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터키(完結)

(이스탄불)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의 궁전 톱카프

ⓡanee(라니) 2008. 11. 5. 00:59

2008년 8월 7일 (목)

 

 

 

 

Ranee in Istanbul

-톱카프 궁전-

 

 

 

 

점심 식사를 마친 우리는 돌마바흐체 궁전이 건설되기 전까지 약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술탄들이 거주하였

던 궁이라는 톱카프(터키어로 톱은 대포, 캅은 궁전을 뜻한다고 함)로 향했다.  지금은 궁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으로  영화로웠던 오스만제국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는 곳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톱카프로의 짧은 여행을 시작해 볼까?   

 

 

 

 아야소피아 (Ayasofya) 성당의 뒤편으로 돌아가 곧게 뻗은 길 끝을 바라보니 궁전의 입구인 '제국의 문'과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제국의 문 바로 앞에는 정자풍의 아름다운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18세기 초에 지어진 아흐멧 3세의 이 있는 정자로 투르크 로코코 건축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건물이라 한다. 사전 지식이 있었더라면 이 건물도 꼼꼼히 챙겨 보는건데 사전 지식이 부족했던 탓에 사진 몇 장 찍는 걸로 끝내고 나는 오로지 톱카프 궁전을 향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발걸음을 내딛었다.     

 

 

 

 제국의 문

 

 

 

 

 

 제1정원

  

톱카프의 첫번째 문인 제국의 문을 들어서면 제 1정원이 나온다.

   

 

 

 

 

 

제1정원의 오른쪽으로는 포스프러스 해협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성 이레네('성스러운 평화'라는 의미) 성당이 보인다.

성 이레네 성당은 아야 소피아가 세워지기 전, 총 주교좌 성당이었다고 하며 현재 보이는 건물은 아야 소피아와

함께 ' 니카의 난' 때 불탄 것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제 1 정원(예니체리 정원)에서 만난 길 고양이들.

흰 고양이도 주인 없는 고양이일까?

' 길 고양이치고는 넘 깔끔하잖아.'

  

 

 

 

 

 제1정원 (예니체리의 정원)

하늘은 맑고 나무는 울창하고...

'아~ 좋아라.'

 

 

 

 

 

 

 제1정원을 걷다보니 톱카프의 두번째 문이 나타났다. 사진 속에서 수없이 보았던 바로 그 문.

제1정원까지는 입장료 없이 볼 수 있지만 제2정원으로 들어서기 위해선 티켓 판매소에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야 소피아가 10리라에서 20리라로 입장료가 오른 것처럼 이 곳 또한 10리라에서 20리라로 입장료가 올라 있다.

하렘 입장 티켓도 따로 구입해야 하고 나와서 고고학 박물관도 관람해야 하는데 그러면 오늘 하루 입장료만 도대체 얼마냐구...

딸 아이하고 2인분이니 속된 말로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톱 카프 안내도

여기엔 아직도 Normal Tour 10리라로 안내되어 있는데...ㅜㅜ

 

 

 

 

 

 

 

 

티켓 판매소에서 본  톱카프 궁전의 두번째 문이다.

좌우의 첨탑이 인상적인 이 문은 톱카프 궁전의 중앙문으로 현재는 궁전의 입구로 쓰이고 있으며 예절의 문이라고도 한다.

왼쪽 탑은 감옥으로, 오른쪽 탑은 감시초소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죄인들의 참수형이 이 앞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술탄 이외의 사람은 비록 손님이라 하더라도 이 곳에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톱카프의 두번째 문 앞에서 티켓을 들고 기념 샷, 찰칵~

 

 

 

 

 

 

 

 

 제2정원

 

 

 

우측의 매표소에서 구입한 티켓을 들고 두번째 문으로 들어 가면...

 

 

 

잘 다듬어진 화단과 푸른 잔디가 있는 제 2정원이 나타나지만

우리는 검색대(X선 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제2정원으로 들어설 수 있다.

 

 

 

 

 

 

 

톱카프 궁전 모형

 

 

 

 

 

 

제2정원의 왼쪽으로는 하렘정의의 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주방(현재 동양자기전시실)이 있으며

앞 쪽으로는 제3정원으로 들어설 수 있는 세번째문인 행복의 이 보인다. 

 

 

 

 

 

 

정의의 탑이라 불리는 제2정원의 삼각 지붕 탑은 궁전 내부를 감시하는 망루로서 메흐멧2세 때부터 이 곳에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 속에 여러 차례 수정되어 현재의 탑은 메흐멧2세 때의 모습이 아니라 19세기 중반 압둘 메지드1세 때의 것이라고.

탑 아래 건물은 대신들이 매일 같이 출근하여 회의를 열거나 다양한 정책을 짜내던 장소인 의사당으로

약 400년 전, 오스만 터키의 정치가 바로 여기에서 결정되었다고 한다.

  

 

 

 

 

 

 

 하렘은 독립된 박물관으로 취급되고 있으므로 별도의 티켓을 구입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일단 하렘 관람을 뒤로 미루고 주방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제 2정원의 오른쪽에는 굴뚝이 딸린 큰 주방이 자리잡고 있는데

천장이 돔으로 된 10개의 큰 방과 28개의 굴뚝이 있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수많은 사람들이 생활 했음을 알수 있다. 

