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터키(完結)

(이스탄불) 화려함의 극치, 돌마바흐체 궁전

ⓡanee(라니) 2008. 11. 29. 20:36

2008년 8월 8일 (금)

 

 

 

 

Ranee in Istanbul

-돌마바흐체 궁전- 

 

 

 

쇠퇴할대로 쇠퇴해진 오스만제국 말기, 오스만 제국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을 모방해 베르사유 궁전보다 더 화려하게 지었다는, 그래서 그로 인한 빚더미가 오스만 제국의 몰락을 가속화 시켰지만, 결국 그 후손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보며 살고 있는, 역사 속의 아이러니, 초호화판 돌마바흐체 궁전으로의 여행을 시작해 보자.

 

 

 

 

내가 여행에서 재미있어 하는 것 중 하나는 그 나라의 대중 교통을 골고루 이용해 보는 거다. 어제는 하루 종일 구시가지만 돌아다녔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 기회가 없었지만 오늘은 신시가지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에 가기 위해 트램을 이용할 기회가 생겼다.

우려했던대로 아침 10시경이나 돼서야 출발! (귤하네 공원으로 아침 산책 다녀오길 정말 잘했지 싶다.)  

<시르케지 트램역>에서 타는게 더 가깝지만 슈퍼마켓에 들렀다 가기 위해 역방향인 <알라이코슈큐 트램역>으로 향한다.

슈퍼마켓에서 간단한 음료와 먹거리를 장만한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한 때 사용됐던 <토큰>이라는 것과 유사한 <제톤>을 1.4리라를 주고 구입하여 트램역을 통과한 후 트램에 승차했다. 돌마바흐체 궁전까지는 겨우 다섯 정거장...<시르케지 역>, <에미뇌뉴 역>, 그리고 어제밤에 걸어서 건너갔다왔던 <갈라타 다리>를 지나 세 정거장을 더 가니 종점인 <픈득클르 역>이다.

<픈득클르 역>에서 내려 약간 걸으니 <카바타쉬 부두>가 보이고 <보스프러스 해협>에 접해있는 <돌마바흐체궁전><보스프러스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궁전 앞 시계탑

<돌마바흐체 궁전>을 향해 걷다보니 궁전의 정문 못미처에 시계탑이 하나 보인다.

<니코스 발리안>이 1853년에 만든 것으로  27m의 높이에 네단으로 되어 있으며

탑의 네 면 모두에 시계가 있어 시계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시계는 모두 프랑스 산이라고.    

 

 

 

 

 

궁전 정문

어제 보았던 <톱카프 궁전>이 터키다운, 그리고 동방적인 요소가 강하게 배어 있는 건물이라면

<돌마바흐체 궁전>은 톱카프 궁전과는 전혀 다른 건물임을 궁전의 정문만 보고도 알겠다.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어야 어울릴 것 같은 건물이다.

 

 

 

 

 

티켓을 사려는 긴 행렬

좀 더 서둘렀어야 하는 건데...ㅜㅜ

어제 <아야 소피아>에 입장하려고 섰던 줄은 줄도 아닌 것 같다.

입장료가 100% 인상이 되던말던 간에 이렇게 관광객들의 수가 넘쳐나고 있으니 터키 당국이 베짱을 부릴만도 하지 싶다. 

 

 

 

 

 

 

티켓을 사려고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근위대로 보이는 병사들이 열을 맞춰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런던, 프라하, 방콕, 아테네 등에서 이미 여러 차례 근위병 교대식을 경험한지라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보게 되는 여유...음하하하.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이 또한 구경거리인지라 어느새 줄은 흐트러지고 어수선한 상황,

우린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우리보다 앞에서 줄을 서고 있던 다른 일행들에게 슬그머니 다가가서 함께 섰다.

내 일생에 최초로 해본 새치기였던 듯.....(뜨끔)

그것도 혼자라면 사실 못했을지도 모르는데 같이 서있던 일행과 함께라 가능했다.

I'm Sorry.

 

 

세계에서 가장 군기가 잘 잡혀 있다는 터키 위병

 

 

 

 

 

 

 

긴 줄이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고 드디어 20리라를 주고 하렘까지 볼 수 있는 입장 티켓을 구입했다.

궁전 내부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에 부착하는 촬영권(6리라)도 함께.

그래도 입장료가 100% 인상된 <아야 소피아><톱카프 궁전>에 비하면

<돌마바흐체 궁전>만은 그나마 입장료가 오르지 않았으니 촬영권을 따로 구입하는 것쯤은 눈 감아 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티켓을 사는 동안 그늘에 앉아 쉬며 찍은 사진

보통은 왼쪽 시계탑 아래에 있는 여인들처럼 긴 옷에 히잡만 쓴 여인들이 많은데

가끔은 오른쪽 여인처럼 완전무장한 여인들도 볼 수 있다.

