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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리움에 돌이된 외로운 바위 '외돌개'

ⓡanee(라니) 2013. 7. 11. 01:12

 

 

 

[제주여행]

그리움에 돌이 되어버린 외로운 바위 '외돌개'

 

 

천제연폭포도 못보고 엉또폭포도 제대로 된 모습을 못보게 되다 보니 폭포에 대한 집착이 생겼는지 동생이 야간 개장 하는 폭포를 알아 봅니다. 그리곤 천지연폭포가 야간개장 하니 그것을 보자고 하네요. 저도 은근히 아쉽던터라 두 말 않고 좋다 했지요. 조명 밝힌 폭포를 보려면 날이 좀 더 어두워져야겠기에 가는 길에 외돌개를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화장실을 들어 가려는데 화장실 벽 타일이 이렇게 꾸며져 있네요.

'기다림을 지나 그리움은 돌이 되어 버리고...'  쓰여 있는 글귀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짠~해져 옵니다. 

 

 

 

 

 

 

 

외돌개로 향하는 길.

버스 정류장 유리에 쓰여 있는 노랫말을 발견했어요. 아는 노래면 불러 보겠는데 전혀 모르는 노래라 노랫말만 읽어 봅니다. 절로 서귀포 풍경이 눈 앞에 펼쳐 보일 듯한 노랫말이죠?   

 

 

 

 

 

한동안 걸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외돌개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몰랐었는데 이곳도 대장금 촬영지였었네요.  

 

 

 

 

 

가는 길이 이국적이고 예뻐서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벌써 해가 많이 기운 탓에 셔터스피드가 많이 느려져서 딸아이 팔이 유령 팔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진 찍기 전에 항상 카메라 조작상태를 체크하고 찍어야 하는데 아직도 깜빡하고 찍어버릴 때가 많네요. 

 

 

 

 

 

드디어 외돌개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이르렀어요. 날이 어두워져 가고 있는데도 아직까진 사람들이 꽤 있네요.

 

 

 

 

용두암과 함께 제주해안의 기암절벽으로 손꼽히는 외돌개는 약 15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인해 분출된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바위로, 바닷가 수면을 뚫고 분출된 용암 줄기가 그대로 굳어져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합니다.

 

 

 

 


이 바위를 외돌개라고 부르는 이유는 육지와 떨어져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외돌개에 여러 이야기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합니다. 그 중 한 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예전에 이 지역에 살았던 사이 좋은 노부부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어느 날 고기를 잡으러 나갔던 할아버지가돌아오지 않자 오매불망 바다만 보고 기다리던 할머니는 지쳐서 돌이 되고 말았고. 그것을 본 용왕님이 그 지극한 정성에 감동하여 죽은 그 남편의 시체를 이 바위 앞바다에 띄워 놓아서 두 부부가 함께 돌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이 바위를 할망바위라고도 부른다는데요  비록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감동이 있네요.

 

 

 

 

높이가 약 20미터에 이르는 외돌개 정상에는 마치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작은 소나무들이 몇 그루 자생하고 있습니다. 아마 모진 비바람에 크지를 못해 그런 모양인가 봐요.

 

 

 

 

외돌개밤섬 뒤로 넘어가는 일몰의 풍경이 멋지다고 해서 기다렸더니 날씨가 흐린데 어찌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냐고 동생이 한마디 합니다.  

 

 

 

 

 

 

 

날이 점점 더 어두워져서 그만 돌아가기로 했어요, 돌아갈 때는 왔던 길로 바로 가지 않고 산책로를 따라 주변을 걸어봅니다. 걸을 수록 점점 더 어두워져서 나중엔 주변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숲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상쾌하고 기분이 좋더군요.

 

 

 

 

다른 각도에서 본 외돌개의 모습이예요. 어느 바위나 그렇겠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바위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인 것 같아요

 

 

 

 

산책로를 걷다보니 조명이 켜진 새연교가 눈에 들어 옵니다. 천지연폭포 가까이에 있으니 천지연폭포를 본 후 새연교까지 보고 와야 겠어요. 

 

 

 

 

외돌개는 아니지만 외돌개처럼 외로울 것 같은 섬하나를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이 섬도 외돌개처럼 외로운 섬이겠지만 포근한 달빛이 감싸주고 우리들의 두런거리는 소리가 더해지고 있으니 아직은 외로움도 참을만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