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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주산지에 물이 없어요!!

ⓡanee(라니) 2013. 9. 16. 23:03

 

 

2013년 9월 14일 (토)

 

 

 

 

[청송여행]

 주  산  지

 

 

 

지난주의 영월여행에 이어 이번주엔 청송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막상 해보니 혼자하는 여행이 이젠 그리 어색하지도 않고 재미들린 거지요.

이번 여행 코스는 주산지주왕산입니다.  

산길을 걸으려면 날씨가 화창한게 좋은데 며칠전부터 내리던 비가 그칠 줄을 모르네요 

비가 안와도 렌즈 교환은 번거로운 일인데 비 속에선 그 일이 더 힘들 것 같아 광각렌즈를 물린 카메라와 표준줌렌즈를 물린 카메라,

이렇게 2대의 카메라를 짊어지고 자청해서 고행의 길을 나섭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사서 생고생을 할까 이해 못하겠지만 제 여행의 첫번째 목적이 사진을 찍기 위함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봤자 여전히 늘지 않고 있는 실력이지만 그래서 더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리 먼길 여행이라도 일행이 있으면 대화하느라 오고 가는 길의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데 혼자하는 여행은 자칫 그게 힘들어서  

여행의 기억이 좋지 않을 수 있기에 오늘은 신나는 음악을 담은 mp3까지 준비해 여행길에 오릅니다. 주말이지만 날씨 탓에 나들이객이

적어 차도 안 막히고 신나는 음악에 손가락 장단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청송이네요.   

 

 

 

 

 

 

주산지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많이 지루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4시간 30분 정도 걸렸으니 조금은 힘이 든 듯도 합니다..

주왕산 국립공원구역 안에 위치해 있는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0년)에 착공해서 이듬해인 1721년에 완공된 농업용 저수지입니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가 되면서 유명해진 곳이죠.

주차장에서 주산지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사과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름값 한다고 시식해 보니 지금까지 먹어본

사과들보다 훨씬 맛있어서 내려오는 길에 만원어치를 구입했습니다. 청송 사과가 유명하다잖아요.

 

 

 

 

 

 

 

주차장부터 주산지까지 15분 정도를 걸어 올라갑니다. 평지에 가까운 길이지만 약간의 비탈이 있어서인지 숨이 거칠어 지네요.

 

 

 

 

 

가는 길엔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에대해 설명해 놓은 안내판들이 있는데 아이들 학습용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드디어 저수지가 나타났네요.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산지의 모습이 전혀 아닙니다. 어흑!!!

 

 

 

 

카메라 렌즈를 줌으로 당겨보니 사진 속에서 보았던 왕버드나무들은 저수지 끝쪽에 있는데 저수지 끝쪽은 물이 차있질 않네요.  

 

 

 

 

 

주산지를 설명하는 안내판엔 준공된 이후 현재까지 어떤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쓰여 있는데..

게다가 올 여름엔 얼마나 많은 비가 왔었나 말이죠. 중부 지방에만 비가 많이 온 것인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수지 끝쪽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봅니다.

 

 

 

 

 

어쩌면 좋나요. 정말로 물이 메말라서 영화 속에서, 그리고 멋진 사진 속에서 보던 주산지의 모습은 온데 간데가 없습니다. 

 

 

 

 

영화 속의 이런 모습까진 아니더라도...

 

 

 

 

저수지에 비친 버드나무의 반영을 카메라에 담을만큼은 물이 차 있어야 하는건데 이런 모습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네요.

게다가 나무들은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처럼 빈약해 보이고 ...

얘네들도 한바탕 홍역을 앓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부디 별 탈 없어야 하는데 말이죠.

 

 

 

 

 

 

카메라를 두 대나 짊어지고 고생을 자청한 보람이 없네요.

 

 

 

 

 

 

주산지의 왕버들들은 주산지가 조성되기 전부터 이곳에 살던 것들인데 수령이 오래되어 노쇄화가 진행되고 있고 수세가 급격히

약회되고 있는 상태랍니다. 그야말로 주산지의 보물이랄 수 있는 나무인데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어요. 

 

 

 

그래서 이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망대를 설치해놓고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놓았나 봐요. 아무쪼록 잘 보호해서 후손에게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물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주산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주왕산 트레킹을 위해 자리를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