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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anee(라니) 2014. 5. 21. 22:09

 

 

 

 

 

[남원]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지난 5월 10일, 해마다 봄이면 사람들로 넘쳐나는 지리산 바래봉엘 다녀왔답니다.

철쭉 산행을 하고 온 거지요.

싱싱한 철쭉으로 뒤덮힌 산을 상상했었는데 철쭉이 예년보다 10여일 정도 일찍 개화한 탓에

밤의 찬기온으로 냉해를 입은 꽃들이  꽤 보여서 안타까웠답니다.

그래도 다행이 팔랑치의 철쭉 군락지는 꽤 볼만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네요.

어느날 출근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DJ의 멘트 중 5월에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며 

바래봉까지 오르는 길을 언급하는 내용에 귀가 쫑긋해집니다.

내가 다녀온 곳이라 반가워서라기보단 걷기 좋은 길이라는 말에 수긍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지요.

왜냐하면 제게는 바래봉 산행길이 소개된 내용과는 달리 서른 여섯번의 산행 중 가장 힘들게 올랐던 산행길이었거든요.

그 이유...궁금하시죠?ㅋㅋ

그 이유가 궁금하시거나, 아직 바래봉 철쭉을 못보셨거나, 전에 보았던 바래봉 철쭉이 그리우시다면

라니와 함께 지리산 바래봉으로  해 볼까요!!

힘들긴 했지만 힘든 보람은 있었던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지금 출발합니다.ㅎㅎ

 

 

꽃구경 가는 차량들로 차가 밀린 탓에 서울을 출발한지 5시간 30분만인 12시 30분에 남원시 운봉읍 허브밸리에 도착.

운봉허브밸리 주차장(용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원래의 산행계획은 전북학생교육원에서 시작하여

세동치-부운치-팔랑치(철쭉군락지)-바래봉-운봉허브밸리주차장으로 진행할 생각이었지만

내비양이 우리를 데려다 준 곳이 운봉허브밸리주차장 (용산주차장)이어서 이 곳부터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허브밸리가 목적이 아닌 관계로 허브밸리의 식물원 내부 등은 둘러보지 않았지만

풍차며 외부의 꽃들을 찍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을 보낸 우리들입니다.

한마디로 사진 앞에서 참으로 못말리는 칸스& 라니인거죠.ㅋㅋ

 

 

 

 

허브밸리 사진은 앞서 포스팅 했으니 생략하고...

 

 

 

 

본격적인 산행 시작입니다. 

포장된 길이 싫어...

 

 

 

 

옆길로 들어섰지만 이길도 형편이 크게 다르진 않은 듯 합니다.

나무 그늘이 있다는 것만 빼면.

 

 

 

 

 

다시 합쳐지는 길.

'조금만 더 가면 이런 길에서 벗어나겠지.' 란 희망을 갖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운지사도 들려보고 싶은데 목표한 바를 먼저 이루어야 하기에 운지사는 내려오는 길에 들러보기로 하고 그냥 지나치는 칸스&라니. 

 

 

 

 

포장도로는 벗어났지만 어쩜 이렇게 나무 그늘 하나 없는 길일까요.

이제 시작인데 시작부터 지치려 하는 라니입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임을 증명이라도 하 듯 안내판 앞에서 사진 한컷을 남깁니다.

카메라 앞이라 어쩔 수 없이 웃을 듯 말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속은 마구 부글거리는 중이라지요. ㅋㅋ

(지금이니까 ㅋㅋ지 그 때는 ㅠㅠ였어요.) 

넓직한 길을 만들어 놓으려고 큰 나무를 다 베어 버린 것인지 나무그늘 하나 없는데다,

산이면 산답게 흙길을 걸어야 제 맛인데, 산객 뿐 아니라 다수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보니

편의를 제공하겠단 의도에서인지 길에 블럭(?)들을 깔아 놓아 산길 같은 기분도 안들고,

이렇게 생긴 길이 끝도 없는 오르막으로 계속되다 보니 라니에게는 그야말로 고행의 길이었답니다.

힘들고 짜증이 나서 그 좋아하는 사진도 안찍은 까닭에 증명할 사진 한 장 없는 걸 보면 짐작이 되시려나요.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행의 길을 오르다 이런 길이 나타나길래

나무 그늘은 없어도 죽을 맛은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얼마 가지 않아 고행의 길이 반복되더군요.

 

 

 

 

 

보세요 돌 깔린 길.

누군가에겐 참 걷기 좋은 길일지 몰라도 라니는 저런 길이 정말 싫었답니다.

게다가 햇살은 왜 이리도 한지요.

울창한 나무도 있고 새소리도 들리고 오르락 내리락 하며 바위도 타고 하는 산길이 너무도 그리웠답니다.ㅜㅜ

 

 

 

 

 

 

오르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언덕배기로 올라서 봅니다.

언덕배기를 오르는 그 짧은 순간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했네요. 

 

 

 

 

 

덕배기에서 우리가 오를 바래봉을 담아 봅니다.

 

 

 

 


바람 좋은 이 곳에서  뙤약볕에 시달린 몸을 좀 더 쉬게 하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하여 다시 저 길을 올라야겠네요. .

