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스,포,모/┣ 포르투갈(完)

(리스본) 파두(Pado)를 들으러 리스본 시내로 - 리스본 시내의 야경을

ⓡanee(라니) 2008. 3. 30. 21:04
 

2006.12.30

 

 

번 여행 상품의 선택 옵션으로는 훌라맹고를 보는 것만이 포함되어 있지만 나의 룸메이트 쌤을 비롯하여 몇명의 일행이 포르투갈까지 와서 파두를 듣지 않고 가면 되겠느냐고 파두를 들으러 가자고 한다.

호텔이 리스본 시내에 있다면야 가고 싶은 사람은 가고 쉬고 싶은 사람은 쉰다해도 문제될 게 하나도 없겠지만은 문제는 호텔이 리스본 시내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교통편이 걸린다는 거다. 리스본 시내로 들어가려면 차를 대절해야 하는데 그러러면 최소한 1인당 60유로씩 해서 열명이상이 참석해야한다는 것. 그러니 희망자는 손을 들어 보란다.

그 순간 맘 속의 '나'와 머리 속의 '나'가 싸우기 시작 한다.

맘 속의 '나'는 가자하고 머리 속의'나'는 참으라고 하고. 머리 속의 '나'는 이유까지 또박 또박 댄다. 런던에서 무대 장치 끝내주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그 정도의 돈으로 보았는데 그냥 노래를 듣는데 그만큼의 돈을 쓰면 되겠냐는 거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승리는 맘 속의'나'에게로 돌아 갔다. 지나고 나서 후회하면 소용 없으니 차라리 하고 후회하자는 쪽을 선택 한 것.  

그리하여 나를 포함한 일행 열명은 파두를 들으러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서 대절한 차에 올라 탔다.

 

그러나 그날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파두보다도 리스본 시내의 야경을 보는 것에 있었다는 걸 그 때는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으랴. 생각지도 못했던 횡재를 한 기분이 이런 걸까. '야경이 야경이지 그게 뭐 별거겠어'라고 했던 마음은 어디론가 깜쪽 같이 사라지고 우리 일행은 누구랄 것도 없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 했다. 골목 골목 설치된 크리스마스 장식과 코메르시우 광장의 거대한 트리, 특히 리스본의 샹젤리제 거리라 불린다는 거리엔 나무마다 흰색과 푸른색의 큰 방울이 달여 있었는데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우리 열명은 그 밤,

찬란하하고 환상적인 무수한 빛들과 그와는 대조적인 어둡고 애절한 노래 가락을 가슴 속에 깊이 깊이 새겨 넣어, 나의 옛시절을 떠올릴때 가끔씩 꺼내볼 수 있는, 추억거리 하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