검은 옷과 천으로 온 몸과 머리는 물론 코와 입을 가린 것도 부족해 검은 선글라스로 눈까지 가려 버린 그녀.

조금은 무서워 보여 쳐다보아도 안될 것 같았지만 용기를 내 딸 아이를 찍는 척하며 그녀도 함께 사진에 담았다.

평생을 저리 살아야 한다니...그녀들의 속내가 참 궁금해진다. 

 

 

 

 

 

화려한 정문을 지나 또하나의 작은 문

 

 

 

 

 

 

돌마바흐체 궁전이 있는 자리는 17세기 초부터 오스만 제국 술탄들의 별장이 세워졌던 곳으로 <돌마바흐체>에서 "돌마"

는 "꽉찼다"를 의미하고, "바흐체""정원"을  뜻하는 말이라니까 <돌마바흐체>란 이름은 보스러스 해협의 조그마한

만을 메우고 정원을 조성하만든데서 비롯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유럽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현재의 호화로운 건물은 술탄 압둘메지드 1세(1839~1861)에 의하여 19세기 중반에 지어

진 것인데 압둘 메지드 1세는 톱카프 궁전에서 이곳으로 이사한 후 채 5년도 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고 하며 오스만 제

국 말기의 술탄들이 톱카프 궁전 대신 이곳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궁전의 분수대

잘 가꾸어진 나무와 화초로 뒤덮인 정원의 연못에선 분수가 물을 뿜고 있다.

 

 

 

 

 

 

 

보스프러스 해협의 유럽 쪽 해변가를 따라 300m쯤 길게 뻗어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의 바다쪽을 향한 문들

술탄들이 이 곳에서 배를 타고 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정문과 비슷한 모양의 또 다른 문 

터키 고유의 건축에 유럽 양식을 받아들인 궁전이라는 <돌마바흐체 궁전>.

하지만 어느 부분이 터키 고유의 건축 양식을 하고 있다는 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겉에서만 보기엔 아무리 봐도 유럽의 궁전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데 말이야.

 아마도 대칭으로 되어 있는 내부 구조가 터키 고유의 건축 양식 아닐까??

 

 

 

  

 

 

돌마바흐체궁전은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없고 그곳에 배치된 가이드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가이드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어느 정도 사람이 모이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시에 움

직이는 식이다. 궁전 내부를 관람하려면 모스크에 들어갈 때처럼 신발을 벗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곳

에서 나누어 주는 분홍 비닐 덧신을 신발 위에 덧씌워야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중에 찍은 사진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은 어쩌면 다 이렇게 귀여운지...

'저 동글동글한 눈 좀 봐.' 

 

 

 

 

 

● 셀람 투어 

 285개의 방, 43개의 연회장, 6개의 욕실과 테라스, 내부 장식품들이 너무나 호화스러워 세상의 사치스런 것은 다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 돌마바흐체 궁전.... 카펫의 나라인 만큼 궁전 안에 있는 카펫, 커튼, 소파커버 등은 주로 헤레케의 왕실 공방에서 만든 터키제라고 하며 가구와 샹들리에는 유럽에서 주문한 것으로 일부는 외국이나 외국 왕실이 선물로 보낸 것이라 한다.  

궁전 관람을 하다보면 마치 샹들리에 전시장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휘황찬란하고 다양한 샹들리에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즐겁지만 이미 유럽여행을 경험했다면 터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톱카프 궁전에 비해 유럽의 어느 궁전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 강한 돌마바흐체 궁전은 눈요기는 될지언정 큰 감흥은 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1층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Hall 

나무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깔아놓은 카펫 위로 조심 조심 걸어 들어서면 베르사유나 쇤부룬 궁전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궁의 내부와 만나게 된다. 궁전의 내부는 좌우 대칭으로 되어 있는데 형태만 좌우 대칭이 아니라 소파

나 테이블, 그림 같은 소품들도 좌우가 동일하게 놓여 있다.

궁전 내부의 곳곳에는 유명한 그림들이 수없이 많이 걸려 있는데 소장하고 있는 그림이 너무나도 많아서 주기적으로 그림들

을 교체한다고 하나 위 사진 속에 있는 그림,  이 그림 하나만은 교체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그림은 이슬람 신도라면 평생에

한번은 꼭 해야 하는 성지순례를 그린 것으로 그림에는 귀족부터 거지까지 평등하게 다 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성지순례를 하

는 광경이 그려져 있다.