 

 


 

 

언덕배기에서의 꿀맛 같은 휴식을 끝내고 다시 오르막을 올라 넓은 장소에 다다랐습니다. 

 

 

 

 

 

이곳에서 담은 운봉읍의 모습이예요.

 

 

 

 

 

그리고 또 오르고 올라 바래봉 삼거리까지 왔답니다.

이곳까지 3.2km를 걸어 왔네요.

 

 

 

 

 

 

멀지 않은 곳에 바래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이제부턴 좀 힘이 나는 듯 하군요.

비로소 산길 같은 기분도 들도... 

여전히 나무 그늘은 없지만요.

 

 

 

 

눈길이 가는 고사목들입니다.

볼 때는 참 멋있어서, 이거 작품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담고보니 아름다움이 살아나지 않네요.

카메라의 한계인지 라니의 사진 실력이 별로인지...

 

 

 

 

 

간혹 보이는 큰 나무들이 너무도 반가운 이번 산행길입니다.

 

 

 

 

바래봉까지 250m.

이렇게 좋을 수가...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네요. 

 

 

 

 

 

 

지금까지 올라온 길보다 훨씬 경사각이 큰 길임에도 바래봉을 오르는 길은 전혀 힘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짝꿍은 지금도 갸우뚱해 한답니다.

훨씬 많이 걸었던 산도, 훨씬 높은 산도, 훨씬 험악했던 산도 힘들다 하지 않고 올랐으면서,

산객이 아니어도 오르는 이 산길을 어찌 그리 힘들다 하냐구요.  

글쎄요... 라니가 좀 특이한 건지도 모르죠.

 

 

 

 

 

 

바래봉을 향하여 오르다 뒤돌아 보니,

와우!!! 저말 멋진 장관이 펼쳐져 있네요.

이번 산행은 정말 마음에 안든다고 마음 속으로 수없이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마음 속으로 투덜거렸기에 다행이지 소리내어 투덜거렸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선물해 준 산에게 미안할 뻔 했어요.

 

 

 

 

 

 

 

 

철쭉 군락지가 있는 팔랑치를 당겨 봅니다.

 

 

 

 

 

 

철쭉 군락지를 좀 더 가까이 당겨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게 보이는요.

역시 인기 있는 곳이라 다릅니다.

 

 

 

 

 

 

봐도 봐도 멋져서, 담고 담고, 또 담고...

뒷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아마도 반야봉이 아닐까 합니다.

 

 

 

 

 

 

바래봉 정상은 지리산 전경을 가장 훌륭하게 볼 수 있는 봉우리로 꼽힌다지요.

동쪽의 중봉, 천왕봉에서 서쪽의 노고단, 고리봉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는 보이는 지리산 봉우리들입니다.

 

 

 

 

 

많은 봉우리들 중에서 이 산객의 시선 또한 라니와 마찬가지로 천왕봉으로 향하고 있는 건 아닐지...

 

 

 

 

 

 

연인과, 가족과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군요. 

 

 

 

 

 

 

 

산 넘어로 보이는 운봉 마을도 바라보고...

 

 

 

 

 

바래봉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갈 길도 한 번 바라봅니다.

 

 

 

 

 

드디어 바래봉이군요.

사람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다보니 인증샷 찍기도 쉽지 않네요.

 

 

 

 

 

 

한참을 기다려 역시나 삼각대로 인증샷을 담는 칸스&라니입니다.

 

 

 

 


사진을 남긴 후, 바래봉을 내려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팔랑치로 발걸음 옮깁니다. 

 

 

 

 

 

싱그러운 연초록의 새잎을 단 나무와...

 

 

 

 

 

 

이름 모를 풀과...

 

 

 

 

 

 

신기하게 생긴 처음 보는 나무들을 담으며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아 봅니다.

 

 

 

 

 

 

모처럼 보는 나무그늘이 참으로 시원해 보이는데 이미 다른 사람들의 차지로군요.

 

 

 

 

 

차선책으로 찾은 다른 나무 그늘...

이 정도면 괜찮은 듯 합니다.

식탁보를 펼치 듯 신문을 펴고 우리의 점심을 차려 봅니다.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아래로 보이는 곳은 올라올 때 들려 목을 축였던 약수터로군요.

 

 

 

 

 

 

 

팔랑치로 향하는 길도 한 번 담아 봅니다.

 

 

 

 

 

 

 

다시 바래봉 삼거리네요.

이곳에서 앞쪽으로 보이는 길로 들어섭니다. 

 

 

 

 

 

철쭉 군락지인 팔랑치까지 다시 1.5km를 가야 하지만 산길은 얼마든지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라니랍니다.

 

 

 

 

 

예상대로 팔랑치로 향하는 길은 라니가 지금까지 마음 속으로 투덜대던 길과는 달리 걸을 맛이 나는 길이로군요.

꽃도 있고 흙길이고 평탄하고 등등등.ㅎㅎ

 

 

 

 

 

산악 자전거를 타고 달려도 신날 것 같은 길, 팔랑치로 향하는 길은 그런 길입니다.

