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09 홍콩. 마카오. 심천/╂ 홍콩.마카오.심천(完)

(홍콩) 올드 타운 셩완으로...

여곡절 끝에 당도한 셩완 지역.

센트럴에서 MTR을 탈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어둡진 않았었는데 겨우 십여분 차이로 세상이 온통 어둠에 잠기고 말았다.

걱정했던대로 셩완 지역의 많은 상점들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

스타의 거리에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또다시 후회가 밀려온다.

어둡더라도 여기까지 온 이상 헐리우드 로드의 골동품 지역이며 만모템플까지 가볼까도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그걸 보기 위해 홍콩에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센트럴과 겨우 한 정거장 차이일 뿐인데 셩완지역은 센트럴과는 참 많이 다른 느낌이다.

첨단의 고층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센트럴에 비해 허름한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는 셩완 지역.

셩완은 일찍이 중국인들이 정착해 20세기 초까지 상업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곳이라 한다. 

돈벌이에 밝은 중국 상인들이 지역개발보다는 투기를 위해 앞다퉈 땅을 사들였으나 그 후 센트럴카우룬이 개발되면서 그 기세가 수그러들었고 몽콕코즈웨이 베이 등에 밀려 점점 낙후되어 갔다고.

최근 들어 근대적인 빌딩들이 늘어나면서 숫자가 줄어들긴 했지만 셩완지역에는 여전히 중국의 전통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남아 있고 중국의 오랜 문화도 엿볼 수 있는 곳이기에 내가 그토록 와보기를 희망했던 곳인데 나는 아쉽게도 그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웨스턴 마켓 

MTR 셩완역에서 빠져 나와 이 지역에서 내가 처음 만난 것은 커다란 기둥과 아치형 창문이 인상적인 웨스턴 마켓이다. 골

동품 상점 외에도 주얼리, 중국 전통 공예품 같이 향수가 느껴지는 매력적인 상점들이 많고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

토랑도 있다고.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나는 안에까지 들어가 보는 것은 생략하고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옯겼다. 

 

 

 

  

 

 저 트램을 타고 왔더라면 좋았을 걸.

 

 

 

 

 

  

문을 닫은 상점이 비교적 적어서인지 밝은 편에 속하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약품 냄새도 나고 파는 물건들도 그렇고 아무래도 이 곳은 한약재 골목인 것 같다.

대부분이 이름 모를 것들 투성이...

그 중에 커다랗고 징그럽게 생긴 말린 애벌레(?)  같은 것이 지금도 생각난다.

 

 

 

 

 

새와 새장을 파는 상점이 있는 이 골목은 상점들이 제각각의 물건들을 파는 것으로 보아 어떤 특징이 있는 골목은 아닌 듯.  

 

 

 

 

 

 

 

몹시도 와 보고 싶던 곳이지만 대부분의 골목들이 다 이지경이고 만모사원이나 이름이 알려진 거리까지 가보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니 더이상의 미련은 버리고 더 늦기 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겠다.

'센트럴 빌딩들의 조명쇼는 꼭 봐야 하는데 과연 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 .  

 

 

 

 좀 더 일찍 왔더라면 볼 수 있었을 것들 ( 도장 거리, 골동품 거리, 건조식품 및 한약재 판매 지역 등에서 이런 걸 보고 싶었는데...) 

 

 

 

 

 

 

조명쇼 시작 시각까지 1시간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어쩌면 조명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며 셩완역을 향해 정신없이 거리를 걸었다. 그런데... 

 

  

      '어랍쇼 !!! 여기는 MTR을 타기 전, 센트럴을 돌아다닐 때 보았던 곳이잖아.'

      '센트럴과 셩완이 이렇게 가까웠던 거야.???'

      '이렇게 가까운 곳인 줄도 모르고 MTR을 타겠다구 그렇게 많이 걸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런 걸 삽질하고 다녔다고 하는건가!!!

 

 

 

 

 

 

밤이 되니 센트럴의 빌딩들이 더욱더 자신만의 개성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투 IFC빌딩도 중국은행 타워도...

 

 

 

 

 

 

이보다 훨씬 더 멋질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선 늦지 않게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한다.

스타 페리를 타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센트럴 페리 선착장을 향해 걷고 있는 우리들.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줄 알았는데 셩완과 센트럴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웠고 부지런히 걷기도 해서인지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덜 조급해지니 저녁도 굶고 다녔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마침 근처에 맥도날드가 있어 어제에 이어 오늘 저

녁도 맥도날드행. 딸 아이야 아직 이런 음식이 좋을 나이지만 나는 언제부턴가 이런 음식이 싫어지기 시작했는데...

하지만 어쩌랴 제일 만만한게 맥도날드 햄버거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