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북유럽, 러시아/┣ 노르웨이(完)

(노르웨이 오슬로) 비겔란 공원

ⓡanee(라니) 2011. 9. 18. 09:07

2009년 8월 6일 (목)

 

 

 

Ranee in Oslo

 

-비겔란 공원-

 

 

 

 

비겔란 공원의 정문 

비겔란 조각공원의 정문이다. 비겔란 작품이 갖는 '인간의 삶'에 대한 주제가 공원 정문의 디자인에서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당시에도 알았더라면 좀 더 자세히 보았을텐데 안타깝게도 당시엔 그걸 몰라서 자세히 보지 않고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그나마 사진이라도 열심히 찍어 둔 덕에 사진을 통해서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이 청동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둥근 원 안에 다양한 식물과 눈(雪)의 형상들이 장식되어 있고, 도마뱀과 같은 동물이 예

술적 상상력과 솜씨로 표현되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 모습이 마치 삶의 구속을 깨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밧줄에 얽매어 삶을 포기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망치와 조각칼을 들고 있는 비겔란 동상

 정문을 통과하여 오른쪽을 바라보면 손에 망치와 조각칼을 들고 서 있는 비겔란의 동상이 서 있는 걸 볼 수 있다.비겔란은

 한 때 그의 공원 구상안에 대해 많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으며,특히 그의 천재성에 가리워 빛을 발하지 못한 당시의 동료

 예술가들과 원래 이 공원을 체육공원으로 추진코져 했던 사람들로부터도 많은 비판과 질시를 받았으나  결국 당시의 정치

 인이나 사회 전반으로부터 그의 재능을 인정받은 덕에 그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이 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  

 

 

 

정문을 통과하여 넓은 잔디밭을 지나 분수대가 보이는 정면을 향해 걷다보면.... 

 

 

길이 100m, 폭 15m의  화강암으로 축조된 다리에 이르게 된다.

 

 

 

이 다리의 양편으로는 58개의 청동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 다리의 양쪽 끝자락 네 개의 모서리에는 정교한 대리석 기둥 위에 남녀 각각 2개의 인물상이 환상의 동물인 이무기와 함께 조각되어 있다.

이무기의 형상들은 인간을 공격하고 무서운 꼬리로 인간을 휘감는 모습인데 인간들은 이무기,  즉 자기의 고난과 운명에 대행해 싸우기도 하고,

다른 한 편의 연약한 인간은 삶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리 위에 있는 청동조각 작품들

  

 

 다양한 연령층의 인간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청동 조각상들 중 일부

다리 위에 양쪽으로 설치된 58개의 청동조각들은 1926년에서 1933년에 걸쳐 제작된 것들로,부모와 자식 간의 조화, 남녀

간의 사랑과 미움, 세대 간의 사랑과 갈등 같은 다양한 연령층의 인간의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비겔

란이 중점을 두고 표현한 것은 어린 아이들의 형상이라 한다.

이 다리 위의 청동 조각들을 감상하다 보면 비겔란의 작품들이 보통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예로부터 조각이나 예술의 주제가 일반적으로 엄마와 아기의 관계를 묘사한 것에 비해 이 곳의 조각들은

아버지와 아이들의 모습에 중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으며 모두 역동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화가 난 아이

     다리의 중앙에 있는 이 작품은 비겔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인

    '화가 난 아이'라는 작품이다.  좋고 나쁨을 표현하기 시작하는 나이인 세 살

     때의 어린 아이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유명세를 타는 작품답게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사진 찍

     기도 쉽지 않았던 작품이다.  

 

 

 

다리 중앙 양쪽에는 강인한 근육질의 남성이 시간과 운명을 상징하는 둥근원을 깨기 위해 투쟁하는 형상(앞 사진)과 남녀

가 영원을 상징하는 둥근 원안에서 조화와 운명에 순종하는 형상의 조각(뒷 사진)이 있다.

