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터키(完結)

(이스탄불) 이스틱크랄거리에서 만난 자유, 갈라타탑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

ⓡanee(라니) 2008. 12. 3. 22:44

2008년 8월 8일 (금)

 

 

 

 

Ranee in Istanbul

-이스틱크랄 거리 & 갈라타 탑-

 

 

 

 

 

탁심 광장에서 갈라타 탑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중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이스틱크랄 거리>로 들어섰다.

<이스틱크랄 거리>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반짝이는 거리>란다. 

터키 공화국 출범 당시 터키의 독립을 기념하고 터키 공화국의 반짝이는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참 예쁜 이름이다.

 

이스틱크랄 거리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찐 옥수수.

점심을 샐러드로 간단히 해결한 탓도 있겠지만 울 나라에서도 먹던 거라 생각할 것도 없이  땡긴다.

게다가 값도 저렴하여 1리라밖에 안된다는 거.

입에 맞는 먹거리가 입속으로 들어와 위장을 채우니 너무도 행복하다.

 

 

 

 

 

 

 

옥수수를 먹으며 거리를 걷다가도 나는 여전히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정신은 이미 옥수수에 팔려있었기에 내가 찍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듯.

그렇게 먹어보고 싶었던 쿰피르였는데 사진을 찍으면서도 몰랐다니....

 

 

 

 

 

 

 

어슬렁 어슬렁 걷고 있는데 트램 바이(노면 전차)가 뒤쪽에서 달려오고 있다.

달린다기 보단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라나.

이스탄불에 오면 꼭 보고 싶던, 그리고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던 모습이다.

구시가 쪽에서 보던 파란색의 현대식 트램과는 비교도 안되게 매력적이다.

'잠깐이라도 타볼걸 그랬나???'

 

 

 전차의 끝에서 '매달리기 놀이'를 하는 장난꾸러기 소년들 

'이렇게 아이들이 매달려 가는데도 굳이 말리거나 야단치는 어른이 없는 걸 보면 그다지 위험한 행동은 아닌게지. '

 

 

 

 

 

남자 속옷 상점

이스티크랄 거리엔 명품 브랜드 부띠끄나 카페, 레스토랑, 서점, 은행, 이런 것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더군.

(호호........... 민망하기도 하여라.)

일단 시선을 잡는데는 성공한 것 같은데 매출도 많이 올리려나 모르겠다.

 

 


 

 

 

 

구경삼아 몇몇 옷가게를 들락거리며 걷다보니 어느새 갈라타사라이 고교가 있는 갈라타 광장까지 왔다.

언뜻 궁전의 정문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모습의 갈라타 고교

오스만 제국 말기, 프랑스의 왕립학교를 모델로 만든 근대식 학교로 오스만 시절엔 왕족들과 귀족의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였고

공화국 초기엔 이 학교 출신들이 정부와 학계에 많이 진출하여 명문 사립으로 이름을 날린 학교라고 한다.

 

근처에 있다는 어시장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을 집필하기 위해 머문 것으로 유명한

<페라 팰리스 호텔>을 찾아가 보고 싶었으나 어시장은 지도에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찾기를 포기해야 했고

<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와 같은 것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딸 애를

<페라 팰리스 호텔>까지 끌고 간다는 것 또한 무리가 있어 난 또다시 나의 욕심을 접은채 그저 앞으로만 걸어야 했다.  

 

 

 

 

 

 

그러고 보니 이 곳, 이스틱크랄 거리는 이스탄불의 다른 곳들에 비해 조금은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히잡을 쓴 여인이나 외투 같은 겉옷으로 몸을 가린 여인들의 모습이 현저히 적게 눈에 띄는 거리.

내가 느낀 것은 '자유로움'이었을까?

 

 

 

 

 

 

   실크 스카프 매장

 값이 꽤 나갈 것 같은 스카프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스카프는 내가 관심을 갖고 보는 아이템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현재 가난한 여행자의 신분인지라 선뜻 들어가 구경해 볼 욕구마저 생기지 않는다.

 

 

 

 

 

 

갈라타 고등학교에서 한 50m쯤 더 내려간 곳에서 성 안토니오 교회로 불리는 카톨릭 성당을 만났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라고 한다.

한집 건너 하나가 자미(모스크)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스탄불에서 성당을 보게 되다니... 

정말 색다른 느낌이다.

 

 

 

 

 

그림 속 트램을 타고 있는 귀여운 아이가 쓰고 있는 노란 모자가 이 거리의 곳곳에 걸려 있던 걸 보았다.

무슨 의미인지,  도대체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 건지...

난 지금도 그것이 궁금하다. 

 

 

 

 

 

터키 등, 터키 그릇 등등...터키를 상징하는 물건들이 많았던 상점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를 파는 곳들

 

 

 

 

 

대부분 쇼를 보여주지 않고 팔던데 이 곳에선 제대로 아이스크림 쇼를 보여주길래 한참을 서서 보았다.

하지만 돈을 아끼느라 사먹지는 못했다는 거.

지금 생각하니 그거 얼마나 한다고 사먹지 못했나 싶지만

그 때는 정말 2배로 올라버린 입장료들로 인해 구멍이 나버린 나의 주머니 사정 때문에 한 푼이 아쉬웠던 때였었다.  

 

 

 

 

 

 

 

 

이스틱크랄 거리를 지나 멀리서 보기만 하던 갈라타 탑에 이르렀다.

이스탄불을 한 눈에 보려면 사실 이 갈라타 탑에 올랐어야 하지만

한 번 오르는데 10리라, 딸과 둘이 오르면 20리라, 우리나라 돈으로는 2만원 돈이니

아이스크림도 못 사먹고 아끼고 있는 처지로 볼 때 이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 때는 말이다.

5리라 정도였으면 분명 올라 갔을 것 같은데...

  

 

 

 

 

 

이 여인네도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는 중일까???

  

 

 

 

 

 

탑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증명 사진 한 장쯤은 남겨 두어야 할 것 같아

딸 아이를 강제로 세워 놓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곤 이내 미련을 버리고 갈라타 탑을 떠나는 우리. 

 

 

 

 

 

 

 이제 우리는 이 언덕을 내려가 갈라타 다리로 향한다.

 

 

 

 

 

 

 

 

멀리 자미들이 보이는 것을 보니 갈라타 다리 근처에 다다른 듯.

 

 

 

 

 

 

 

갈라타 다리다.

돌마바흐체궁전부터 이 곳까지... 참 많이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