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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서유럽/┏ 런던(完結)

딸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시작

2007년 12월 26일 (금)

 

 

 

번 여행은 처음으로 딸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무조건 유럽이 아니면 안된다는 딸 아이만 아니였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나는 인도터키, 혹은 이집트의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겨울의 유럽은 여름만 못하다는 말을 누누히 들어온데다 일년반 사이에 벌써 유럽만 네번째가 아니던가.

하지만 처음 해외 여행을 떠나는 딸 아이의 강력한 주장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나의 여행지는 딸의 희망대로 유럽으로 정해졌다.

여름만은 못할지 몰라도 겨울의 유럽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유럽하면 떠오르는 초록 벌판과 빨간 지붕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풍경을 그려본다.

'그래 그것도 멋있을 거야.'

'눈이라도 펑펑 와주었으면 좋겠군'

  

 

 

 

우리의 날개가 되어줄 대한 항공 비행기다.

기내식이 비빔밥이라 기대된다.

 

 

나의 딸 Y는 오늘도 여전히 음악에만 관심이 있다.

'여행지에 대한 공부 좀 하면 좋잖아~'

 

 

우리는 아직도 기다려야 하는데 누군가는 벌써 비행기에 몸을 싣고 쓩=3=3

하지만 나의 마음은 벌써 유럽으로 날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 곧 이륙할 테지.'

여행을 떠나는 것은 좋지만 비행기에서 오랜 시간을 갇혀 있어야 하는 것이 늘 힘들다.

그나마 네 좌석 붙어 있는 자리가 아니라 두좌석 붙어 있는자리라 다행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될 나라 이탈이아,늘 이탈리아 여행을 꿈꿔왔기에 일년 전 쯤에 사두었던 책인데

결국은 몇 쪽 읽지도 못하고 로마의 호텔 방에 두고 와 버렸다.

아마도 읽다가 잠이 들어서 이불 속에 자연스레 숨겨져 버린 것 같다.

다시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A와 B는 첫번째 나온 기내식, C와 D는 두번째 나온 대한 항공 기내식으로 

A와C는 내가 먹은 것, B와 D는 딸 애가 먹은 것이다.

골고루 먹어 보자고 계속해서 다른 메뉴로 골랐는데 다 먹어봐도 역시 비빔밥이 최고다.

A:비빔밥,

B: 비프

C:돼지고기 불고기였나?? 아무튼 제육 볶음 같은 것을 기대했는데 간장에 졸인거라 짜기만 하고 별 맛은 없었던 것 같다.

D:해물 뭐뭐뭐...

 

 

딸 애와 함께 여행을 하면 말 벗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딸 애는 줄기차게 잠만 잔다.

아! 야속한 딸이여~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는 구름 위로 나는게 그리도 기분이 좋더니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 쳐다보게 되는 하늘 위 풍경이다.

 

 

열 두시간쯤 날았나....환승 공항인 암스텔담 땅이 보이기 시작한다.

 

 

언뜻 보이는 풍경은 역시 겨울 풍경이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나는 우리나라 겨울 풍경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져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비싼 돈 들여 여기까지 와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풍경만 매일 보게 될까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래도 뭔가 좀 많이 달라야 여행 온 맛이 나는데 말이다. 

 

 

암스텔담 스키폴 공항은 일년반 전 첫번때 여행 때 이용했던 공항이라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그 때는 얼마나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이 땅을 밟았었던가.

한편으론 네델란드 땅을 밟고서 네델란드를 여행 하지 못함에 또 얼마나 속상해 했었던가.

이번 여행엔 짧은 시간이지만 암스텔담도 여행지로 포함되어 있어 그 때의 그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되었다.  

그 땐 정말로 내가 계속해서 여행을 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비행기가 멈추어섰다.

환승 할 때까지 면세점 구경을 하며 또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겠지.  

 

 

전에는 보지 못했던 조형물(?). 무슨 뜻이지?? 그냥 단순한 애들 놀이터??

배 위에 한 번 누워 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늘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나이가 문제다.

아니 어쩜 딸만 아니라면 시도해 봤을지도 모르는데..

나의 딸은 나에게 늘 나잇값 좀 하라며 시도 때도 없이 눈치를 준다.

'피~ 할머니 같이 구는 지도 나잇값 못하는 거 피장파장 아닌가.'

 

 

스키폴 공항에 있는 기념품 가게들 중, 크고 눈에 잘 띄는 매장이라 기억에 남아 있는 곳이다.

전에도 여기서 기념품을 샀었는데...

아련한 추억은 남아 있지만 전에 구경했던 기념품들이랑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 그다지 구경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어제가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공항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1월6일까지는 계속 이 분위기일테지.

 

 

지붕의 화려한 장식들도 눈에 띄고...

 

 

이 때부터 연속 촬영에 재미를 붙였던 것 같다.

이런 놀이라도 하니 시간이 잘 간다. 

 

 

이게 우리가 환승할 비행기였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

 

 

드디어 런던행 비행기로 갈아 탔다.

첫 여행의 첫번째 여행지였던 런던은 손이 덜덜 떨리는 높은 물가와 푹푹 찌는 더위,

입에 맛지 않는 음식 등으로 인해 고생스런 기억이 많았기에 가장 점수를 박하게 주었던 여행지였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리움의 도시가 된 런던.

겨우 하루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만 머물게 되겠지만 가뭄의 단비처럼 깊어 가는 그리움만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다시 암스텔담을 떠난다.

'2주일 뒤에 다시 올거야. 기다려줘.'

 

 

긴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나보다.

석양 빛이다.

생각해 보니 지난 여름에 왔을 땐 지금보다 더 늦은 시각이었어도 해가 저물 생각도 하지 않았었는데...

 

 

운 좋게도 창가 자리에 앉아 하늘 위에서 런던의 야경을 보게 되었다.

 

 

날이 더 어두워졌을 땐 환호성을 지를만큼 정말 멋진 광경이 펼쳐졌으나 안타깝게도 사진으로 남길 순 없었다.

모두 흔들려서 도깨비 불놀이가 되어버렸으니까.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 짐을 찾고는...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을 빠져 나오고 있다.

 

 

공항엔 우리처럼 무언가를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

 

 

우리가 타게 될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 계속해서 기다리는 중

 

 

딸 애는 비행기에서 그렇게 자고도 또 졸려운가 보다.

하긴 피곤하기도 하겠지.

이미 잠 자리에 들었어야 될 시각인데...

'조금만 참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