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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룩소르] 하트셉수트 장제전

ⓡanee(라니) 2012. 1. 25. 01:02

 

2011년 12월 30일 (금)

  

 

Ranee in Luxor

-하트셉수트 장제전- 

 

 

 

 

 

 

왕가의 계곡에서 무덤 3개를 관람한 후 서둘러 계곡을 빠져 나왔다. 무장한 사복 경찰들이 왔다 갔다하고 뭔가 술렁대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불안감이 엄습해 왔기 때문이다. 관광 시즌이라 예년 같으면 사람들의 물결에 휩쓸려 다녀야 하는게 보통인게 이집트의 불안한 정세 때문에 관광객이 확연히 줄어든 요즘이라 어디를 가도 인파에 휩쓸리는 일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광객을 대상으로 1달러를 외치며 조잡한 물건들을 팔아 겨우 생계를 꾸려오던, 상인이라 부르기도 뭐한 수많은 영세 상인들이 더욱 가난에 허덕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배고픔은 그들을 악에 받치게 하고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 폭탄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듯 하다.           

 

  

 

 

 

하트셉수트 장제전 주차장에 버스가 멈추어 섰다. 왕가의 계곡 입구에서 5~10분 정도를 버스로 달렸기 때문에 왕가의 계곡과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줄 알았는데, 위의 지도에서 보면 알겠지만 사실은 왕가의 계곡에서 산 하나만 넘으면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왕의 계곡과 귀족의 계곡 사이에 자리함.) 

 

 

 

 

 

기념품점들을 지나 매표소로 들어서니 하트셉수트 장제전의 모형이 있다. 카르나크 신전 등에 비하면 참 간단한 구조인데도 예습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모형을 봐도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복습을 하는 수 밖에...'

모형을 잠시 살펴보고 하트셉수트 장제전으로 이동하기 위해 매표소를 빠져 나온다.  

 

 

 

 

 

매표소를 빠져 나와 하트셉수트 장제전을 배경으로 한 입장권 인증샷부터 남긴다. (잊지 않고 인증샷을 남긴 것까진 잘했는데 이번엔 아웃포커싱이 너무 잘돼서 장제전의 모습이 다 날아가 버려 인증샷의 의미가 퇴색되었음. ㅋ~ )

입장권을 자세히 살펴 본 사람은 마땅히 있어야 할 하트셉수트라는 글자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하트셉수트 장제전의 입장권이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분명 하트셉수트 장제전의 입장권이 맞다. 입장권에 쓰여 있는 것처럼 이 장제전은 아랍어로 데이르 알-바하리라 불린다고. 원래의 이름은 '숭고한 것들 중의 숭고한 것'이라는 의미의 네페르 네페루였으나 서기 7세기경 현재의 신전에 기독교인들이 세운 '북쪽의 수도원'에서 현재의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1500년 경의 건축물이라 믿어지지 않을만큼 현대적인 건물이 저멀리 서 있고 뒤로는 건축물과 잘 어울리는  붉은 절벽이 건축물을 둘러싸고 서 있다. 하트셉수트 장제전이다. 

 

 

 

 

 

 

걷자면 못걸을 것도 없을만큼의 거리로 보이긴 하나 입구에서 장제전까진 보기보다 꽤 되는 거리다. 여름엔 더워서, 우리 같은 여행객들은 시간을 절약해야 하는 이유로 미니 열차를 타고 이동한다.   

 

 

 

 

 

미니 열차를 타고 하트셉수트 장제전으로 향한다. 운좋게 앞자리에 앉으니 시야가 탁 트여서 좋다.

 

 

 

 

미니 열차에서 내려 바라본 하트셉수트 장제전

미니 열차에서 내렸다. 하트셉수트 장제전이 훨씬 가까이에 보인다.

그 옛날, 나일 강과 연결된 운하가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제1테라스(첫번째 뜰)까지는 길 양옆으로 스핑크스들이 세워져 있었으며 스핑크스 뒤로는 향기를 발산하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정원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현재 이 운하와 정원은 사라졌지만... 

위 사진 속에서 가 있는 곳은 하트셉수트의 푼트 원정 때 푼트로 부터 가져온 나무가 심어져 있던 자리.