  

 

 

 

 

 

  ●어린이 영역

  

인생에 있어 삶의 시작을 상징하는 곳인 어린이 영역

다리 아래 호수쪽으로 내려가면 작은 원형의 지역에 둥근 원을 따라 8명의 작은 어린이가 각가지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고

(1940년 작품) 원의 중앙에는 완전히 성숙한 실물 크기의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 있는 모습 그대로 머리를 아래로 한 형태로 놓여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1923년 작품)  

 

 

   

 

 

 

 

 

청동조각들을 감상하며 다리를 건너고 보니 꽃밭너머로 분수대와 높이 솟아 있는 모노리스 석탑이 보인다.

저 곳에선 또 어떤 조각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려나.... 가슴이 설렌다.  

 

 

분수대와 모노리스 석탑   

 

 

 

  

  ●분수대 

 

 

 

공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청동의 분수대는 이 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비겔란이 가장 열정을 쏟고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라 한다.

 

 

각기 다른 연령층의 건장한 남자 6명이 거대한 물쟁반을 힘들여 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분수대 중앙의 모습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각 계층간에 조화와 협력이 필요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비겔란은 이 6명 중에 한 명을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 했다 한다. 

 

 

 

 

 

원래 이 작품은 1909년에 만들어졌으나 그 이후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1906~1914 사이에 분수대 테두리에 20여개의 인물 조각상과 나무 형상의 조각이 추가되었다.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여정을 보여 주는 청동나무 나 

 

이 청동 나무의 모습은 비겔란이 원래부터 구상하였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으로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시작도 없

고 끝도 없는 영원한 세계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 한다.  

 

 

 

분수대 주변의 이러한 여러 형상의 나무 모습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상징이며 하나의 낭만적 표현이기도 하다.

한 나무에 어린 소년이 주변의 풍경을 응시하고 있는 조각이 있는데 비겔란에 의하면 자신의 어릴적 초상이라고 한다. 

 

 

 

 

분수대의 테두리에 있는 조각들은 인생의 연대순으로 제작된 것들로 조상들의 유골을 줍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으로부터

젊은 청년기의  모습을 거쳐 장년과 노년에 이르러  결국 죽음에 이르는 세월의 변화를 표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순환은

죽음 이후에 다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함을 상징히고 있다. 

이 분수대의 조각에서 비겔란은 또한 인간과 동물의 관계라는  새로운 주제도 소개하고 있는데 어린이는 동물들과 뛰노

는 모습으로, 여자들은 동물들과 애정과 신뢰를 나누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남자들은 늑대와 싸우는 형상으로 조

각하여 동물들과 투쟁적인 관계를 갖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미로 

 

 

 

 

 

분수대를 중심으로 사방의 주변은 사각의 테두리에 16개의 원형의 형상으로 된 흑백의 대리석 모자이크로 깔려있다. 그

모양은 하나의 미로를 형성하는데 이 미로의 형상 역시 이 분수대의 조각 세계의 일부로 인생에 있어서의 어려움과 불확

실성, 그리고 오랜 인내 끝에 해결점을 찾는, 즉 삶의 긴 여정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분수대에서 바라본 모노리스 석탑

 

 

 

 

  ●철문

 

  

 모노리스 석탑을 향해 계단을 오르는 중

이 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모모리스 석탑에 오르기 위해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단철을 소재로 인물상을 표현한 철문을 만나게 된다.

비겔란은 이 철문에 단순한 단철의 재료를 이용, 각기 다른 연령층의 인간 모습의 선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가는 철사를 구부려 인간의 근육,

머리카락, 노인의 피부 주름까지 묘사함

 

  

 

 

 

 

 

 모노리스 석탑 서쪽의 또 다른 철문

 

 

 

 

 

 모노리스 석탑을 향해 계단을 오르다가 되돌아 본 분수대와 다리의 모습 

 

 

 

 

 

  ●모노리스(Monolith) 석탑

 

 

 

이 조각공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모노리스 석탑 앞에 섰다. 중앙에 우뚝 선 모노리스 석탑은 조각된 부분의 높이 14.1m를 포함하여

총 17.3m의 높이로 180t이나 되는 하나의 거대한 돌덩어리를 조각하여 만든 작품이다.  