 

 

 

 

 

 

걷다가 뒤돌아서 바래봉을 다시 한번 바라다 봅니다.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을 닮아서 바리봉으로 부르다가 바래봉이 되었다는...^^

바래봉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늘 바래봉 철쭉이 뜨길래 바래봉에 철쭉 군락지가 있는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봉우리 쪽은 넓은 초원지대고 그 아래쪽으로 철쭉 군락지가 아닌 구상나무 군락지가 있네요.

철쭉 군락지만큼이나 멋져 보이는 구상나무 군락지입니다.

 

 

 

 

 

 

 

걷기엔 분명 좋은 길인데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길이 없다보니 좀 심심하군요.

그래서 짝꿍과 라니는 멀쩡한 길을 놔두고 언덕배기를 올라 나무를 헤치며 걷고 있는 중이랍니다.

언덕을 오르는 재미, 나무를 헤치고 길을 만들며 가는 재미...요런 재미가 빠진 산행은

김 빠진 사이다 같은 밍밍한 맛이라 일부러 이렇게라도 길을 만들어 가며 산행을 즐기곤 하는 칸스&라니랍니다.  

 

 

 

 

농염한 진분홍보다 상큼한 연분홍에 더 마음이 가는 라니.

그 아름다움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제 실력으론 그 아름다움을 표현해 낼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군요.

 

 

 

 

 

팔랑치 가는 길 언덕에서

 

 

 

 

 

 

 

 

 

자전거를 타신 분은 철쭉 군락지까지 벌써 갔다왔나 봅니다.

 

 

 

 

아싸!!! 아싸!!!

길 한복판에서 춤추는 라니일까요?

 

땡!!

아니랍니다.

자전거랑 충돌할 뻔하다 용케 피하는 라니의 모습을 칸스님이 순간포착 했네요.ㅋㅋ

 

 

 


이래저래 시간이 많이 지체된 까닭에 발걸음을 좀 더 서둘러 철쭉군락지에 도착하였답니다.

 

 

 

 

 

 

산비탈 전체를 가득 채우 듯 무리지어 피어 있는 철쭉의 모습이 아름답네요.

좀 더 고운색으로 담기면 좋았을텐데 사진빨은 영~ 아닌 듯 합니다.

고려산 진달래 사진도 그러더니만...(갸우뚱)

이런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잘 찍을 수 있는 건지...

"비법 좀 알려주세요!!!"

 

 

 

 

햇살 받은 철쭉들은 이리 고운데 철쭉 무리들은 왜 저런 빛깔로 담기는지...ㅜㅜ

 

 

 

 

 

 

바래봉에서 당겨 보았을 땐 사람들이 한 무리였는데 이젠 이곳이 우리들 차지가 되겠군요.

으하하하하~

 

 

 

 

 

 

 

철쭉군락지로 오르기 직전, 이정표를 보며 어느 쪽으로 하산할까 고민하는 듯 보이는 칸스님.

 

 

 

 

 

아래쪽의 철쭉들은 이미 많이 상한 터라 팔랑치의 철쭉도 보잘 것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팔랑치의 철쭉들은 비교적 싱싱한 듯 해서 다행입니다.

 

 

 

 

 

이곳은 오밀 조밀한 철쭉 꽃밭처럼 보이는군요.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몇몇 사람만이 꽃에 취해 있는 모습입니다.

 

 

 

 

 

멀리로 보이는 바래봉 쪽도 언제 사람들이 바글거렸냐는 듯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질 않는군요.

하산해야할 시각이 가까와졌다는 건데 사진이 중요한 우리는 한참을 이곳에 머물며 사진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렇게 멀리 라니를 세워 놓고 삼각대를 설치하는 짝꿍.

카메라 타이머가 허용해 준 10초동안 이곳으로 뛰어 온답니다.

 

 

 

 

그렇게 해서 담은 사진이랍니다.

지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철쭉 꽃밭에 파묻힌 칸스&라니네요.

 

 

 

 

이번엔 포즈를 달리 해서 찰칵.

한컷 한컷 찍을 때마다 삼각대까지 왔다 갔다 뛰어다니느라  울 짝꿍 살 좀 빠졌겠어요. ~^^ 

 

 

 

 

 

오밀조밀한 철쭉꽃 무리를 배경으로도 한 컷...

 

 

 

 

 

 

 

지리산의 멋진 봉우리들을 배경으로도 한 컷...

정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사진놀이였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팔랑치에서 보낸 까닭에 

세동치로의 하산을 포기하고 용산주차장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합니다.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점점 붉게 타오릅니다.

올라갈 때보다 분명 힘이 덜 든 하산길인데도 왜 시간은 더 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이래서 원점회귀 산행은 피해야 하는 건데 말이죠.

하산하는 동안 해가 완전히 져서 운지사에도 못들르고 용산주차장으로 직행했는데 주차장엔 우리차 한대만 달랑 남아 있더군요.

다음부턴 사진 찍는 시간을 조금 더 줄여야 하려나 봅니다.ㅜㅜ

힘들게 시작해서 즐겁게 마무리한 우리의철쭉 산행, 함께 잘 보셨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