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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오지 중의 오지 승부역에서 투구봉을 오르다.

ⓡanee(라니) 2015. 1. 20. 23:44



칸스와 라니의 이번 여정의 테마는 '오지 중의 오지를 찾아서..'라고 해야 할까요.

2년 전부턴가 협곡열차에 필이 꽂혀서 "타보고 싶다", "가보고 싶다" 노래를 불렀었는데 이번에 "가보고 싶다"를 먼저 실현시켜

봅니다. "타보고 싶다" 는 훗날을 기약하구요. 




투구봉 산행을 위해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인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 승부역으로 향합니다. 

승부까지 12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보는 순간, 잔잔한 가슴에 작은 떨림이 일기 시작하는군요.





설렘을 더해주는 승부역 가는 길의 이정표들이랍니다.

굴티, 가시루봉, 결둔, 서낭골, 마무이, 구두들, 본마을...특이하면서도 정겨운 지명들이네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구름을 대신하려는 듯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인상적이어서 담아 봅니다.

석포리의 영풍제련소라지요 아마... 





낙동강 줄기의 멋진 바위들도 멋져서 한 컷 !!




철로가 나타나자...



어린아이마냥 뛰어 가서는 마치 설경구라도 된 양 박하사탕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짝꿍!!!

 

                               



눈 앞에 나타난 멋진 봉우리에 차를 멈추고...




카메라를 들이대 봅니다.

사실은 조금 더 오른쪽이 멋진 모습이었는데 시야를 가리는 나무를 피하려다 보니 멋진 모습이 잘려 나갔네요.

저 봉우리가 바로 우리가 오르게 될 투구봉인데...




지나치는 풍경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수시로 차를 멈추고 풍경을 향하여 달려가는 짝꿍!!

그 열정을 누가 막으리오.ㅎㅎ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승부역,  





그리고 승부역으로 가는 다리 중 하나인 승부현수교랍니다. 이 자리에는 원래 목교가 있었으나 2002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쓸려

내려가고 그 후에 로 다시 만든 출렁다리가 바로 이 승부현수교라는군요.  





이곳에서 남긴 기념샷 한 컷 !!

그런데 그림자 때문에 짝꿍 배가 만삭처럼 보이네요.

어쩌나~~ㅋㅋ 





이때 열차가 들어옴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울려퍼지고 승부역을 향해 힘차게 달려오는  V-train의  모습이 포착됩니다.


 



카메라도 열심히 열차를 따라가 봅니다.





승부역에 정차한 V-train의  뒷모습까지.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분천~양원~승부~간 27.7km 구간을 시속 30km로 왕복운행하는 관광전망열차로 하얀색

기관차와 분홍색 객차 3량으로 구성된 그 모습이 아기호랑이를 닮았다 하여  "아기백호'란 별명을 가지고 있지요. 




승우역으로 가는  또 하나의 다리인 잠수교를 건너 승부역으로...GO GO!!!

그런데 저 천막들은 무엇일까요??




건너와서 보니 먹거리 장터였네요.

아침도 거른 탓에 시장기가 동한 우리는 이곳에서 어묵을 두 꼬치씩 먹고...  




그걸로는 부족해 메밀 배추전까지 사들고 승부역으로 들어섭니다.

 



철로 위에서 메밀배추전 시식 타임!!!

철로 위에서 먹는 맛...뭔가 좀 특별하던가요? ㅋㅋ




승부역으로 열차 한 대가 또 다시 들어옵니다. 




그리고 쏟아져 내리는 관광객들~

승부역은 1963년 영암선영동선으로 바뀌고 이후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1997년 간이역으로

전락했고 2001년에는 마주 달리는 기차가 교행을 위해 잠시 대기하는 신호장으로 바뀌면서 간이역이라는 이름마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뻔한 역이었지만 10년 전쯤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들기 시작한 곳으로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가 승부역에 서면서, 산골오지 간이역인 승부역은 관광객으로 더욱 시끌벅적해진 역이 되었습니다. 열차가 아닌 계곡과 산길을 따라 승부역을 찾는 이들도 늘었구요.

오지이면서 오지가 아닌 곳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요!!




투구봉으로 오르기 전, 방금 그 열차의 기관사님께 포즈를 부탁해 보았습니다.

기꺼이 응해 주셨는데 얼굴은 어둠 속에 가리워지고 이렇게 하얀 손가락만이 강렬하게 찍혀 버렸네요.ㅜㅜ

어쨋거나 기꺼이 포즈를 취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승부역은 산행이 끝난 후 제대로 둘러보기로 하고 산행을 위해 승부역 뒤편으로 들어섭니다.

승부역에서 정상까지 1.5km, 정상에서 투구봉 약수터를 거쳐 종점까지 1.5km 도합 3km의 산행길입니다.