좁고 긴 주방은 현재 톱카프 궁전이 소장하고 있는 동양 자기를 전시하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국. 일본 도자기 전시실 

톱카프의 동양 자기 컬렉션은 너무도 유명하다.

중국 도자기는 10,358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 청자가 10,354점, 원이나 명나라의 각종 도자기가 3,209점, 청나라 도자기가 5,795점이라 하며 일본 도자기 소장수도 700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유명한 도자기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수집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록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다만 이 도자기들이 수집용이 아니라 궁전 내 식사용으로 구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할 뿐이라고.  중국 도자기가 많이 사용된 것은 그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 그릇에 독이 있는 음식을 담으면 색이 변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데 당시 청화접시 한 개의 가격이 쌀 66가마니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오스만 제국의 위세가 어떠했는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모든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중 아주 일부만이 주방에 설치된 케이스 안에 전시되어 있는데

전시물에는 접시며 항아리며 큰 것이 많다.

 

 

 

10여명 정도가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가운데 큰 접시에 놓인 음식을 각자가 스푼으로 떠먹고 있는 식사 장면을 담은

세밀화를 보면 당시 왜 이런 큰 접시들이 필요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유럽 도자기 은제품 전시실

유럽 여러 국가의 은제품과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는데 일용품임에도 매우 화려하다.

 

 

 

 

 주방 도구 전시실

과거 수백명이 넘는 요리사가 종사했으며, 4,000~5,000명의 식사를 만들었다는 주방.

주방 도구 전시실에는 지름 1.5m의 냄비 등 당시의 거대한 조리 도구가 남아 있다.

 

 

 

 

주방유적

 

 

 

 

 

 

 

 

 제3정원

 

 

 

주방 유적을 나와 제3정원으로 가기 위해 행복의 문을 지난다. 

행복의 문을 지키던 인상 좋은 문지기..

 

 

 

 

로코코 양식의 행복의 문을 지나면 정면에 알현실이 보인다.

 건물은 메흐멧2세 때 지어졌지만 장식은 19세기 때의 것이라 한다.

 

 

알현실

술탄이 외국 사절 등과 회견을 할 때 사용되거나

의사당에서 회의를 끝낸 대신들이 의사에 관해 술탄에게 보고할 때 쓰던 방이란다. 

 

 

 

 

 

 

아흐멧3세 도서관과 도서관 앞 계단

 

 

 

 

 

 아흐멧3세 도서관 내부

 아흐멧3세는 문인, 서예가, 시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튤립 시대'를 만든 인물이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하니 도서관을 세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성향의 그였기에 정치에서는 아마도 신통치 못했던 모양이다.

예니체리 부대의 반란으로 술탄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니 말이다.   

 

 

 

신도서관

아흐멧3세 도서관 맞은편 왼쪽의 건물은 환관들을 위한 모스크였는데

나중에 도서관이 되었기 때문에 신도서관이라 불린다.

신도서관의 뒤는 하렘으로 이어진다.

 

 

 

 

 

아흐멧3세 도서관의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의상 전시관과 보석관이다.

 

 

 

 

 

의상전시실에는 역대 술탄의 의상이 전시되어 있는데 술탄의 의상이니 당연 화려하고

비싸게 보이는 것은 언급을 안해도 짐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것은

의상들의 목부분이 아주 작게 파여 있어 마른 여자가 입기에도 힘들어 보였는데 그것을

어떻게 술탄들이 입을 수 있었을까 하는 거였다.  보는 내내도 그랬지만 지금 봐도 역시

미스테리다. 

안타깝게도 의상전시실보석관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이 없다.

경찰인지 경비인지 모를, 하여튼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어 새가슴인 나는 혹시

몰래 사진 찍다 걸려 망신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싶어 유명한 보석들은 아예 사진 찍을 엄

두도 못내봤고 겨우 요거 하나 몰래 촬영하는데도 가슴을 두근거려야 했다.  그렇게 찍은

보람도 없이 흔들려 버려 잘 알아볼 수도 없는 사진이 돼 버렸지만...ㅠㅠ

 

 

 

 

 

 

 

보석관은 톱카프 궁전 내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라 사람들로 매우 북적인다.

 이 곳엔 주먹만한 다이아몬드를 비롯하여 온갖 금은보화가 가득한데

장신구뿐만 아니라 침대와 의자 등 일상적인 가구에도 빼곡히 박힌 다이아몬드나 온갖 장식물들은

오스만 제국의 영화로왔던 시절을 말해주려는 듯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의상 전시관 쪽에서 본 알현의 방과 아흐멧3세 도서관

 

 

 

 

 

 

 

 

수많은 보석들이 전시된 보석관을 보고 나오면 보스프러스 해협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가 나타나는데

시원한 전망이 환상적이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보스포러스 해협

 보스프러스 해협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전망을 감상한 후 세밀화와 칼라그래피, 시계 전시실, 성 유물 전시실 등을 차레로 관람하였으나 이 곳들 또한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석달 정도 되었는데 벌써 많은 기억들이 가물 가물 흐려지고 있어 사진이 없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 사진을 찍을 여건이 되지 않았었던 건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던건지.....     

