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4일
Ranee in Firenze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 아르노 강변에 서니 오른쪽으로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아~저게 바로 베키오 다리구나.'
사진을 통해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모습이지만 실물을 보는 것은 언제나 감격스럽다.
이번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알레 그라치에 다리를 바라본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쥰세이가 자전거를 타고 건너던 다리일까 싶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는데
다시 확인해 보니 쥰세이가 건너 다니던 다리는 이 다리가 아니라 베키오 다리를 지나서 다음 다리인 산타 트리니타 다리였다.
바로 이 다리가 산타 트리니타 다리이다. 뒤로는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이 장면 속 다리는 산타 트리니타교 다음 다리인 카라이아 다리인 듯 하고...
이 영화를 보며 그렇게 가보고 싶어했던 곳인데 눈 앞에 두고 이렇게 다 놓치고 오게 될 줄이야.
베키오 다리라도 볼 수 있었던 걸 감사해야지 어쩌겠나...ㅜㅜ
영화<한니발>의 촬영지도 피렌체였다지.
안소니 홉킨스 뒤로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자 그럼 이제 베키오 다리를 향해 가보자구~
베키오 다리
피렌체의 아르노 강에 놓인 다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써 14세기 때부터 다리 위에 상점들이 생겼다고 한다.
처음엔 정육점들이 들어서 있었는데 코시모 1세에 의해 보석상들로 바뀌게 되었다고.
베키오 다리에 이르렀다.
듣던대로 보석상들이 즐비하다.
베키오 다리의 초입에 있는 보석상 한 두군데를 기웃거려 본다.
하지만 보석에 깊은 관심이 없는 나는 구경하는 것에 금방 싫증이 나서 베키오 다리의 중간까지도 가지 못하고 뒤돌아 서고 말았다.
지금에와선 그 때 그렇게 했던 것을 많이 후회하고 있지만 말이다.
베키오 다리 건너에 피티 궁전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빠른 걸음으로 다녀올 수도 있었을텐데...
다리 중간에 <벤베누토 첼리니>라는 사람의 흉상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다리 중간 지점에서 아르노 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적어도 중간 지점까지는 가 보는 건데...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자 모두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단체여행 갈때는 아는게 많으면 곁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커져서 차라리 모르는게 낫다 싶어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게 화근이었다.
베키오 다리에서 되돌아나 온 나는 다시 우피치 미술관 쪽을 향하여 걷는다.
다시 미술관이 보이고...
미술관 쪽으로 꺽어 들어가기 전 아르노 강의 알레 그라치에 다리를 배경으로 딸 아이의 사진도 한 컷 남겨 본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르노 강의 또 다른 다리이다.
그라치에 다리를 지나 몇 번째 다리일까???
우리는 이제 짧은 피렌체 여행을 마치고 버스를 타기 위해 되돌아 가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보고 싶지만 다 보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으로 발길이 쉬 떨어지지 않는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교회를 보지 못한 것도 우피치 미술관을 그냥 지나쳐야 했던 것도 나의 발목을 잡는 아쉬움들이다.
곤디 궁전을 지나 앞으로 보이는 건물은 산 피렌체 교회.
되돌아 가는 길에도 나는 여전히 교회나 그럴듯해 보이는 건물이 나오면 사진 찍기에 열을 올린다.
왜냐하면 그 당시엔 몰랐지만 나중에 사진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크기 때문.
그래서 나는 보물 찾기 놀이를 하듯 시간이 흐른 후에도 가끔씩 사진을 꺼내 유심히 살펴보는 시간을 즐기곤 한다.
나는 이 사진을 통해서 내가 바르젤로 국립 박물관 앞을 지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른쪽의 베키오 궁전과 유살한 건물이 바르젤로 국립 박물관이다.
미켈란젤로의 <바쿠스>와 베로키오의 <다비드 청동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 있는 교회는 아닌 듯 하지만 뾰족한 첨탑이 눈에 잘 띄는 건물이다.
피렌체 여행의 첫번째 코스였던 산타 크로체 교회 앞 산타크로체 광장에 이르렀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악사들이 연주 준비를 하고 있는게 보인다.
그런데 그토록 멋지게 생겼다는 이탈리아 남자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
여행내내 한번도 눈에 띄는 이탈리아 남자를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어느덧 버스가 있는 곳에 다다랐다.
이 곳에서도 아르노 강변이 보인다.
아르노 강변을 따라 버스가 달린다.
잘 있어라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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