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북유럽, 러시아/┣ 노르웨이(完)

(노르웨이) 브릭스달 푸른빙하

ⓡanee(라니) 2009. 12. 25. 19:25

2009년 8월 3일 (월)

 

 

브릭스달 푸른 빙하

 

 

 

 

 

푸른빙하를 보기 위해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으로 향하고 있다.

버스가 달리는 길 옆으로 보이는 것은 올덴 호수, 빙하가 녹은 물로 만들어진 호수로 산과 절벽이 호수에 비쳐 만들어낸 풍광이 참으로 아름답다.

 

 

 

'앗! 저것이 푸른 빙하라는 것인가??'

인터넷을 통해 본 수많은 사진들 속의 푸른 빙하는 이름처럼 푸른 빛이 강하던데 멀리서 본 빙하는 푸른빛이 도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럼 아닌 거야??' 

버스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표지판이 보인다.

목적지에 거의 다 온 듯 하다.

 

 

 

 

 드디어 주차장에 버스가 멈추어 섰다. 주차장 옆으로는 기념품 점이 보이고...

  

 

좀 더 아래쪽으론 차를 마시거나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휴게소 같은 건물이 있는데...

 

 

 

휴게소 같은 건물 옆 절벽에선 폭포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폭포를 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노르웨이에선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게 폭포인지라 폭포만큼은 원없이 본 것 같다.

(아직 이과수 폭포나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거대한 폭포를 보는 일은 남아 있지만...) 

  

 

전동차가 출발하는 주차장에서 본 트롤(요정)

전동차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길목을 지키듯 서있는  트롤이 보인다. 

트롤은 햇빛을 싫어하여 밤이나 어두운 불빛에서만 활동 하는 요정으로

밤새워 놀다가 해지기 전에 숨지 못하면 바위나 나무 등으로 변한다는 노르웨이의 전통 요정이다.

생김새는 사람과 비슷하지만 발가락과 손가락이 네 개라는 점이 다르고 큰 코를 가지고 있다.   

 

 

 

 

푸른 빙하까지는 꽤 먼 거리라 전동차를 타고 갈 예정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걸어갈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시간이 넉넉치 않거나 체력이 부족한 나같은 사람들에겐 전동차가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사람들은 걸어서 갈 사람들.

 

 

  

 

 

7인승 전동차를 타고 들뜬 마음으로 푸른 빙하를 향해 출발한다. 

 

 

 

출발한지 5분여만에 거대한 폭포가 전동차 앞을 막아섰다. 

쏟아져 내리는 물소리와 물보라가 대단하다.

 마음 같아선 물벼락을 맞아도 좋겠는데 카메라 보호 차원에서 무릎에 덮고 있던 담요를 끌어 올려 어깨까지 뒤집어 쓴다. 

사정없이 얼굴을 때려대는 물방울들에 도리어 신이난 우리는 한바탕 까르르 웃어 제끼며 소리를 질러댄다.

아마도 그 시간만큼은 모두들 순수한 어린아이로 되돌아 갔던 순간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       

 

 

 

폭포를 지난 후 조금 더 올라가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폭포의 물방울이 만들어낸 예쁜 무지개가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만큼 나직하게 떠 있는게 보인다.

"와! 예쁘다."

제 각각 한마디씩 던지는 우리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소중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그동안 참 많은 것을 잊고 살았었구나.'    

 

 

 

제 아무리 가슴 답답한 일이 있어도 이 폭포 소리 한 방이면 뻥 뚫려 버릴 것만 같은 느낌.

어떤 음악보다도 아름답게 들렸던 위대한 자연의 소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푸른 빙하의 모습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이라 쓰여 있는 표지판

주차장에 전동차가 멈추어 섰다.

이 곳부터 빙하가 있는 곳까진 걸어서 가야 한다.

 

 

푸른 빙하를 배경으로... 

 

 

 

 

사진으로만 볼 땐 그래도 어느 정도는 춥겠지 싶었는데 춥기는커녕 그냥 많이 덥지 않은 여름날씨 그대로다.

예전에 비하면 빙하가 많이 녹았고 언젠간 다 녹아버릴 거라고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따뜻한데 당장 녹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해발 1450m에 있는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의 푸른 빙하

 실제로 보니 사진으로 봤던 것보단 덜 푸른 듯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쨋거나  푸른 빛이 도는 것만은 사실.  

푸른빛이 주는 느낌은 역시 신비로움이다. 

빙하가 이렇게 푸른빛을 띄는 이유는 빙하가 햇빛의 여러 색깔 중 푸른빛을 흡수하지 못해서라고.

 

   

 

 

바위산에서도 흐르듯 폭포가 떨어져 내리고...

 

 

 

 

 

빙하가 녹은 물과 양쪽 폭포에서 쏟아져 내린 물이 모여 산 아래로 흘러내려간다.

'이렇게 흘러 내려간 물이 올덴 호수에 모이게 되는 거겠지.'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 가는 중.

 

 

 

 

 푸른 빙하가 아니더라도 곳곳의 만년설과 폭포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어 주차장까지 내려 가는 길이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다.

힘들만큼 긴 거리도 아니긴 하지만...^^

 

 

  

 

 

10여분만에 주차장 도착

 

 

 

 

여기서부턴 다시 전동차를 타고 편안히 내려가면 된다.

 

 

지붕의 풀이 누렇게 말라 죽은 주차장 화장실

 

 

 

 

전동차를 타고 내려가다보니 올라왔던 길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걸어서 올라 오려면 꽤 힘들겠는 걸.' 

 

 

 

 

처음 출발지로 돌아왔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분명 푸른빙하를 보는 거였는데 내 기억 속에 더 오래 남을 것은 폭포가 주었던 선물들인 듯.

이래서 여행은 마법과도 같은 것일까.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 있어도 그 속에서 얻는 것은 제각각 다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