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터키(完結)

이스탄불 여행의 시작

ⓡanee(라니) 2008. 10. 5. 18:22

2008년 8월 7일 (목)

 

 

 

 

Ranee in Istanbul

-터키에서 맞는 첫번째 아침- 

 

 

 

 

 

지난 밤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더니 그래도 몇 시간은 잠이 들었었나 보다.

아침햇살에 눈을 떠 씻으려고 보니 새삼 이 곳이 아테네의 숙소가 아니라 이스탄불의 숙소라는 게 생각이 났다.

이 숙소에선 층별로 하나씩 있는 공동 샤워실두 개씩 있는 공동 화장실...그것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의 전부였고, 그나마 내가 묵고 있는 3층의 샤워실은 샤워기가 고장이라도 난 건지 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어 2층이나 1층 것을 사용해야 했기에 샤워는 당연히 꿈도 못꾸고 세수만 공동 화장실 옆 세면대에서 간단히 마친 후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가 있는 건물 1층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 갔다.

아테네에서 떠나올 때 샤워를 하고 출발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오늘 저녁 때 두 개 밖에 없는 샤워실을 차지하려면 전쟁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몇몇의 일행들이 먼저와 식사를 하고 있다.

인원이 많지 않은 걸 보니 몇몇은 다른 음식점을 찾아간 것 같고 몇몇은 아직도 자고 있는 모양이다.

메뉴판에 몇가지 음식이 있었지만 무엇을 먹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딸과 나는 여행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초르바를 먹어 보기로 했다.

초르바는 터키 스프를 일컫는 말로 오늘 나온 초르바는 나중에 책에서 찾아보니 메르지멕 초르바스란다.

렌즈콩(인도의 콩 종류)으로 만든 스프로 삶은 콩에 계란 노른자와 우유, 버터를 넣어 부드러운 맛을 가진 스프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이라고 쓰여 있다. 한국인들이 들어오니 주인 아저씨가 알아서 이 스프를 준 모양이다.

값도 2리라이니 저렴한 편.

하지만 딸아이는 입에 안맞는다고 먹지 않겠단다.

하는 수 없이 딸아이에겐 1리라짜리 우유 한잔을 시켜줬더니 에끄맥(빵)과 함께 잘 먹는다.

에끄맥은 무료인데 맛도 좋고 원하면 얼마든지 더 준다고 하니 인심 한 번 후하다.

잠자린 그리스에서보다 불편하지만 먹는 건 그리스에서보다 훨씬 잘 먹을 수 있겠다는 좋은 예감이 든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끝낸 우리는 이스탄불 여행의 첫 코스인 아야 소피아(하기야 소피아)로 향한다.

 아야 소피아야말로 누가 뭐래도 이스탄불의 상징이 아니던가. 

 

낙후된 시설임에도 우리 숙소를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또 한가지 이유는

이스탄불을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는 거다.

덕분에 이스탄불에서는 대중교통 많이 이용하지 않아 교통비는 아낄 수 있었다.  

 

 

 

 

 

 

숙소에서 나와 트램길을 따라 600~700m 정도만 걸으면  성 소피아 성당이 나온다.

가는 길에 슈퍼마켓에서 음료수와 약간의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는 우리들.

'그렇게도 수시로 드나들었던 슈퍼마켓이었건만 사진은 왜 한 장도 남기지 않았을까??' 

 

 

 

 

 

 

 

이스탄불의 교통은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한 것 같다.

지하철 공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도시 전체가 역사적 유물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란다.

 

 트램이 지나가고 트램길 위로 다시 시티투어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정체 모를 두 건물

 

오고 가며 볼 때마다 궁금증을 자아냈던 두 건물.

특히 경찰이 지키고 있는 뒷쪽 사진 속의 건물은 그 정체가 정말 궁금했는데 그 어디에서도 단서를 찾아낼 수가 없다.

"혹시 누구 아시는 분 없나요?"

 

 

 

 

 

 

 

드디어 멀리 아야 소피아가 보이기 시작한다.

 

 

 

 

 

 

 

 

귤하네 공원으로 가는 길(왼쪽)

오른쪽으로 가면 고고학 박물관과 톱카프 궁전으로도 갈 수 있을 것이나 그 쪽으로는 가보지 않아서...-_-;  

 

 

 

 

 

 

 

길은 좁지만 다행이도 술탄아흐멧 지구의 교통량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닌 것 같다.

'베아짓 지구 쪽부턴 교통량이 많아 보이던데...' 

'무슨 교통 정책을 쓰고 있는 것일까??  아님 알아서...???'

 

 

 

 

 

 

드디어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아야 소피아 성당 앞에 도착했다.

매번 여행 때마다 구시가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관광용 마차를 이스탄불에서도 예외없이 만났다.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지금 시각 10시 20분.

조금 더 서둘러야 했었나 보다.

 

 

 

 

 

 

"미쳐 미쳐."

 그리스보다 터키 물가가 싸기 때문에 터키 여행 경비가 훨씬 덜 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경비를 준비했는데 8월1일자로 터키내 명소들의 입장료가 대부분 100% 인상되었다는 거다.

"이런 법이 어딨니!"

"인상을 하더라도 서서히 인상을 해야지 하루 아침에 100%인상이 뭐냐구." 

"배짱 튀기는 거야?"

게다가 그리스에선 18세미만인 경우 무료 입장이 많아서 톡톡히 혜택을 봤는데 터키에선 그런 것도 거의 없고...

어쨋든 10리라였던 아야 소피아 성당의 입장료가 20리라로 인상되어 딸아이와 함께 40리라를 주고 티켓을 구매했다. 

 

터키 정부의 횡포(?)로 인해 여행 경비에 차질을 빚게 된 우리는 터키여행내내 자금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 거지 같은 마음으로 궁핍한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다음 편엔 하기야 소피아 박물관(아야 소피아 성당)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