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북유럽, 러시아/┣ 핀란드(完)

(핀란드) 건축가의 집

ⓡanee(라니) 2009. 11. 5. 21:24

2009년 7월 31일 (금)

 

 

 

Ranee in Helsinki

 

-건축가의 집-

 

 

 

 

헬싱키 외곽에 있는 건축가의 집을 향해 버스가 달리고 있다. 

정말 한적해 보이는 거리...

 

 

  

얼마를 달렸을까...

환한 하늘은 아니었지만 먹구름이 끼어 있는 하늘도 아니었는데 하늘은 예상치도 못했던 비를 뿌려대기 시작한다.

빗줄기는 차창에 부딪혀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차창에 부딪혀 흘러 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있자니 

새삼스레 내가 아주 먼 곳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와 있다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쓸쓸한 느낌이 밀려 온다.

쓸쓸한 감정에 빠져 어느새 그 감정을 즐기고 있는 사이 버스는 목적지에 다다르고 다행이도 비는 거의 잦아들어 내리는 시늉만 하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건축가의 집이라 불리는 건축물들을 만났다. 

여기서 건축가라함은 1명이 아닌 3명의 건축가, 즉 헤르만 게셀리우스, 아르마스 린드그렌, 그리고 엘리엘 사아리넨을 일컫는다.

절친한 친구사이였던 세 사람은 1900년에 개최되었던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핀란드관을 설계해 국제적으로 실력이 알려진 인물들이라한다. 

핀란드에는 이 세사람이 설계한 크고 작은 건축물이 약 70여개가 있는데 헬싱키 중앙역, 국립박물관, 국립극장 등이 대표적인 건축물들이다 .

 

 

 [엘리엘 사아리넨의 저택]

 

이들은 정말로 뜻이 잘 맞는 친구들이었는지 헬싱키 교외인 이 곳 비트레스크(일명 하얀 호수)에 각자가 설계한 집을 한채씩 짓고 모여 살았는데 

그 집들은 대형 설계실과 통하도록 되어 있었다고 하며 자신의 집은 각각 따로 설계 했지만 

집을 짓는데 있어 주위 환경을 고려하고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데는 의견을 같이하여 이 집들을 지었다고 한다.    

3인의 건축가의 집 중 우리가 향하고 있는 이 저택은 이 곳의 주건물이며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엘리엘 사아리넨의 집이다. 

  

 

 [엘리엘 사아리넨의 저택 내부]

 

엘리엘 사아리넨의 집 내부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신발에 비닐 덧신을 신는 일.

약간은 불편하지만 이 정도쯤은 감수해야겠지.

 

[각종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

 

 

[전시물들]

 

  

   

엘리엘 사아리넨의 저택에 있는 모든 가구는 엘리엘 사아리넨이 직접 디자인 하여 제작한 특별 제조품으로 

가구는 투르크시에 있는 Boman 가구 회사가 제작하였고 양탄자는 로야 사아리넨이 맡아 제작하였다고 한다. 

 

 

 

 

 GRANDFATHER"S ROOM

 

 

저택의 내부는 거의 목재로 꾸며져 있어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아이들 방(左), 욕실(右)

욕실에서의 특징은 세면대 위에 거울을 부착하는 대신 창문을 내었단 사실.

자연을 차단하지 않고 항상 자연과 마주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서 설계한 집이란 생각이 든다.

 

 

  

어느 방에 붙어 있는 공간이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이 곳에서 보는 나무와 잔디,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호수가 아름다웠다. 

 

 

 

이 곳도 아이들과 관련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은데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스테인드 글라스 같은 느낌의)이 인상적이다.

 

 

[다른 각도에서 본 엘리엘 사아리넨의 저택 ]

 

 

[엘리엘 사아리넨의 저택]

 

[엘리엘 사아리넨의 저택 앞 벤취]  

 

 

 

엘리엘 사아리넨은 1905년 아르마스 린드그렌이 헬싱키로 이사할 때 그의 집을 사들였고, 

1916년 헤르만 게셀리우스가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엔 그의 집까지 사들여

매입한 저택을 내빈용과 그와 같이 일했던 설계자들의 주거용으로 사용하였다 한다. 

사진 속에 보이는 엘리엘 사아리넨의 집 맞은 편의 저택은 헤르만 게셀리우스의 집으로 현재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나머지 한 채인 아르마스 린드그렌의 집은 불에 타 남아있지 않다.  

 

 

[레스토랑 주변]

 

레스토랑으로 쓰이고 있는 집 주변은 레스토랑이라는 용도 때문인지 주변이 좀 더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 엘리엘 사아리넨 1873~1950]

 

엘리엘 사아리넨은 1922년 시카고 트리뷴지 사옥 건축설계공모대회에서 2등으로 입상한 다음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 건축가로 활동하였는데 미국에는 그와 건축가가 된 그의 아들이 설계한 건축물이 약 80여개가 있다고 한다.  그는 매년 여름이 되면 이 곳 비트레스크에 다시 찾아오곤 하였고 이 저택을 처분한 이듬해에 세상을 떠난 후엔 영원히 이 곳에 묻히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