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터키(完結)

이스탄불에서 셀축까지...

ⓡanee(라니) 2008. 12. 6. 23:36

 

 

이스탄불에서 셀축까지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던 야간 이동이 있는 날이다. 오늘 하루만도 아니고 오늘에 이어 내일까지 연달아 이틀 간의 야간 이동.

힘든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름이라 제대로 씻지 않으면 몰골도 말이 아닐텐데....이것 저것 걸리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여행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이다. 현지 음식 적응도 잘 못하고 보기완 다르게 예민해서 불면의 밤을 보내기 일쑤인데다가 평발에 가까워 걷는 것도 무지 힘들어 한다. 날 아는 이들은 사서 고생한다고 간혹 날 나무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는 여행이 주는 행복의 크기가 여행이 주는 고통의 크기에 비할 바가 아니게 크기 때문이다. 

 

 

 

 

 

 

 

 

다시 되돌아 올 거지만 우리는 일단 이스탄불을 떠나 셀축행 야간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향한다.

 

 

 

 

 

 

차에  몸을 싣고 이스탄불의 이름 모를 거리들을 계속해서 지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어느 길을 지나고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조차 모르고 있지만

이스탄불은 보이는 곳 어디든, 사람 사는 냄새가 강하게 풍겨와 참으로 정겹고 마음에 든다.

 

 

 

 

 

 

 

터미널에 도착했고...

 

 

셀축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버스 승차권 (21시 30분 출발 예정, 가격은 50리라)

일년 전 동유럽 여행 때의 악몽이 되살아 난다.

그 때도 물론 몇 차례 야간 이동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열차 이동이라 잠은 자지 못해도 누워는 있을 수 있

그나마 견딜 수 있었는데 문제는 자그레브에서 드브로브닉까지의 야간 버스 이동이 너무 힘들었다는 거다.

10시간 이상을 꼼짝하지 못하고 뜬 눈으로 지새며 외로움과 고통과 싸워야 했었다. 그런 고통이 또다시 되

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각만으로도  힘들다. 

하지만 이번엔 딸이 옆자리에 앉을 것이고 운좋게도 맨 뒷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조금은 주변 사람을 덜 신

경 써도 돼서 다행이다. 게다가 PMP며 MP3까지 준비를 해왔으니 영화라도 몇 편 보면 시간이 좀 더 잘 갈

것이다. 

 

    

 

 

 

옆자리에 남이 아닌 딸이 앉아 있으니 역시나 맘이 좀 편했던지 간혹 졸기도 하며 4시간 정도가 흘렀다. 

눈을 떠보니 여기가 도대체 어디쯤인지... 버스 앞에는 바다가 있고 큰 배도 보이는데 버스가 배에 올라

타는 모습도 보인다.   

 

 

 

 

 

버스가 배에 실렸고 우리는 몸을 움직이기 위해 버스에서 내렸다.

바닷 바람이 시원하다.

 

  

 

 

 

배안의 스넥바로 들어가 서성이다 차이 한잔을 주문했다.

 

 

 

따스하고 달콤한 사과향이 목을 타고 넘어 가는 느낌이 좋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 휴게소에서 내린 시각은 5시 40분.

출발한지 8시간이 흘렀다. 

'다행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구나.'

 

 

 

 

 

휴게소 풍경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유리창을 닦아 주는 사람

 

 

 

 

 

버스가 다시 출발했고, 시간은 또 다시 흐르고...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딸 애는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길 거부하고 있다.

'니가 참 부럽구나.'

 

 

 

 

 

 

현재 시각 8시 4분.

이름 모를 도시의 버스 터미널을 지나고 있는 듯 하다.

 

 

 

 

 

 

8시 40분...저들은 아마도 일터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

나는 이렇게 여행 중인데....

감사할 일이다.

 

 

 

 

 

8시 45분...차장이 먹을 것을 나눠 주고 있다.

 

 

 

 

 

오늘의 아침 식사다.

 

 

 

 

 

9시 30분...셀축이라는 도로 표지판이 보인다.

출발한지 12시간이 지났는데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걸까.

표지판이 보였으니 많이 남지는 않았겠지?

 

 

 

 

 

10시...드디어 셀축 오토가르에 도착했다.  

이스탄불 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출발한 후로 12시간 하고도 30분만이다. 

버스에서 내린 후 터미널 화장실에서 간단히 고양이 세수를 했다.

세수는 했지만 머리 모양하며 정말 꼴이 말이 아니다.

 

 

 

 

 

 

짐은 터미널에 맡겨 놓은 채 에페소 유적지로 향하는 미니버스를 탔다.(4리라)

 

 

 

 

 

출발~

 

 

 

 

 

 

우리가 타고 온 미니버스

미니 버스라고 해야하는 건지 돌무쉬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님 둘 다 같은 뜻인지....잘 모르겠다. 

 

 

 

 

 

 

돌무쉬를 탄지 5분만에 에페소 유적지에 도착,

우리는 에페소 유적지의 매표소로 향하고 있다.

 

 

 

 

 

 

 

 

☞ 다음 편엔 에페소 유적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