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미국. 캐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

ⓡanee(라니) 2011. 8. 9. 03:18

 

2011년 7월 22일 (금)

  

 

Ranee in Los Angeles

-헐리우드(Hollywood) 스타의 거리-

 

 

 

 

 

나의 못말리는 유럽 사랑으로 인해 여행지를 선정할 때마다 매번 뒤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미국이란 나라가 드디어 나의 간택을 받게 되었다.ㅋ~ 

(물론 이번에도 유럽의 발틱3국을 먼저 기웃거리긴 했지만.)     

나에게 여러 차례 차이고 선택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으니만큼 복수라도 하듯 '짜잔~'하고 나에게 뭔가를 보여줬음 싶은데 과연 이 나라가 나에게

그런 복수를 할 수 있을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을런지...

유럽 여행을 시작할 때마다 느꼈던 설레임 대신 나는 이런 의문을 품은채 이번 미국 여행을 시작했다.

 

 

 

 

LA공항에 도착한 시각, 오전 9시 40분.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새벽 1시 40분이니 일단 잠을 자야 마땅한 시각이지만 시차 때문에 벌써 아침을

훌쩍 넘긴 시간이고 보니 어쩔 수 없이 잠 한 숨 자지 못하고 비몽사몽 간에 LA관광이란걸 시작하게 되었다.  

유럽과 다르리란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더 다른 미국의 풍경이 차창 밖으로 휙휙 지나가고 있다. 높이 솟은 나무들은 이국적이었지만 

예쁘지도 않은 집들이 납작납작 땅에 붙어 있는 모습에 완전 실망하고 있는데 LA에 빌딩이 많지 않고 집들이 이런 것은 지진 때문이라는

가이드의 설명.... 나는 단지 땅이 넓어 그런 줄 알았는데...그렇다면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미국의 모습이 아닌 단지 LA의 모습일 수도

있단 말이지 않은가. 내 얼굴에 갑자기 화색이 돈다.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

이른 점심을 먹은 후 제일 먼저 찾은 이 곳은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헐리우드라는 곳. 지구 상에 사는 왠만한 인간이라면 한번쯤이라도 들어봤을

법할 정도로 유명한 이 곳은 LA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곳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최고 집약지이면서 지금도 끊임없이 영화가 촬영되고 있는

그런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LA에서 여행객들에게 가장 환영받는 관광명소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그 유명하다는 곳이 나에게 준 첫인상에 대한

나의 반응은 '뭐, 그다지...' 정도?

하긴 우리나라 영화의 메카인 충무로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 같은 맥락인 것을 내가 미리 눈치 채지 못하고 너무 야무지게 꿈을 꾼거지. ㅎㅎ 

 

스타의 거리 - 맨스 차이니스 극장 앞을 중심으로 한 헐리우드 불러바드의 보도. 영화, TV스타, 유명 뮤지션의 이름이 새겨진 별 모양의 브론즈 2500여 개가 약 5km에 걸쳐 보도에 깔려 있다. 브론즈 판에 새겨진 각종 마크는 활동 분야를 나타내는데, 촬영기는 영화, TV세트는 TV. 레코드는 음악, 마이크는 라디오를 상징한다.

 

  

헐리우드 거리의 바닥에 새겨진 스타 로고

'바닥에 깔린 별모양의 보도를 걷고 있으니 분명 헐리우드를 걷고 있음이 분명한데 처음이 어닌 듯한 이 기분은 뭐지??'

'그렇군. 홍콩 침사추이에 있는 스타의 거리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었어.' 

그땐 처음이라 그랬는지 자유로운 시간 때문이었는지, 이 곳에 이름이 새겨져 있는 스타들보다 훨씬 유명세가 덜한 홍콩 배우들이었을 뿐인데도

내가 알고 있는 홍콩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이름 하나하나를 열심히 찾아내고 감격해 하고 사진도 수없이 많이 찍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열정이 내게 보이지 않는다. 시간도 부족하고 주변에 사람도 무지 많다는 열악한 조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시나 첫경험이 아니라는게 가장

큰 원인인 듯 하다.  