종점에서 다시 승부역까진 1km~2km 정도 될 거 같구요.




선로반 사무소 뒤편 투구봉으로 오르는 길에 세워져 있는 영암선 개통 기념비랍니다.

염암선 개통을 기념해서 세운 비석이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임이 확인되면서 최근에야 승부역의 명물이 되었다네요.


영암선은 영주~철암간 86.4km의 철도노선으로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미국의 원조자금으로 1949년 4월 8일 대한민국 정부 최초의 철도부설공사로 착공 후 한국전쟁으로 중단했다가 휴전 성립 후 미국 F.O.A의 원조자금으로 재착공하여 1955년말 완공한 철도이다. 1963년 5월27일 동해북부선과 통합하여 영동선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영암선 개통 기념비는 한국전쟁 시기, 험난한 산악 지형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우리의 손으로 건설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을 받아 영암선 건설공사 구간 중 가장 어려움이 많았던 승부역에 1955년에 설립한 기념비이다.

- 지식백과에서 발췌-






투구봉 산책로라 쓰여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만한 길인가 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답니다.




처음부터 치고 오르다가...




능선이 나타났는가 하면 또 다시 오르고...




완만한 길도 산책로라 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거리가 길지 않아서 힘든 정도는 아니라는 거.




"칸스님~~ 정상이 얼마 안남았네요."





'조망이 별로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물처럼 짠~하고 조망이 터집니다.

차를 멈추고 투구봉을 담았던 승부마을이로군요

스틱이 가리키고 있는 자리가 바로 투구봉을 담았던 자리구요.

 




조금 더 당겨 보면 바로 저 노란 창고 같은 집 옆에서 이곳을 담았다는 거죠.ㅎㅎ





너른 옥토에 자리한 승부마을.

승부(承富)라는 지명이 대대로 부를 이어온 사람들이 많아서 생겨난 지명이라고 하니  산골임에도 부자가 많았었나 봅니다.




조망에 취해 있다 다시금 전진...

밧줄을 잡아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눈 왔을 때를 대비해서 설치해 놓은 밧줄인 모양입니다.

제대로 된 밧줄맛을 본게 언제였던지...  밧줄맛이 많이 그리운 라니입니다.ㅜㅜ




에그머니나!!!! 어느새 정상이라고?

'높은 봉우리가 하나 더 있는데 왜 여기가 정상이지?' 의아해 하며 두리번 두리번.

살펴보니 저쪽 봉우리는 올라갈 수 없게 밧줄로 둘러쳐져 있고 둘레로 돌아가게 되어 있네요.

하지 말라면 해 보고 싶은게 사람의 욕심이지만 오늘은 산행 자체보다 오지의 기차역 구경에 더한 목적이 있으므로 안전을 위해 저

봉우리를 올라보는 시도는 안해 볼랍니다.ㅎㅎ





정상이니 역시 기념샷 한컷은 남겨야겠죠!!

 포즈에 장난기를 한가득 담았더니 엉거주춤 요상한 포즈가 되어 버렸네요.





우리가 올라가지 못하는 봉우리에 눈에 띄는 바위가 있어서 담아봅니다.

짝꿍의 눈엔 투구 쓴 장수의 모습이 보인다는데 라니의 눈엔 공룡이 보였다가 웃고 있는 토끼 얼굴이 보였다가 하니,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블친님들은 저 바위에서 무엇을 보셨나요?




이제 하산 길이예요.

이곳 또한 밧줄이 필요 없는 구간 같은데 밧줄을 설치해 놓아서 웃음이 났었지만

한참 뒤에 보니 제법 경사가 심한 하산길이 나타나서 웃음을 거두었네요.

어느 산이든 산은 역시 얕보면 안되는 듯 합니다.





나무에 초록이 매달린 게 좋아서 한 컷!!!





밧줄에서 대롱대롱 쇼 한 번 해 보구요.

우리들의 산행 길엔 코미디가 섞여 있어 즐거움을 더 한답니다.





가파른 내리막길에 비석이라니...

지형으로 볼 때 묘자리로 쓸만한 곳이 전혀 아닌 듯 한데 비석이 세워져 있어 사연이 너무도 궁금했답니다. 





하산길이 제법 가파르죠?


 




짝꿍은 밧줄이 필요없겠지만 라니는 밧줄을 좀 잡아야겠더라구요.





조금은 거친 듯한 골짜기를 따라 한동안 내려가...


 



응달이라 눈이 아직 채 녹지 않은 농로에 다다랐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마을이고 왼쪽이 하산 종점이라 왼쪽의 소나무 숲으로 들어섭니다.






소나무 숲에 자리한 투구봉 약수에 도착했어요.

