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그리스(完)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 선사 시대 전시실

ⓡanee(라니) 2008. 8. 17. 23:14

2008.08.01

 

 

 

Ranee in Athens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아테네 여행은 보통 아크로폴리스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숙소에서 가까운 옴모니아 광장 북쪽의 국립고고학 박물관부터 아테네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옴모니아 광장 부근은 번잡한 지역이지만 한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 박물관 앞에 다다르니

한적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옴모니아 광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1874년에 개관했다는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의 모습

 

 

훌륭한 고대 그리스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그리스 최대의 박물관이자 고대 그리스 유물에 관한 한 세계 최대의 박물관으로 2개의 층으로 되어 있는데 주요 전시실은 주로 1층에 있고 신석기 시대부터 로마 제국까지의 걸작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지만 이것들을 모두 살펴보려면 아마도 며칠은 족히 걸릴만한 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유물들을 선택해서 볼 수 밖에 없다.

 

 

 

 

 

 

 

 

 

 

★★박물관은 시대순으로 관람하는 것이 좋지만 이 때는 그런 거 저런 거 따질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에 박물관홀을 지나면 바로 들어서게 되는 제4실, 즉 미케네실부터 관람하기 시작했다. 제4실은 박물관에 들어와 처음 마주치게 되는 전시실인데다 화려한 보물들이 많기 때문에대부분의 관람객들이 가장 오래 머물게 되는 곳이라 한다.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1100년까지 존속한 청동기 문명으로 그리스 인 최초의 문명이었다.

<미케네 문명의 전시실>에서는 황금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3천5백 년 된 미케네 왕족의 무덤에서 발굴된 것들로

다양한 종류의 황금 장신구에서 그들의 섬세한 세공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미케네인들은 펠로폰네소스 반도 중심부에 살았던 민족으로 황금기 동안 많은 신화와 전설을 남겼다고.)

 

 

 

<미케네 문명의 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유물들 중 금박형태의 데드 마스크는 미케네 통치자가 사망하게 되면 그 얼굴을 덮는 장례용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죽은 자의 영혼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죽은 자의 권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하는데 번쩍이는 금과 보석으로 치장한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가면에 비하면 사실 그다지 화려한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다. 미케네가 그리스에서는 금이 많이 나는 부국으로 통했지만 대국 이집트에 비하면 미케네는 작은 왕국에 불과했던 것이다. 

 전시실에는 위 사진에 있는 데드 마스크 말고도 몇 개의 데드 마스크가 더 있었지만 여러 개의 데드 마스크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위 사진에 있는 <아가멤논의 황금 가면>이라 불리는 마스크인데 알고보니 <아가멤논의 황금 가면>이라 불리는 이 가면의 주인은 사실 아가멤논이 아니란다. 발굴 당시엔 아가멤논의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역사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더 이전의 유물로 판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가멤논의 황금 가면>이라 블리고 있는 불운한 황금 가면인 것이다.

 

 

미케네의 금제 컵

 

 

 

 

 

 

<미케네 문명의 전시실>에는 금으로 만든 도구와 용기, 금 장신구들 외에 청동기 유물들도 많이 눈에 띈다.

미케네 문명이 청동기 문명이었기 때문이다.  

 

 

 

 

 

 

 미케네 문명 유물에서는 황소도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위 사진 속의 은으로 만든 황소 머리상이다. 뿔과 코와 이마의 꽃 장식은 금으로 되어 있는데 이마에 꽃장식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황소는 곧 제물로 바쳐질 황소임을 알 수 있다. 황소는 제왕의 권력과 남성적 생산력을 상징하는 동물이었기에 최고의 희생 제물이었던 것이다.

 이런 황소상은 크레타의 유물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학자들은 이 황소 상을 만든 기법으로 볼 때 크레타 인의 작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며 이것 말고도 미케네의 다른 많은 유물들에서 크레타가 미케네 문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스핑크스> 혹은 <신의 머리>라고 알려진 작품으로

석회 반죽으로 얼굴형태를 만들고 눈, 코, 입 그리고 볼 등에 색을 넣어 장식했다. 