푼트 원정 모습은 장제전 2층 테라스 복도에 새겨져 있다.  

 

푼트 원정에서 가져온 나무가 심어져 있던 자리

 

 

 

 

 

하트셉수트투트메스 1의 장녀로 이복 오빠인 투트메스 2와 결혼하여 투트메스 2세가 왕위에 오르자 왕비가 되었고 투트메스 2세가 죽자 아직 나이가 어린 후궁의 아들 투트메스 3를 대신해 섭정을 하다가 결국 파라오가 되어 투트메스 3세와 공동 통치를 한 인물이다. ( 자료에 따라 투트메스3세가 하트셉수트 여왕의 조카라고도 함.) 여자는 파라오가 될 수 없었기 때문에 하트셉수트 여왕은 파라오의 모습으로 남장을 하고 턱수염까지 달고 나라를 다스렸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는 모두 4명의 여성 파라오가 있었는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클레오파트라지만 최초이면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행사했던 여성 파라오는 바로 하트셉수트 여왕이라 함.)  

오직 내정()에 전념하였던 그녀는 시나이 광산의 채굴과 교역을 위하여 푼트 원정을 감행하였다. 

 

 

 

 

 

여왕은 파라오가 된 것을 정당화 하고 과시하기 위해 수많은 기념 건축물을 세웠으나 이 건축물들은 훗날 여왕이 죽은 뒤 투트메스 3세 (투트모세 3세)에 의해 대부분이 파괴되고 여왕의 이름이 삭제되었다. (새로 보게된 자료에 의하면 이는 하트셉수트에 대한 증오 때문이라기 보단 자신의 아들, 즉 아멘호테프 2세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함. 하트셉수트의 유산을 없애 왕위를 부계 혈통으로 바꾸어 순조롭게 왕위 계승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 다시 말해 이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음.)

 

 

 

 

15년만에 완성된  하트셉수트 장제전은 그녀의 총애를 받은 신하이며 건축가인 센무트( 혹자는 하트셉수트와 연인이었을 가능성에대해서도 이야기 하나 아직까지 발견된 증거가 없다고 함.)가 설계한 것으로 3으로 되어 있으며 거대한 테라스를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1층 테라스 복도는 중앙 계단을 중심으로 22개의 기둥들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들어서 있고 복도 벽은 오벨리스크의 건립 모습, 여왕의 탄생 모습, 그리고 여왕의 업적을 담은 돋새김으로 장식이 되어 있으며 테라스 끝에는 오시리스 의 형상을 한 여왕의 거대한 조각이 서 있다.

 

 

 

비탈길을 올라 2층 테라스로...

 

 

와우!!!  2층 테라스(두번째 뜰)다.  

'멀리서 볼 땐 이렇게 넓은 테라스가 있을 줄 짐작도 못했는데 놀라운걸.'

 

 

 

 

 

2층 테라스 복도에는 15개의 둥근 기둥과 44개의 네모 기둥으로 된 복도가 있는데 가운데 비탈길을 기준으로 왼쪽 복도 벽에는 전설의 나라 푼트 원정의 모습이, 오른쪽에는 여왕의 생애와 여왕의 왕위 계승을 정당화하기 위해 신 아몬의 딸로 태어났다는 것을 나타내는 탄생의 모이 돋새김되어 있다.  

 

 

 

푼트 원정 모습이 돋새김 된 왼쪽 주랑으로... 

 

 

 

 

 

 

2층 왼쪽 주랑 벽에 돋새김 된 푼트 원정 모습 중 일부 

고대의 엘도라도인 머나먼 전설의 땅 푼트 원정모습이 새겨진 벽화를 살펴보면 하트셉수트 여왕이 이 푼트 원정에서 이국의  동물과 금,  그리고 고대 세계에서 가장 귀한 상품인 향(香)을 가지고 돌아온 것을 알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입냄새를 없애고 이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향을 씹었고 신전에 좋은 냄새가 나게 하기 위해서도 향을 사용했으며 미라를 만들 때도 향을 사용했다고 하니  향(香)이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2층 왼쪽 주랑 벽에 돋새김 된 푼트 원정 모습 중 일부 

벽화를 다시 살펴보면 이 그림들이 얼마나 사실적인지를 알 수가 있다. 물고기까지도 세세히 그려넣었는데 이는 나일강이 아닌 홍해에서 잡은 물고기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하트셉수트 여왕 자신이 긴 여행을 거쳐 그곳에 갔었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이 벽화는 자신의 권력과 나라의 번영을 백성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대한 광고판인 셈. 

