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요흐행 열차에서 내리면 어두운 융프라우요흐 동굴역을 만나게 된다.
해발고도 3000m가 넘는 곳이라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더니 정말 속도 울렁거리고 머리도 심상치 않다.
'혹시라도 이 곳에 일을 저지르면 어쩌지. '
'계속 상태가 안좋아서 여기까지 온 보람도 없이 못 보고 가면 어쩌지.'
순간적으로 이런저런 걱정들이 뒤죽박죽 스쳐 지나간다.
역과 쉼터를 연결하는 터널을 빠져나와 쉼터에 이르자 이내 울렁거림도 두통도 멎는 듯 하다.
쉼터 어디엔가 공기를 공급해 주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건지...
아무튼 숨울 가쁘게 몰아쉬지 않아도 산소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휴~ 다행이다.'
쉼터에 잠시 머물며 터널을 통과하느라 차가워진 체온도 녹일겸 기념품들을 구경했다.
기념품들을 구경하는 건 어디에서나 재미있지만
정해진 시간안에 우리가 해야할 일들이 있기에 기념품을 구경하는 재미는 여기서 접고
스핑크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또다시 터널을 통과해 전망대로 오르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가 순식간에 우리를 전망대에 다 실어다 놓았다.
전망대에 오르자 전망대 밖의 난간을 따라 돌며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 유명한 융프라우가 도대체 어떤 놈일까 무지하게 궁금해 하며 주위 사람들이 주고 받는 말을 귀 기울여 들어 보니
어떤 건지는 대강 알겠는데 아무리 봐도 융프라우가 다른 봉우리보다 더 높은지 아니면 더 특별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융프라우를 포함해 눈 앞에 펼쳐진 빙하군들이 너무나 멋지다는 것 밖엔....
날씨가 좋지 않아 융프라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들었는데
우린 참 운이 좋은가 보다..
전망대를 왔다 갔다 하며 이 멋진 모습을 열심히 눈에 담고 머리에 담고 카메라에도 담았다.
바람이 차다. 추위에 몸이 부르르 떨린다.
다음 열차를 타고 오기로 한 일행과 구체적인 약속을 안했기에 기차역까지 일단 다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열차는 이미 도착한 거 같은데 어디 가서 찾아야 할지를 모르겠다.
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쉼터에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왠지 이 곳에서 기다리다 보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념품들을 구경하면서 이리 저리 둘러보다 예감대로 다행히 나머지 일행을 만났다.
일행을 만나고 나니 허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할인쿠폰을 이용해
융프라우요흐 티켓을 구입할 때 받은 컵라면 또는 기념모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교환권을 이용하여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국물까지 원샷!
우리보다 늦게 온 일행은 우리와 다른 코스로 이 곳을 돌았나 보다.
그래서 우리는 또 두 팀으로 나뉘어서 나머지 코스를 돌기로 했다.
문제는 우리가 타야할 열차 시각까지 또 시간이 촉박하다는 거다.
이번엔 밖에 나가서 눈을 직접 밟고 만질 수 있는 코스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안타깝다.
얼음 궁전
여름철에도 영하의 기온을 유지하는 곳.
그래서 얼음으로 만들어 놓은 조각상들은 냉방 장치 없이도 몇 년씩 제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레스토랑이 자리한 융프라우요흐에서 얼음터널인 얼음궁전을 지나면 플라토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스핑크스 전망대보다 전망은 다소 못해도 눈 위를 걷고 만지며 감각으로 느낄 수 있기에
나는 스핑크스 전망대보다도 이 곳이 더 마음에 든다.
마치 처음 눈을 보는 사람처럼 흥분됨을 감출 수 없다.
사진 속 뒤 봉우리에 아까 올라갔던 스핑크스 전망대가 보인다.
눈의 차가운 감촉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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