 시신의 얼굴을 덮었다는 데드마스크에서는 전혀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스핑크스에서는 보는 순간 왠지 섬뜻한 느낌이 전해진다.

입관하기 전 얼굴에 화장을 한 시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미케네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3~4 전시실 다음으로 관람한 곳은 신석기 유물과 키클라데스 조각 등이 전시되어 있는 5~6 전시실이다. 

 

(여기서 잠깐) 이 곳의 신석기 유물은 그리스인이 남긴 것일까요?

 -  정답은 X.  ( 그리스 인이 지금의 그리스 땅으로 이주한 것은 BC 2000년경 청동기 시대부터이므로 그 이전의 유물인 신석기 유물은 그리스 인이 남긴 유물이 아니라고 함 )

 

 

 

  

BC 6800~ 3300년에 해당하는 신석기 시대의 유물을 전시한 곳인 <5 전시실>

농업과 수렵에 사용했던 생활 도구와 작은 토기 조각상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No.5894

신석기 시대 말기인 BC 3000년대 말기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 土偶는 한 손으로 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무릎에 얹은 채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비록 파손되어 그 일부만이 남아 있는 모습이기는 하나 그의 거대한 성기를 내밀고 있다는 것으로 이  土偶의 모습에서 우리는 당시 사회의 남근숭배 혹은 풍요를 기원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No.5937

후기 신석기 유물인 土偶 중에는 남성 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상도 많이 있는데 주로 서있는 모습이거나 위 사진 속의 5937번처럼 어린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이다. 신체는 단순한 형태로 가슴과 엉덩이가 크게 강조되어 있다.이는여성의 생산과 양육 능력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설명을 읽기 전까진 5937번 토우를 보며 젖 먹이는 여자의 모습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설명을 읽고 나서 보니 정말 그렇게 보인다.

'아~ 내 눈의 간사함이란...ㅎㅎ' 

 

 

 

 

 

  No.3928

머리에 장식을 한 이 대리석 상은 여성의 풍만한 곡선미가 느껴지는 작품으로

신석기 초기 시대인 BC6500~5800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6전시실>에서는 단순하고 세련된 키클라데스 조각상들을 볼 수 있는데 키클라데스 유물에 관심이 있다면

신타그마 광장에서 서쪽편으로 한 두 정거장쯤 가면 있는 키클라데스 박물관 또한 볼만한 곳이다.

 

(여기서 잠깐)  키클라데스란? 그리스 섬들 중 미코노스, 델로스, 낙소스 등의 섬들이 모여있는 섬들을 이르는 말

 

 

 

키클라데스 조각상들은 기하학적으로 대담하게 형태를 단순화시켜 높은 조형감각을 보여주는 일련의 대리석 조각들이다.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조각상들이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어 '왜 이런 모습으로 조각했을까', '무슨 뜻이 담겨 있는 것일까' 참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었다. 아마도 집단적이고 정형화된 사회적 산물일 것이란다.

이들 작품들은 20세기 추상 조각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 하며 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는 이 키클라데스 조각들로부터 많은 착상을 얻었다고 한다.  

 

 

 

 

 

<키클라데스 전시실>의 유명한 전시물로는 No.3910 <피리 연주자>와 No.3908 <하프 연주자>가 있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정형화된 다른 키클라데스 조각상들에 비해 악기 연주를 하고 있는 조각상이니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듯.

BC 2800~2300 때의 작품이라는데 그 옛날에도 악기를 연주했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 다음에는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의 <조각 작품 전시실> 편이  계속됩니다. 

 

 

 Tip국립 고고학 박물관 입장료는 7유로였고 딸은 18세 미만이라 여권을 보여주고 무료 입장했는데 그리스에서는 국제 교사증이나 국제 학생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무료이거나 적은 입장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이 많으므로 해당자는 만들어 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제 교사증이나 국제 학생증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제외하고도 제법 많이 아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