 

 

이 탑에는 총 121명의 사람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 조각의 석고 모형은 비겔란이 겨우 10개월만에 완성했다고 하며 (1924~1925년),

1929년도부터 3명의 석공이 14년간 조각하여 비겔란이 죽기 바로 직전인 1943년도에 완성되어 1944년 크리스마스에 즈음하여 일반에게 공개

되었다고 한다.  

  

 

 

이 모노리스 석탑은 비겔란 공원에 있는 212개의 모든 조각품을 하나로 응축, 통합시켜 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즉 탄

생, 성장,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모든 인간의 삶과 인생의 다양한 환경에 직면한 인간의 모습을 하나의 거대한 돌에 묘사

한 것인데,  아랫 부분에는 거의 죽어가는 사람의 몸체가, 그 위로는 나선형의 모습으로 승천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모노리스 석탑

 

 

 

 

중앙에 우뚝 솟은 모노리스 석탑을 중심으로 비겔란은 총 36개의 화강암 조각을 원형으로 나열해 놓았는데 이 또한 인간

의 인생 전반을 묘사한 작품으로 어린 시절부터 늙어 죽어 가는 순간까지의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묘사한 작품들이다.

어린 아기들의 모습,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는 젊은이들, 자녀들과 놀고 있는 엄마의 모습,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 보며 서

로 의지하고 사는 늙은 부부의 모습 등, 우리 인간의 실생활의 모습들이 이 작품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겠다.  

 

  

 

어린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모습을 담은 조각품들

  

 

 

 

비겔란은 뛰어난 조각가였지만 이 화강암 조각품들을 직접 조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똑같은 크기의 석고 모형을

손수 만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인  돌에 직접 조각하는 일은 당대의  솜씨 좋은 석공을 고용하여 자기가 구상한

원래의 모형에 따라 작업하게 하여 이를 완성했다고. 

 

 

 

 

 

 

   ●해시계

 

 

모노리스 석탑으로부터 서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12면의 Zodiac 형상의 대리석 조각 위에 해시계가 놓여 있다.(1930년 제작)

니 해시계를 받치고 있는 대리석 조각은 원래 비겔란 어머니의 비석으로 제작하였으나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엔지니어인 

임셋(Imset)이 디자인한 해시계의 받침으로 설치되었다.

 

 

 

 

 

'삶의 바퀴'를 향하여

 

 

 

 

 

   ●삶의 바퀴

 

 

 

비겔란 공원의 5개 구간의 마지막 구간으로 비겔란 공원 후문 가까이에 있는 이 '삶의 바퀴' 조각은 네 명의 성인과 세 명

의 어린이가 한데 뒤엉켜 있는 모습의 조각품이다.

  

 

 

이 바퀴의 원의 형상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의미와 삶의 영원성,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인간의 삶, 그리고 인간의

사후 윤회 사상까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조각공원 전체의 주제를 함축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 조각공원 마지막 구간인 삶의 바퀴 조각 앞에서 바라본 비겔란 조각 공원 

비겔란은 불행하게도 자기 일생의 역작으로서 모든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고자 했던 이 공원의 완공을 보지 못한 채 1943년 세상을 떠났다고 

하며 그의 작품에 어떤 상징성도 부여하지 않고 어떤 제목도 달지 않아 작품에 대한 해석을 관람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국제 전시회에 참여하는 일도 좀처럼 없었고 매매된 작품도 거의 없었기에 살아 생전엔 국제적 명성이 없던 그였으나 이제는 그가 남긴 훌륭한

조각 공원의 작품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