 

 

가장 인기 있는 마이클 잭슨 별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별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마이클 잭슨 별이다. 스타의 거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별인 듯한데 원래는 이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았었다고 한다. 아직은 괜찮지만 그래도 시간 앞에 장사 없다고 제 아무리 마이클잭슨이라도 흐르는 시간 앞에선 서서히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나보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미키 마우스 별

 

 

 

우리들에게 익숙한 스타들

 

 

 

거리에 가득한 캐릭터들

홍콩 스타의 거리엔 없으나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엔 가득한 영화 속 만화 속 캐릭터들. 내겐 거리 바닥의 별 로고보다 요 캐릭터들 보는게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아마도 홍콩에서처럼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이번엔 내 카메라에 이 캐릭터들이 꼼꼼히 수집되어 있을 텐데...

'부족했던 시간이 조금은 원망스럽군.'

 

돈 버는게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몇몇 캐릭터들은 정말 안돼 보인다. 이 한여름에 솜으로 채운 듯한 옷을 입고 따가운 햇살을 고스란히 받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힘들게 힘들게 돈을 벌고 있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쨋든 돈을 쓰고 즐기고 있는 여행자의 신분이니 감사할 따름.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인공 조니뎁으로 분장한 그대.

"조금 더 섹시함을 표현해 줄 순 없겠어요?"

"아무리 봐도 조니뎁에게서 느껴지는 섹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구요~~~~~~~~~~~~~~"

 

 

 

 

 

맨스 차이니스 극장

헐리우드의 관광명소 맨스 차이니스 극장이다.

1927년 극장왕 시드 그로먼에 의해 세워진 극장으로 중국 사원풍의 건축양식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이 곳이 헐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가 된 까닭은 극장 앞의 부조 때문이라 한다.

스타의 거리만큼 잘 알려진 콘크리트 바닥에는 약 170여명의 영화계 명사들의 손과 발자국, 사인 등이 새겨져 있어

이를 구경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다는 것.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극장앞 모습

 

 

바닥이 사람들로 점령 당해 겨우 하나 건진 사진. 오우삼 감독의 손자국 발자국 , 그리고 싸인이 보인다.

 

 

 

 

 

매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극장

 

 

 

이 통로에 깔리는 레드카펫을 밟고 수많은 스타들이 이 곳을 지나갔을 텐데 도무지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아서인지 내 마음 속엔 어떤 감흥도

일지 않는다.

'조금은 두근거리는 척이라도 하지. 이 눈치없는 심장 같으니라구.' 

 

 

 

맨스 차이니스 극장 옆 마담 투소

 

 

 

 

 

헐리우드 사인

1923년 이래 헐리우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 헐리우드 사인은 원래 헐리우드 힐스라는 새로운 행정지의 탄생을 알리는 일종의 광고탑으로 글자 하나의 높이가 15m나 되어 이 사인의 'L'자 뒤에 관리인이 살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1932년 전도유망한 영화 스타였던 페그란 사람이 이 사인의 'H'자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이래 자살의 명소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고 그 후로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글자들이 부서진 채로 방치되다가 1978년 시에서 직접관리하면서부터 깔끔한 제 모습을 회복하게 되어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나 파리의 에펠탑처럼 LA의 상징물이 되었다.

 

 

 

짧게나마 헐리우드가 어떤 곳인지 맛만 보고 떠나는 길...

내 상상 속의 헐리우드는 막연하게 '크다', '화려하다', '멋지다'라는 단어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본 헐리우드는 내 상상 속의 헐리우드와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그다지 화려하지도 그다지 멋져 보이지도 않는 헐리우드. 내 상상 속의 헐리우드가 내가 보지 못한 다른 곳에 보물처럼 감춰져 있는 걸까?? 일부만 보고 전체를 본 것처럼 섣불리 판단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겠지만 그래도 미국이란 나라가 내게 보여준 첫인상은 나로 하여금 미국이란 나라를 다시 생각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