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북유럽, 러시아/┏ 러시아(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헬싱키로...

ⓡanee(라니) 2009. 10. 24. 22:20

 

2009년 7월 30일 (목)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헬싱키로

 

 

 

 

짧은 러시아 여행을 마치고 헬싱키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온 곳은 FINLAND STATION이다.

 

 

 

 

 

일찍 도착한 탓에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좀 지루할 것 같은데 어쩌나.'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건 기껏해야 사진 찍기 또는 여행 책자 읽기 뿐...

 

 

 

 

겨울 궁전에서 구입한 책을 읽다가 책 속의 활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책을 집어 넣고 사람들을 구경하기로 했다. 낯선 여

행지에선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 중 하나인데 이 기차역의 사람들은 너무나 다 평범해서 생각보다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루한 듯 했던 시간도 결국은 흐르고 헬싱키행 기차가 도착했다. 

 

 

  

 

기차에 올라 자리를 잡고 열차가 츨발한 다음 보니 빈 좌석이 좀 남아있어 자리를 옮겨 2인용 좌석을 혼자 차지한 나.

'이동 시간이 5시간이상 될텐데 좀 여유있게 앉아 가면 아무래도 덜 피곤하겠지......'

확실히 덜 피곤했다. 하지만 서유럽이나 동유럽 여행때완 달리 아기자기함도 덜하고 볼거리가 많지 않은 창 밖 풍경은 이동

시간을 지루하게 느껴지게 했고 같은 칸에 탄 중국인 여행객들의 소란스러움은 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는데 한 몫했다.

'잠이 올진 모르겠지만 잠이라고 청해봐야겠다.'    

 

 

 

'헬싱키까지 다섯시간이 걸렸던가 여섯시간이 걸렸던가...'

힘들었지만 어쨋든 헬싱키 도착이다.

 

 

 

 

 

아직 기차역을 빠져나가지도 않았는데 공기부터가 러시아와는 다른단 느낌이다. 일년 전, 그리스 여행을 마치고 아테네를

떠나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과 유사하달까. 이번엔 열차 이동이라 그나마 몇 시간의 간격이라도 있지만

일년 전 그리스에서 터키로의 이동은 불과 한 시간만에 이루어진 비행기 이동이었고  한 시간 거리에 서로 전혀 다른 세상

이 존재한다는게 정말 신기하고 또 신기했었다. 

  

 

 

 

호텔까지 이동하며 보니 이 곳은 러시아와는 전혀 다른 곳임에 틀림없다.공간만 이동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

이동까지 한 것 같은 느낌이다. 볼거리가 많아 좋기도 했던 러시아지만 한편으론 그 복잡함에 피곤함이 느껴지기도 했었는

데 이 곳은 장식을 거부하고 여백의 미를 중시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리의 모습이 절제되어 있어 청량한 느낌마저 들

게 했다. 시내로 좀 더 깊숙히 들어서면 어떨지 모르지만...    

 

  

 

홀리데이 인 호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와보니 헬싱키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동으로 피곤했던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을 기대하며 잠을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