다니...'


라니의 마음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한껏 고조되어 있습니다.

예전 여행 때는 푸니쿨라 왕복권을 사용하기 위해 이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다시 왕궁 쪽으로 돌아가버려서 이 모습을 놓쳤었거든요.


'뭐라도 새로이 보는 것이 있으니 다시 온 보람이 있네.ㅎㅎ'






아직 안가보신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교회의 모형부터 보여드릴게요.

모형을 보시면 한 눈에 알아보시겠지만 도나우 강을 향해 동쪽 절벽에 축조된 어부의 요새는

 ㄱ자 회랑이 마차시교회를 중심으로남과 북,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세워진 형태로 되어 있답니다.






어부의 요새 남쪽 회랑을 향해 계단을 올라봅니다.




  


계단 위로 헝가리의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 1세의 청동 기마상이 보이고... 







이슈트반 1세의 청동 기마상 뒤쪽으로는 '어부의 요새' 남쪽 회랑이 보입니다. 







# 이슈트반 1세 청동 기마상과 어부의 요새 남쪽 회랑




  



기단 위에 우뚝 서있는 이슈트반 1세의 청동 기마상은 1906년에 제작된 것으로  

네 마리의 사자가 지키는 3단 대좌에는 이슈트반 국왕의 일대기가 부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 이슈트반 1세의 청동 기마상 앞에서... 





  


'어부의 요새' 북쪽 회랑으로 자리를 이동해 봅니다.

디즈니 성을 연상시키는 고깔모자 모양의 7개의 하얀 탑 (남, 북쪽 합해서)

헝가리인의 선조격인 마자르의 7개 부족을 상징한다고 하며

현재는 페스트 지역을 내려다보는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답니다.






화려함의 극치인 국회의사당우뚝 솟아있는 이슈트반 대성당,

그리고 그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있는 도나우강의 시원한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봅니다.

요한 스트라우스가 작곡한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도나우)강'이란 곡 때문에

도나우 강물이 푸를 것으로 상상하기 쉽지만

도나우 강은 결코 푸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 스트라우스가 도나우 강을 수식하는 말로

'아름답고 푸른'이란 수식어를 쓴 것은

요한 스트라우스가 색맹이기 때문이란 풍문이 있다고 하네요.ㅎㅎ  








회랑 곳곳에 있는 아치형의 문을 통해서도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아치형 문을 통해 대칭을 이루는 반대편 요새도 감상할 수 있답니다.




  


#북쪽 회랑 아치문에서 데칼코마니 같은 남쪽 회랑을 배경으로...




  

'어부의 요새?'

그런데 왜 요새의 이름이 '부다페스트 요새' 나 '부다 요새'가 아닌

'어부의 요새'인 걸까요?

.

.

.

그것은 동유럽에서 민족해방운동이 일어났던 19세기 당시

헝가리 또한 300년 동안 이어져 온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민군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투쟁했는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는 동안

도나우의 어부들이 강을 건너 기습하는 적을 감시하여 성채를 방비한데서

'어부의 요새'란 이름이 유래되었다 합니다.



어부의 요새

▶1896년, 건국 1000년을 기념하는 건조물로 기획되었고, 마차시 교회의 복원 공사를 주도한 슐레크에 의해 1902년 완성된 백색의 구조물. 

▶옛날 도나우 성채 위에 구축된 건조물로 네오로마네스크 양식과 네오고딕 양식이 절충되어 있음.  






어부의 요새를 다시 한 번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앞에 너무나 현대적 건축물인 힐튼호텔이 자리하고 있는 건지...  

라니의 눈엔 부조화처럼 느껴져 볼 때마다 거부감이 드네요. 

예전에도 그랬고, 다시 봐도 그렇고.




  



# 웨딩 촬영지로도 인기있는 어부의 요새




  


# 국회의사당과 도나우강을 배경으로




  


이제 마차시 교회(마차시 성당)로 가봅니다.




  



이 교회의 정식 명칭은 성모 마리아 성당입니다.

왕들의 대관식이 거행되어 온 교회이기 때문에 '제관 교회' 라고도 하구요.




 


13세기에 건축된 고딕 양식의 건물로 

1470년 마차시 왕의 명령으로 80m의 뾰족탑이 증축되고,

마차시 왕이 이곳에서 두 번이나 결혼식을 올려

마차시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남쪽 탑에는 마차시 왕가의 문장과

마차시 왕의 머리카락이 보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마차시 교회 (마차시 성당)

▶1015년 초대 국왕 이슈트반에 의해 세워진 성모마리아 대성당이 1242년 몽골 제국의 침공으로 파괴됨.