"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내 업적을 봤지?" 라고 말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람세스 2세가 카데시 전투의 모습을 건축물에 새겼 듯 하트셉수트는 푼트 원정이 자신의 가장 큰 치적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2층 오른쪽 주랑 벽 

 

 

 

2층 오른쪽 주랑 벽 

 

 

 

2층 오른쪽 주랑 벽에 돋새김 된 하트셉수트의 탄생 모습 중 일부 

 

 

 

 

 

 

2층 테라스 남쪽(왼쪽) 끝의 하토르 여신의 작은 신전과 북쪽 (오른쪽) 끝의 아누비스 신의 작은 신전

 

 

 

 하토르 신전 안에서 볼 수 있는 하토르 기둥

 

 

 

 

 

토드 신전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자리엔 한 때 신전의 벽면을 이루었을 돌들이, 기둥들이 이제는 저렇게 잔해로만 처참하게 남아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게 한다. 

 

 

 

 

 

 

다시 비탈길을 올라 3층 테라스로....

 

 

 

 

 

 

3층 테라스 (상층주랑)

3층 테라스 복도에는 22개의 네모 기둥이 서 있고 앞줄 기둥 앞에는 석상들이 세워져 있다. 8개 정도의 석상만이 형체가 남아 있고 대부분의 석상들은 훼손되어 사라지거나 발 정도만 남아 있거나 한 모습이다. 이 석상들을 어떤 자료에선 오시리스라 하고 어떤 자료에선 하트셉수트라해서 무엇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혹시 오시리스의 모습을 한 하트셉수트는 아닐런지....?? 

 

 

 

 

 

 

22개의 기둥을 지나 3층 테라스 복도 안 쪽으로 들어가면 너른 안마당이 나오는데 이 안마당은 여러 개의 방들과 연결되어 있다.

 

 

 

 

안마당

 

 

 

 

지성소

안마당의 북쪽에는 태양신 라 호르아크티의 성소, 남쪽에는 투트메스 1세의 성소, 하트셉수트 여왕의 성소, 태양신 아몬-라의 암굴 성소가 있다는데 하나 하나 눈여겨 보지는 못했다.  

 

 

 

 

 

지성소

 

 

 

 

미이라 석상들이 있던 곳

 

 

 

3층 테라스 (상층주랑)에서 2층 테라스로...

투트메스 3세에 의해 파괴되고 120년이 흐른 뒤엔 파라오 아크나톤에 의해 훼손 당했으며 ( 이집트 최초로 유일신 숭배사상을 도입한 아크나톤은 아몬 신에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 버렸다고 함.) 초기 기독교 시대에는 수도원으로 사용되면서 이단적이라는 이유로 또 다시 많은 부분이 파괴 되는 수난을 겪었음에도 하트셉수트 장제전은 남아 있는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주는 듯하다. 물론 그 옛날의 그 섬세하고도 웅장했었을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잊지 않고 올려 보는 인증샷 한 컷

 

 

 

 

 

이젠 되돌아 가기 위해 미니열차를 탈 시간...

 

 

 

미니 열차를 타고 달리다 오른쪽을 돌아본다. 올 때는 반대쪽만 보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모습...

오른쪽에 귀족의 계곡이 있으니 저것들은 귀족들의 분묘겠지?

 

 

 

이름 모를 탑문을 지나고...

 

 

 

 

기념품점들을 지나...

 

 

다시 주차장.

3500년전으로의 여행을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정말로 3500년 전이 맞는 건지... 지금도 여전히 믿어지진 않지만.

그 옛날의 이집트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몇권의 책으로 습득한 지식이라 내용 중 오류 사항이 많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부드럽게 정정해 주세요.

 

 

 

다음편에선 멤논의 거상 을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