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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룩소르] 멤논의 거상이라 불리우고 있는 아멘호테프 3세의 석상

ⓡanee(라니) 2012. 1. 26. 01:00

2011년 12월 30일 (금)

  

 

Ranee in Luxor

-멤논의 거상-

 

 

 

 

하트셉수트여왕장제전을 뒤로 하고 멤논의 거상을 보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

당도하고 보니 허허 벌판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큰 돌조각 두 체만이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의 전부다..

 

 

17m나 되는 이 큰 돌조각은 3400년 전인 신왕국 제18왕조의 아멘호테프 3세 장제전 입구에 세워졌던 석상으로  

지금은 비록 많은 부분이 훼손되어 마치 만화 속에 등장하는 외계인처럼 보이는 듯도 하지만

원래는 아멘호테프 3세의 모습을 묘사한  석상이라 한다.

(아멘호테프 3세는 아시리아와 팔레스티나까지 영토를 확장하여

고대 이집트의 기틀을 확고하게 만든 위대한 파라오로 람세스 2세 못지 않은 많은 기념 건축을을 세운 인물임.) 

 

 

그렇다면 아멘호테프 3세 장제전 입구에 세워져 있던 석상들은 남아 있는데 장제전은 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 자료들에 실린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아멘호테프 3세 장제전은 아마도 하루 아침에

파괴되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을 두고 훼손되고 파괴되어 사라진 것 같은데 처음엔 아멘호테프 3세 이후로

등극한 파라오들에 의해서 서서히 훼손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파라오가 되었으니 당연히 자신들의 신전을 지었을 것이고 

신전을 짓다 돌이 부족하면 이전에 지어진 다른 신전에서 돌을 빼내어 가져다 쓰곤 했는데 이 아멘호테프 장제전도 그런

운명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던 듯 하다. 게다가 이 장제전은 나일강에서 너무 가까운 곳에 지어진 신전이었기 때문에 매년

홍수로 나일강물범람할 때마다 많은 부분이 파괴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던 듯. 그리고 기원전 27년 큰 지진이 일어났고

이 지진으로 인해 아멘호테프 3세 장제전은 아마도 완벽하게 파괴되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렇게 장제전이

완벽하게 사라져 갈 동안 온전하진 않아도 이 두 거상은 이렇게 남아 있으니 이것이 오히려 더 미스테리 한 일은 아닌지...    

 

 

 

한 자료에 의하면 이 거상들이 석재 벽돌이 아닌 진흙으로 빚은 벽돌을 이용해 만든 석상들이라고 하고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한 개의 석상은 거대한 한 개의 바위를 조각해서 만든 것이고 다른 한 개의 석상은 여러 개의 바위를 쌓아가며

조각한 것이라고하고 있는데 내 생각에는 후자 쪽이 좀 더 신빙성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유는 당연히 돌로 만든

장제전도 다 무너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판국에 진흙으로 빚은 벽돌로 만든 석상이 여태까지 남아 있을 수 있다는게

좀처럼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네메스라고 하는 파라오의 두건을 착용한 아멘호테프 3세의 모습 

 

 

 

북쪽 석상

 북쪽 석상에는 아멘호테프 3세와 그의 어머니 무템비아(Mutemwia)가 조각되어 있고...

 



남쪽 석상  

 남쪽 석상에는 아멘호텝 3세와 그의 부인 티위(Tiy), 그리고 그의 딸 중 한명이 조각되어 있다.

 



남쪽 석상

 

 

로마시대에도 장제전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이 거상 두 개만 남아 있었는데 어느날 새벽부터 해가 뜰 때가 되면

이 두 개의 석상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그리스인들은 그 소리가 마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인 멤논의 노래소리와 비슷하다 하여 <멤논의 거상>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 옛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인들은 물론이고 로마인들까지 거상에서 나는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이곳을 다녀

갔으며 로마의 황제 하드리아누스까지도 이곳을 다녀 갔으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조각상을 보수한 뒤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원래 이 소리의 정체가 석상의 균열 사이를 햇빛에 의해 따뜻하게 데워진 바람이

통과하면서 생긴 것이었기 때문에 보수를 한 후엔 당연히 소리가 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멤논에티오피아의 왕으로 새벽의 여신 에오스티토노스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데 트로이 전쟁에 참가했다가 아킬레우스에게 죽게 되고  어머니 에오스는 그의 시체를 에티오피아로 옮겨오게 된다. 제우스의 배려로 불사의 존재가 된 멤논은 어머니의 부름에 슬픈 노래로 답을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석상 뒤의 아멘호테프 3세 장제전도 여전히 그자리에 있고

멤논의 울음소리도 여전히 들을 수 있다면...

ㅎㅎㅎㅎㅎ

부질없는 상상을 거두고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