 

 

 

 

 

 

 

 크리스탈 계단

천장에 매달려 있는 샹들리에는 프랑스의 바카라제로 2.5t의 무게에 달한다고 하며

계단의 난간 조차 크리스털로 제작되어 있음이 매우 눈에 띈다.

 

  

 

Ambassadors Room (접견실)의 전체적인 모습

관광객들에게 가장 유명한 곳으로 '크리스탈 계단의 홀'이라고 알려진 접견실은

돌마바흐체의 여러개의 방 중에서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입구엔 중국일본에서 선물한 대형 도자기가 부를 상징하고 있고  바닥엔 러시아 황제가 선물했다는 커다란 곰가죽

깔려 있으며 한 쪽엔 프랑스의 나폴레옹 3가 선물했다는 피아노도 있다. 네 군데 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크리스탈 벽난

는 불을 피우면 그 불빛을 제각각 반사하여 방안이 온통 무지갯빛으로 가득 찼다고 한다.  

샹들리에, 벽난로, 도자기, 금박의 벽장식들...화려하지 않은게 없어서 눈이 어지럽고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

다. 화려한게 한데 모여 있으니 아무래도 저마다 그 가치를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듯. 

이 방에 있는 시계 또한 나폴레옹이 선물했다는 시계 같은데 이 시계 또한 돌마바흐체의 다른 시계들처럼 9시 5분에 멈춰있

다. 터키 공화국을 창설한 케말 아타튀르크가 서거한 시각인 9시 5분에.

 

 

Ambassadors Room

납작 엎드려 환영 인사를 건네고 있는 바로 이 두개의 곰가죽이 러시아 황제가 선물로 보낸 것

 

 

 

 

 

 

 

 

Reception Room

 온통 붉은색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Red Room>, 즉 <빨간 방>이라고도 하는 이 곳은

 주로 술탄이 대사들과의 긴밀한 만남에 사용했던 방이라고 한다.

  

 

 

 

 Guest room (?)

 

 

 

 

 

 

 

 

 

 

 Caliph abdulmecid library

술탄의 서재로 이용되던 곳

 

 

 

 

 

 

 

 

돌마바흐체 궁전을 지은 압둘메지드의 초상화와 다른 술탄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방.

 

 

 

 

 

 

 

 

 

 

 

 

Sultan's room in the Harem 

 

 

 

 

 

 

 

 

 

 

 

 

 

 

 

 

 

 

 

 

 

Head maid's room (?)

 

 

 

 

 

 

 

금과 은, 옥등으로 만들어져 화려하기 그지없는 식기들

 

 

 

 

 

 

대연회실(황제의 방)

     돌마바흐체 궁전 관람 코스에서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곳이자 돌마바흐체 궁전의 하이라이트인 대연회실(황제의 방)이다.

이 방에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선물했다는 샹들리에가 천장에 매달려 있는데, 이 샹들리에는 무게가 무려  4.5톤이나

되고 750개의 전구로 이루어져 있는 세계 최고의 샹들리에란다.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는 천장은 돔처럼 보이지만 기묘한

화법으로 눈속임을 한 것으로 실제로는 평면이라고. 정말 깜빡 속았다.

켜진 샹들리에는 정말 더 볼만했을텐데 전력 소모가 너무 커서 보통은 저렇게 꺼놓고 있는 모양이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였던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대연회실을 감상하고 밖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펼쳐져 있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볼 수 있다 .

 

 

 

 

 

● 남성 출입금지 구역, 하렘

 하렘도 셀람처럼 가이드 투어로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셀람 투어를 마친 우리는 잠시 쉰 후 다시 가이드를 따라 하렘으로 들어갔다. 하렘은 '금기'를 나타내는 아랍어 하람에서 온 말로 술탄 외의 남자들은 들어갈 수 없는 금남의 구역으로  4개의 큰 홀과 작은 방들로 되어 있었는데 셀람보다는 좀 더 어두운 느낌이었다.

 

 

 

 

Entrance hall 

 

 

 

 

 

 

 Royal woman's apartment

 

 

 

 

 

 

  

 

 

 

 

 

 

 

 

 

 

 

 

 

 

 

 

 

터키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터키 공화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가 사용했던 방으로

그는 하렘에 있는 이 침실에서 1938년 죽음을 맞이했다.

 

 

 

 

 

 

 

 Bedroom

 

 

 Guestroom(?)

 

 

 

 

Japanese salong 

 

 

 

 

 

 

 

 

 

 

 

Maid's room

 

 

 

 

 

 

 

 

 

 

 화려하디 화려한 것을 장시간 보았더니 솔직히 눈이 좀 피로하다.

배도 슬슬 고프고...

오늘 점심은 또 어디서 해결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