  

 어쨋든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석관을 먼저 찾는다면 터키 관광객과 이슬람교 신자들은 단연 마호멧 유품 전시실로 몰려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슬람 성지인 메카(사우디아라비아)에도 없는 마호멧의 유물이 바로 이 곳에 있기 때문.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아라비아 원정 당시의 전리품으로 이곳에 옮겨지게 된 것들이라고 한다. 지금은 메카에서 아무리 간청을 해도 절대 이곳을 떠나 이동 전시하지 않는 국보 중에 국보라고.

 

 

 

 

 

 

 제4정원

 

 

 

 

 

 제3정원의 통로를 빠져 나가면 제4정원이 나오는데 이 곳에는 3개의 쾨슈큐(정자)가 있으며...

 

 

 메지디에 쾨슈큐(콘야르 레스토랑)

오른쪽 안의 갈라타 교 근처에는 전통의 로칸타, 콘야르가 있어 보스프러스 해협을 오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단다. 나하곤 역시 상관 없는 일이지만...ㅎㅎ 

 

 

 

 

 

 무라트 4세의 바그다드 쾨슈큐(정자)

 쾨슈큐 중 가장 아름다운 쾨슈큐인 바그다드 쾨슈큐로 왼쪽 안에 있다.

무라트 4세의 바그다드 공략(1638년)을 기념하여 건축되었으며 내부는 상감 세공으로 장식되어 있다.  

 

 

 

 

레반 쾨슈크(레반관)

 내부 장식이 아름다운 레반관은 무라트 4세가 레반을 정복한 것을 기념하여 1635년에 세운 건물로

골든 혼 해협과 보스프러스 해협이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장관이다. 

보기에도 시원한 연못이 있으며 그 옆에는 눈부신 금박 지붕의 정자(이프타리예)가 있다.

 

 

 

이프타리예와 골든혼

이브라힘 1세(재위 1640년~1648년)가 이프타리예(단식이 끝난 다음 첫 식사를 하는 곳)로 만든 곳이란다.

골든혼이 보이는 이런 전망 좋은 곳에서, 게다가 단식이 끝난 후의 첫 식사라니...과연 그 맛이 어땠을까... 

 

 

 

 

 

 

 

제3정원에서 본 아흐멧3세 도서관 

 제 4정원까지 구경하고 되돌아 나가는 길...여기는 다시 제3정원이다.

정원 여기 저기에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꽃들이 참 보기 좋다. 

 

 

 

 

 

제3정원에서 본 주방 쪽 모습 

여기는 제3정원의 알현실 앞이고... 

 

 

 

 

 

 

 

제2정원에 이르러 뒤로 미뤄두었던 하렘을 관람하려하였으나,

아차차!!!  매표소 문이 닫혀 있다.

막연히 5시까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4시까지였던 것.

"쳇, 4시면 너무 이른 거 아냐?"

시간을 이리 체크 안한 우리의 불찰은 생각지도 않고 괜히 궁시렁 궁시렁...

"본의 아니게 돈이 굳었네. 잘 됐지 뭐. 별 거 없을 거야."

애써 마음을 다독이며 우리는 우리가 입장 티켓을 사들고 들어왔던 예절의 문으로 향하고 있다.

퇴장 시각이 다 되어 감에도 아직 검색대를 통과하여 입장하는 사람들이 몇몇  보이는 것 같다.

'아닌가??? 아님 말구,^^;'

    

 

 

 

 

 

 

그리고 제1정원...

톱카프 궁전을 보고 고고학 박물관을 관람할 계획이었는데 고고학 박물관도 이미 문을 닫은지라 뒷날로 미뤘다가

결국 고고학 박물관도 관람할 수가 없었다.

이스탄불을 3일만에 본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좀 더 시간을 쪼개 썼더라면 불가

능한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는데 첫날 여럿이 함께 다니다 보니 낭비된 시간이 많은 듯 하기도 하다.

일행이 있는 여행은 외롭지 않고 도움 받을 일이 많아 좋지만 가끔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없어 안타깝다.

 

    

 

 

 

 

 

 제1정원을 지나 제국의 문을 나서니 정면으로는 블루 모스크가 오른편으로 아야 소피아가 다시 날 맞아 준다.

 

 

 

 

 

 

 

사람들이모여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과일 껍질을 기계로 깎고 있는 상인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과일을 파는 건지 기계를 파는 건지...갸우뚱...

신기하긴 하다. 

 

 

 

 

궁전 앞 상점들

톱카프 궁전에서 아야 소피아로 이어지는 길 옆의 상점이다.

궁전 밸리 댄스할 때 입는 옷도 보이고 터키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도 보이고...

 

 

 

 

 

 

 

돈이 궁하긴 했지만 그래도 자그만 기념품 정도는 사올 걸 그랬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