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서유럽/┣ 프랑스(完)

(파리) 에스까르고(달팽이 요리)를 먹었나, 유쾌함을 먹었나.

ⓡanee(라니) 2008. 3. 21. 22:53

생 처음 달팽이 요리라는 걸 시식하기 직전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딸 아이는 달팽이 요리는 절대로 먹지 않겠다고 단언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호기심 발동, 우리는 달팽이 요리를 먹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비싼 거야. 꼭 먹어. 알았지.프랑스까지 왔으니 꼭 먹어봐야 되지 않겠니?"

Y를 살살 꼬신다.

Y도 뭐라 말대꾸를 안하는 걸 보니 이미 마음을 먹은 상태인가 보다.   

달팽이 요리란 거, 비싸기도 하겠지만 사실 비싸다는 이유보단 '그런 걸 어떻게...'라는 마음 때문에

먹어볼 생각조차 안해봤던 그런 요리다. 

 

 

 

 

달팽이 요리가 나왔다.

달팽이를 연상케 하는 머리가 없으니 달팽이란 생각도 들지 않는다.

1인당 6개, 껍질 빼고 나면 간에 기별도 안가겠다.

맛은 버터 맛 밖에 못 느끼겠고...

이것도 자주 먹어봐야 맛을 알게 되겠지.

 

 

 

 

달팽이 요리(에스까르고) 다음으로 우리의 배를 채워 줄 주요리가 나왔다.

맛은 좋았지만 고기의 양이 너무 적은 것 같다.

감자까지 먹고 나니 그래도 배가 그득.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오늘의 점심 식사를 끝냈다.

 

 

아이스크림을 제일 맛있게 먹는 Y

 

 

 

한국인이나 일본인 등의 단체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음식점의 직원이라 그런지 한국말을 꽤 잘 한다.

특히 가운데 청년(?)은 한국말을 몇 마디만 배워서 하는 수준이 아니라 간단한 의사 소통이 거의 되는 수준으로

타고난 유머 감각과 유쾌함으로 우리들에게 매우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오늘의 주요리는 달팽이 요리도 아니고 소고기 요리도 아닌 유쾌함, 그것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