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기저기/·´`°꽃 찾아 방방곡곡

[가평] 논남기 계곡 깽깽이풀, [포천] 광덕계곡 모데미풀

ⓡanee(라니) 2020. 4. 21. 00:47

지난주 수요일 (2020. 04.15),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명지산 논남기계곡으로 go go~

사진으로만 보던 깽갱이풀을 직접 보고 찍을 수 있단 생각에 

모처럼의 먼 길 운전이 피곤한 줄도 모르고 달렸던 날이었습니다. 

다만 내비가 논남기계곡을 거부하는 바람에 주변 어디쯤을 입력하고 출발해야 했던데다가

깽깽이풀이 피어 있는 정확한 장소도 알지 못해 약간의 헤매임은 감수해야 했었죠.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깽갱이풀

 

 

난생 처음 보는 깽갱이풀과의 만남에 라니의 마음 속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지만,

 

 

기쁨의 크기만큼이나 밀려오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았었네요.

깽갱이풀의 예쁜 모습을 담고 싶은 라니의 간절한 맘과는 상관없이 햇살은 산자락에 막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처음 찍어보는 깽깽이풀의 색감은 어수선한 배경에 묻혀 표현해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찍어도 찍어도 맘에 드는 컷이 안나오니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할 수 밖에요.ㅠ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산을 넘어온 햇님은 그제서야 반짝이는 햇살을 선물해 주었지만

이번엔 그럴듯한 배경을 가진 꽃들을 찾기가 힘들어 라니는 여전히 스트레스 속에서 허우적대고

사진을 찍는내내 설렘과 스트레스가 공존하는 기묘한 상황이 계속되었답니다.       

 

 

겨우 찾아내 찍긴 찍었는데 이것도 좀 부족한 듯.

 

 

괜찮은 배경은 없지만 꽃술이 이뻐서 찍어본 아이랍니다.

깽갱이풀은 봉오리 때 찍어야 제일 이쁘다던데

봉오리는커녕 꽃술이 싱싱한 것조차 몇 개체 못본 것 같네요.

운좋게 깽갱이풀을 만나긴 했지만 적기는 놓쳤던 거죠.ㅠㅠ 

 

 

깽갱이풀에 마음을 빼앗겨 등한시 했던 들바람꽃도 담아봅니다.

뾰루봉 들바람꽃은 사라진지 오래인데 이곳은 들바람꽃이 한창이더라구요.

사실 들바람꽃도 한번 밖에 안찍어본 녀석이라 눈길이 갈만도 했는데 

경쟁하기엔 깽깽이풀이 워낙 강력했고 개체수로도 비교가 안될만큼 많다보니 아쩔 수 없는 찬밥 신세가 되고 말았네요.

 

 

세정사 계곡과 화야산에서는 이미 한참 전에 사라진 얼레지들 또한

이곳에서는 들바람꽃과 막상막하일 정도로 한창이었지만

얼레지는 워낙 많이 찍어봤던 녀석이라 이렇게 배경이 있는 녀석만 골라서 한 두 컷 찍고, 

 

 

흰 얼굴을 가진 특별한 이 녀석 앞에서만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결과물은 아쉽기 그지 없었어요.

작년에 화야산에서 찍었던 아이는 기가 막힌 명당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아이의 보금자리는 정말로 평범 그 자체였던터라

옆에서 뒹굴대고 있던 나뭇가지를 슬쩍 더해봤는데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답니다.  

 

 

이곳에서도 거의 사라지고 없는 꿩의바람꽃~  

 

 

들바람꽃깽갱이풀의 콜라보입니다.

 

 

애기송이풀을 찍기 위해 자리를 이동하다 우연찮게 만나게 된 구슬이끼~

내년엔 구슬이끼도 찍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일행과 주고받던 중에 눈에 띄어 얼마나 놀랐던지요.

구슬이끼의 상태가 좋은 편도 아니었고 실력도 부족해서 제대로 표현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너무나 좋았던 순간이었답니다.

                                            

 

이번엔 깽깽이풀 자생지에서 1.5km쯤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애기송이풀과의 만남을 가져봅니다.

라니가 좋아하는 취향의 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자생지가 많지 않은 멸종 위기 2급 식물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사실 이 아이의 존재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상사병을 앓지 않고도 볼 수 있는 행운이 따라주어 좋았네요.

 

 

물론 늦은 감이 있어 이렇게 시들어 가는 아이까지 포함해서도 아주 적은 수의 개체 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귀한 아이를 만났다는 걸 더 실감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논남기계곡을 다녀온 후, 깽깽이풀들바람꽃의 모습이 계속해서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친한 언니가 찍어온 이 사진들 때문에 다시 찍어야겠단 생각이 좀처럼 수그러들질 않았던거죠. 

 

 

결국 3일 후인 토요일(2020. 04. 18), 짝꿍을 졸라 논남기계곡을 다시 찾았습니다.

3일 정도만 피었다 지는 꽃이라고도 하고 전날 비가 온 까닭에 온전히 남아 있는 꽃이 있을까도 싶었지만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미련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 같아 불안감을 안고도 그곳으로 달려가게 되었네요.

불안한 마음은 왜 틀리질 않는지...ㅠㅠ

그곳은 정말 내가 왔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딴 판이 되어 있었거든요. 