▶13세기 중반, 벨라 4세가 성모마리아 대성당이 있던 자리에 고딕 양식의 성당을 건축함.

▶1479년 마차시 왕의 명에 의해 80m의 첨탑이 있는 화려한 고딕양식의 건물로 증축됨.

▶16세기 오스만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내부 장식이 철거되고 아라베스크 무늬의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됨.

▶1686년 합스부르크에 의해 부다가 해방된 후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됨.

▶마차시 성당이 오늘날 네오 고딕의 정교한 모습을 갖게 된 것은 1874년부터 22냔간 슐레크 프리제스가 주도한 본격적인 복원공사에 의한 것으로

슐레크는 발굴된 작은 파편까지 연구하여 13세기 원형을 복구하고 지붕의 채색타일과 첨탑의 장식 등 새로운 요소를 덧붙임.

▶1차 세게대전 때까지 열한 번 재증축 했을 정도로 전쟁의 후유증을 많이 겪음.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소련의 점령으로 다시 훼손되었으나 정부에 의해 1970년까지 대략적으로 보수가 이루어짐.



마차시 왕

▶우리나라의 세종대왕 쯤으로 비교되는 헝가리의 성군

▶유목민 출신이라 문명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야만성을 지니고 있던 헝가리 민중들에게 최초로 칼과 나이프를 만들어 보급한 왕으로도 유명함. 

▶마차시 왕 집권기인 1400년대 중반 경이 헝가리의 최대 융성기임.(이탈리아의 공주 베아트리스를 인생의 반려자로 맞을 정도로...)

▶마차시는 오직 한 여자 베아트리스만을 사랑한 것으로 유명함.

▶아이를 낳지 못해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마차시 왕이 죽자 부다 왕조는 권력 투쟁에 휩싸여 결국 터키에게 망하게 되고 이후 15년 동안

터키의 지배를 받게 됩.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양식으로 증개축이 되다보니

정면 입구 오른쪽에 솟아 있는 80m의 마차시 탑 왼쪽에 솟아 있는 36m의 벨라 탑

얼핏 보면 균형이 잡히지 않은 이상한 건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마차시 탑의 섬세한 조각과 벨라 탑의 모자이크 지붕이 조화를 이루어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 섬세한 조각 때문에 레이스를 두른 듯 보이는 마차시 탑(左) 




  



# 큰 까마귀가 반지를 물고 있는, 마차시 왕의 문장을 형상화한 조형물






세밀한 장식과 화려한 모자이크로 구성된 지붕은

한 조각 한 조각 도자기를 구워 붙인 헝가리 전통 양식으로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빈의 슈테판 성당 지붕과 유사합니다.



  


10년 전에 왔을 때는 보수공사로 인해 흉해진 모습에 실망하고, 아쉬워하고, 속상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다시 와 그때는 보지 못했던 온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답니다.




  



#삼위일체탑과 마차시교회(마차시성당)




  



마차시 교회 앞, 삼위일체 광장 중심에 세워져 있는 바로크 양식의 삼위일체탑입니다.

페스트의 종식을 기념하기 위해 1713년에 세운 탑으로 흔히 '감사의 탑'으로 불려지고 있죠.

이것은 서유럽 각국에서도 제작되었던 페스트 기념비로

이 도시에서는 다시 나쁜 병이 돌지 말라고 악귀를 쫓는 의미에서 건조된 것이랍니다.

(현재 헝가리 어학당 등 문화원이 자리잡고 있는 광장은 엣날에 7일장이 주로 열렸던 시장터였다고 함)





  


#삼위일체탑




  



#삼위일체탑과 이슈트반 1세 청동기마상, 그리고 마차시 교회를 배경으로...





  



어부의 요새에서 10여분쯤을 걸어 부다왕궁 죄르지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광장에 서서 바라본 부다왕궁의 입구입니다.

정밀한 세공의 왕궁 돌문과 아름다운 모양의 철책이 둘러쳐져 있는 모습이 보이고 

철책 끝 담장 위에 독수리 같이 생긴 커다란 청동새하늘로 날아오를 듯 날개를 활짝 펴고 발로 큰 칼을 쥐고 있는 모습이 시선을 끕니다.






  '투룰(Turul)' 이라는  이 새는

헝가리 건국의 아버지인 아르파드를 낳았다는 전설의 새

고대 헝가리 때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존재였으며

마자르족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헝가리 민족의 상징적인 새랍니다.





입구로 들어서서 바라본 왕궁의 모습입니다.

13세기에 지어진 후 고난의 역사를 이어오다 1960년대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구되었고

현재 박물관과 도서관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부다 왕궁

13세기 중반 건설되어 13세기 후반 몽골 침입 때 파괴됨.