약수에 대한 전설을 읽어 보니 과장이 있을지는 몰라도 어쨋거나 위장에 좋다해서 한모금 마셔 봅니다.   




짝꿍도 이렇게 한바가지 떠서...




맛나게 꿀꺽꿀꺽~

산행하는 동안 물 한모금 안마셔서 그런가 너무나 시원하더군요.




주변에서 만난 각선미 인 나무 한 그루...

부러운데요.ㅋㅋ




드디어 3km의 투구봉 산행을 마치고 이리로 내려왔습니다.





사실은 열차가 지나간다는 걸 알려주는 건널목 종소리를 듣고  열차 사진을 담기 위해 뛰어내려왔는데 다행이 놓치지 않고 산타

열차가 피암터널을 통과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답니다. 이것도 분천역에서 철암역까지 오가는 관광열차라지요.




뒷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ㅎㅎ





건널목의 차단기가 열리고...





승부교에서 주변 풍경을 음미해 보는 라니!!!





그리고 흥겨움에 절로 어깨춤이 덩실거리며 걷는 짝꿍이랍니다.





그렇게 승부역까지 걸어와 이번엔 승부현수교를 건너 봅니다.





승부역엔 열차 한대가 정차 하고 있고...




맞은편 철로로 또 한대의 열차가 들어옵니다.




그렇게 들어선 열차는 이번에도 이렇게 수많은 관광객들을 쏟아놓고 침묵을 지키고 서있습니다.

승부역의 상징석 앞에서 기념촬영하기에 분주한 사람들.

기념 촬영을 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겠군요.




승부역은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승부역의 상징석이랍니다.




상징석을 담고 있는 짝꿍!!

지금쯤 아마 가슴이 콩닥이고 있을 거예요.




짝꿍이 삼각대를 설치하고 있는 동안 라니는 승부역 홈에 있는 빨간 우체통이 예뻐서 담아봅니다.






밀물이 몰려오듯 역사를 가득 메웠던 승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우리 둘만의 차지가 된 상징석 앞에서 드디어 기념샷을 남겨봅니다.

멋지게!! 멋지게!!   




화살표로 표시해 놓은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보이시나요?

 저 작은 단풍나무에는 이루지 못한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답니다.



때는 1970년대.

강릉에서 영주로 가는 기차와 영주에서 강릉으로 가는 기차가 여기서 교행을 했는데 열차가 비껴 가기 위해 딱 5분간 정차를 했었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매주 일요일만 되면 강릉행 열차에서 처녀가 내리고 영주행 열차에서 청년이 내려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손을 잡고 걷기도 하다가 열차가 출발하면 서로 열차를 바꿔 타고 갔다고 합니다. 그 짧은 5분 동안 데이트를 하고 헤어진 거지요. 처녀는 풍기의 인견공장서 일을 했고 청년은 태백서 일하는 광부였는데 둘 다 가난하고 시간도 없으니 그렇게 데이트를 한 거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청년이 보이지 않았고 일요일이 되면 처녀 혼자 승강장을 걷거나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가곤 했대요. 알고보니 청년은 갱도가 무너져 죽었던 거였더랍니다. 그렇게 1년여 정도 홀로 역을 찾던 처녀도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더군요. 저 나무가 심어져 있는 자리가 처녀 총각이 만나던 자리인데 옛날에 한 역무원이 그 두사람을 위해서 저 나무를 심었다는 겁니다. 애달픈 사연이지요.





우리가 다음으로 찾아갈 분천역...

열차를 타고 가면 15분 거리라는데 자동차로는 빙 돌아 가야해서 한시간 내외가 걸린답니다.

휴~~



떠나야 할 시간인데 아직도 아쉬움으로 기차역을 떠나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칸짝꿍!

다른 때는 주로 칸스님이 서두르라고 재촉이었는데 이번엔 역할이 바뀐 듯 하네요.

그만큼 짝꿍이 오고 싶어했던 곳이라는 뜻이겠지요.

 



관광객들은 열차가 정차하는 동안 얼어붙은 낙동강에서 썰매를 즐기기도 하고...





먹거리 장터를 찾아 한끼 식사나 주전부리를 하고 다시 타고 온 열차에 오릅니다.

시장기가 동한 우리도 우거지 국밥을 시켜봅니다.

도심에서 먹는 뭔가 첨가가 많이 된 진한 국물맛이 아닌 시골맛 그대로인 듯 소박한 맛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주전부리로 수수부꾸미를 사들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우리들.

하지만 차를 타는 순간 우리는 아쉬움을 접어두고 어느새 분천역 산타마을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부풀고 있었답니다.

다음 포스팅엔 당연히 분천역이 등장하겠지요!!  다음편의 분천역과 산타마을도 기대해 주세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