깽깽이풀을 찾기도 어려웠고 그나마 어렵사리 찾은 아이도 이렇게 변해 버려서

더 나은 사진을 찍는 건 이미 불가능한 상태~     

 

 

그 많던 들바람꽃얼레지도 반이상 줄어든 듯...

휑~해 보이기까지 했네요.

 

 

애기송이풀도 상황이 비슷할 것 같긴 했지만 어쨋거나 짝꿍은 아직 애기송이풀 구경을 못했으니

깽깽이풀 자생지에서 벗어나 애기송이풀이 있는 곳으로 이동~ 

짝꿍이 애기송이풀을 만나고 있는 동안 라니는 각시 붓꽃과의 데이트를 즐겨봅니다.

3일 전에 봤을 때보다 이 녀석들은 더 무성해지고 생생해 보이는 듯.

전날에 온 비가 이 녀석들에겐 생명수가 되었나 봐요. 

 

 

애기송이풀을 만나러 갔던 짝꿍이 담아온 사진~

라니는 전체적인 모습만 담았는데 짝꿍은 이렇게 꽃송이를 클로즈업해 담아왔네요.

가오리 같기도 하고, 가면 무도회에서 쓰는 가면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쁘단 생각은 안들지만 재미있게는 생긴 것 같아요. ㅋ~

 

 

애기송이풀이 있는 이곳은 돌단풍도 이쁘게 피어 있어 돌단풍이 있는 풍경을 담아보러 갑니다.

 

 

이 이쁜 모습을 어떻게 담아야 하나 이리 저리 구도를 바꿔가며 고민 중인 라니~

 

 

일단 이 구도로 한 컷 찰칵해 봅니다.

돌단풍과 함께 나무와 예쁜 하늘이 담긴 모습~굿!! 굿!! 

 

 

이번엔 어떻게 찍을까??

 

 

다음 컷은 요렇게~

햇살에 반짝 반짝 빛나는 돌단풍과 드문드문 진분홍빛 수달래(?)의 어우러짐을 담아봤습니다.

 

 

수달래(?)가 아직은 대부분 입을 앙~ 다물고 있지만,

 

 

성질 급한, 혹은 성격 좋은 이 녀석은 혼자서 헤벌쭉이였네요. 

 

 

라니가 돌단풍이랑 노는 동안 짝꿍은 그런 라니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근사한 작품도 만들어 가면서.ㅎㅎ

 

 

얼마지나지 않아 어둠이 찾아올 시간이지만 

혹시나 남아 있을지 모를 모데미풀을 보기 위해 광덕 계곡까지 가보기로 한 우리들~

깽깽이풀이 사라졌어도, 모데미풀이 사라졌다 해도

드라이브 스루로 벚꽃놀이도 하고, 함께 할 수 있음에 행복했던 날~  

 

 

30여분을 달려 광덕 계곡이라 쓰인 팻말이 보이는 곳까지 왔지만

막상 와보니 그 긴 광덕 계곡 어디에 모데미풀 자생지가 있다는 건지 막막~

잠시 우왕좌왕 했지만 결국 알아내는 데 성공하고 그 계곡으로 기대감을 품고 들어섭니다.

하지만 50m이상을 계곡을 따라 걸었는데도 모데미풀이 보이질 않네요.

모데미풀을 보는 건 이대로 실패인 건지...   

계곡이 아닌 산자락에 있나 싶어 산자락으로 올라섰는데...이게 웬일인가요????

생각지도 못했던 흰 노루귀가 한 두 송이도 아니고 무더기로 여기 저기에 피어 있으니...

 

 

이곳의 봄은 이제 시작이었던가 봐요. 

 

 

꿩의바람꽃도 이제 봉오리 상태고,

 

 

중의 무릇도 보이구요.

 

 

현호색도 여기서 보니 다르게 보이는 듯.

혹시 현호색 비슷한 종은 아니겠지요??

 

 

다시 계곡으로 내려섰습니다.

이 나무는 금괭이눈이 모여 사는 다세대 주택인 듯.

뿌리 사이 사이까지 입주해 사는 금괭이눈 주민들이 재밌어 보이네요. 

 

 

1층은 3인 가구~

 

 

2층은 1인 가구~

 

 

3층은 대가족이라 세기 힘들어 포기~ㅋㅋ

 

 

그렇게 라니가 꽃들과 노는 사이

포기란 있을 수 없다며 모데미풀을 찾아나선 짝꿍이 드디어 모데미풀을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끝물이라 꽃잎도 떨어져 나가고 온전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본 것만으로도 만족이네요.

 

 

짝꿍이 한 무리를 더 발견했는데 그 녀석들은 모양새가 더 볼품 없어 패스하고 

위의 아이들을 다른 각도에서 한 번 더 찍어봅니다.

좀 나은 것 같기도 하죠??ㅋ~

 

 

이번엔 라니가 발견한 아이~

날이 너무 어두워져서 후레쉬를 비춰 찍었는데

이렇게 찍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아,

 

 

좀 전에 찍었던 아이들까지 불빛을 비춰 찍어봤네요. 

"오호~이거 색다른 재미인 걸"

 

"짝꿍~ 후레쉬 사줘서 고마워."

 

"덕분에 늦은 시간까지 사진 찍을 수 있어 행복했어."

깽깽이풀모데미풀도... 기대했던 결과물은 얻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 1초가 아쉬움보다 즐거움으로 가득찼던 건 왜 일까요?? 

 

(2020.04.15, 202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