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터키(完結)

(터키) 목화의 성 파묵칼레, 그 곳에서 신비한 물빛을 보다.

ⓡanee(라니) 2008. 12. 20. 14:18

2008년 8월 9일 (토)

 

 

 

 

Ranee in Pamukkale

-목화의 성 파묵칼레- 

 

 

 

 

 

피데집에서 간단한 식사를 마친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파묵칼레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셀축에서 파묵칼레까지 교통비:17리라)

지금 시각 12시 50분, 차에서 3시간 정도는 보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다행이도 식곤증 때문인지 잠이 솔솔 밀려 온다. 차장에게 받아든 음료 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켰지만 이내 졸기 시작~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휴게소인 듯한 곳에서 눈을 떠보니 차장이 어느새 바뀌어 있다. 차를 탈 때 봤던 차장은 20살 좀 넘은 듯한 청년이었는데 이번엔 소년 차장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략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이다. 소년은 여느 차장들과 마찬가지로 음료수를 제공해 주며 자신의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차에 탄 어른들은 아이티를 체 벗어내지 못한 소년의 귀여운 외모에 귀엽다며 좋아라 했지만 난 어느새 이스탄불의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던 소년들을 떠올리며 마음이 좀 울적해짐을 느낀다. 이 나라에선 어린 나이에 취업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인지...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생업 전선에서 뛰고 있는 것 같다. 정말로 어려운 나라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조금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기를...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 중 차창 밖 풍경에 눈이 번쩍 뜨였다.

허옇게 보이는 언덕 하나.....음~ 다 온 모양이다.

 

 

 

 

 

 

차에서 내려 저녁을 먹기로 예약해 놓은 음식점에 짐을 맡기곤 하나 둘 음식점을 빠져 나와 파묵칼레의 언덕으로 향한다.

골목 끝으로 살짝 보이는 하얀색 언덕의 일부가 가슴을 콩닥이게 한다.

사진 속에선 많이 봤지만 실제로 보면 어떤 모습일지.....

실제로 보면 실망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고 멋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 실망하기 않기 위해 마음을 비우는 연습은 많이 했지만 그래도 역시 기대하게 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비탈길을 어느 정도 오르다 보니 오른쪽으로 매표소가 보인다.

이 곳의 입장료 또한 10리라에서 20리라로 올랐다고 해서 20리라를 냈더니

20리라짜리 티켓 1장이 아니라 전에 쓰던 10리라짜리 티켓을 2장 내어준다.

티켓도 제대로 준비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료만 먼저 인상시키다니.

또 다시 기분이 씁쓸해지며 투덜거리고 싶어진다.  

 

 

 

 

 

티켓을 구입한 우리는 다시 비탁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저 하얀 언덕이 석회붕인지 눈 쌓인 언덕인지 구별이 안된다.

 

 

 

 

 

석회 언덕이 점점 가까이  보이자 신기한 이 풍광을 사진에 담으려는 이들도 점점 더 많이 눈에 띈다.

 

 

 

 

 

 

 

석회 침전물로 인해 뽀얗게 보이는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미끄러워서 넘어질뻔 했다.

내 소중한 카메라가 자칫 저승길로 갈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철렁 내려 앉는 가슴을 쓸어내리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딸 아이의 사진을 찍는다.

미끄러워서 걷기엔 힘들지만 발에 와닿는 따뜻한 물의 느낌이 참 좋다.

 

 

 

 

 

 나의 카메라에 포착된 이 여행자는 어느 나라에서 온 여행자일까?

인상적인 모습에 나는 그를 카메라에 담고 그는 또 다른 누군가를 카메라에 담고...

 

 

 

 

 

 

 

발가락에 힘을 주며 조심조심 오르고 또 오른다.

 

 

 

 

 

 흰 바닥과 대비되는 나의 발.

검게 변한 나의 발등은 내 여행의 흔적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 매력적인 물빛.

 

 

 

 

 

 

 

이 들은 또 어느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인지...

처음엔 이들을 의식하지 않고 배경을 의식해서 찍으려고 했던 건데

꽃무늬 수영복의 유쾌한 청년이 내 카메라를 의식하고 스스로 모델이 되어 포즈를 취해 준다.

 

 

  

그래서 이번엔 그들을 의식하며 노골적으로 사진을 찍고 감사의 미소를 날려 주었다.

그들도 그것을 기꺼이 즐기고 있었으므로.

 

 

 

 

 

 

 

 

 

  

 

각각의 방법으로 즐기는 사람들

 

 

 

 

 

 

 

 

 

언덕에 올라 아래쪽 마을 사진을 찍으려는데 신혼여행을 온 듯한 남녀가 눈에 띄었다.

남자는 그의 사랑하는 아내 혹은 연인을 사진에 담으려 분주했고 나는 덕분에 심심하게 보이지 않는 마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내 사진에 가끔 등장하는 내 신체의 일부들

 

 

 

 

 

정상이 코 앞이다. 

 

 

 

 

 

  

다른 이들의 사진 속에 자주 등장하는 파묵칼레의 대표적인 모습이 드디어 눈에 들어 왔다.

'오! 그래 이거였구나~ 직접 보니 더 신기한 걸. '

 

 

 

  

 

 

석회분을 포함한 에메랄드 빛 물빛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물 장난 치는 아이들,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진 이들...하나 같이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다. 

 

 

 

 

 

 

 

 

위험해서 못 내려가게 하는데도 굳이 내려가서 발을 담가보는 이들.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다는 경사가 좀 있어서 정말 위험해 보이던데...

어디에나 이런 사람들은 있게 마련인가 보다.

 

 

 

 

 

 

 

 

 

 

 

 

 

 

 

 

 

 

 

 

 

 

☞ 다음편엔 (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