▶15세기 마차시 왕 시절,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축되면서 중부 유럽의 문화, 예술, 정치의 중심으로 둥장했으나 1541년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점거된 후 방치되어 황폐화 되다가 1686년엔 합스부르크군의 공격까지 받아 크게 파괴되는 아픔을 겪음.  

▶1716년 또 다시 복구 작업이 시작되었고 1769년엔 마리아 테레지아에 의해 바로크 양식으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음.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독립전쟁과 두 번의 세계 대전, 공산통치 등으로 다시 파괴됨.

▶현재의 건물은 1966년에 완성되었으나 내부 치장은 1980년대까지 계속되었다고 함.

▶루드비그 박물관, 헝가리 국립 갤러리, 부다페스트 역사 박물관, 세체니 도서관으로 이용되고 있음.




2007년 동유럽 여행 - 부다왕궁에 관한 포스팅

☞ 클릭  http://blog.daum.net/mirolove/3502675






정원의 중간쯤에서 볼 수 있는 사보이아(Savoia)공자 오이겐 공의 기마상이랍니다.

요제프 로나의 1900년도 작품으로 동상의 밑부분에는 1697년 젠타 전투의 승전을 묘사한 동판 부조가 있습니다. 



2007년 동유럽 여행 - 부다왕궁에서 리투아니아 민속공연을 보다

☞ 클릭 http://blog.daum.net/mirolove/3502700





이번 단체여행에는 왕궁 관람이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아쉽지만 왕궁 정원까지만 들어가 보고 다시 죄르지 광장으로 나오며

왕궁 입구에서 대통령 집무실푸니쿨라 승강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대통령 집무실 지붕의 삼각형에 “MDCCCVI”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걸 보니

1806년에 세워진 건축물인가 봅니다.

근엄하게 서있어야 할 근위병들은 어디 있는지...

빈 초소만이 썰렁하네요.




  


# 푸니쿨라(또는 케이블카라고도 함) 승강장 내부




  



광장 끝에서 다시금 즐겨보는 도나우 강 풍경!!




▶도나우 강(독일어), 다뉴브 강(영어), 두나 강(헝가리어)

▶지금 서있는 곳은 부다지역이고, 강 건너편은 페스트 지역인데 '부다'의 어원은 돼지(대개의 사람들은 불교에서 부처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함)란 뜻이고, '페스트'는 말 그대로 흑사병(페스트)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파악되고 있음.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 보면

세체니 다리와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조망이

어부의 요새에서 보는 조망보다 조금 더 훌륭한 듯 느껴집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부다 지역과 페스트 지역을 최초로 연결해 준 '세체니 다리' (서양 사람들은 사슬다리라고 부름)

▶세체니는 헝가리 왕국 시적의 갑부였던 유명한 세체니 백작의 이름에서 따온 말임.

▶세체니 백작은 돈도 많고 권력도 누렸던 인물이지만 국가와 백성들을 위해 자신의 별장과 땅을 팔아 많은 기부금을 내놓았으며, 특히 '세체니 다리가 만들어질 때까지 자신의 별장을 팔아 다리의 건축자금을 마련하고, 다른 많은 문화 분야의 일에도 기부금을 내놓아 헝가리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인물임. 







헝가리의 얼굴이랄 수 있는 국회의사당과 주변 모습입니다. 

10년 전 라니의 카메라에 담겼던...





  



그리고 현재의 모습이구요.

유람선 선착장이 조금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지만

시간이 멈춘 듯, 큰 변화는 느낄 수가 없습니다.




국회의사당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여 20년의 공사 끝에 1904년 완공함. 

▶슈테인들 임레의 현상 공모 당선작으로 외관은 네오고딕 건축양식 , 중앙의 커다란 돔은 르네상스 건축양식, 첨탑은 고딕양식으로 되어 있음.

▶691개에 이르는 집무실,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첨탑, 중요 인물 88명의 외벽 석상, 내외벽체의 조각 242개로 이루어짐.

▶헝가리 건국 원년인 896년에 맞추어 높이도 96m, 계단의 수도 96개로 지어짐.

▶내부 장식에 40kg의 금이 사용됨.

▶2000년, 12세기 이래 대대로 왕가에 이어 내려온 헝가리 왕관이 국립박물관에서 국회의사당 중앙 돔 홀로 옮겨져 전시되고 있음.   

▶국회의사당으로는 영국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건물임.  






이제 왕궁의 언덕을 떠나 겔레르트 언덕으로 향합니다.

불과 1년 전 쯤 다녀간 곳인 듯,

그렇게 정신 없이 흐른 10년의 세월이

이곳에서만큼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흐르고 있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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