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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식장산 독수리봉

ⓡanee(라니) 2014. 8. 8. 10:54

 

[대전]

빗 속에 오른 식장산 독수리봉

 

 

 

 

 

 

지난 토요일 식장산으로 우중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여러가지 위험이 동반될 수도 있고 불편함 또한 감수해야 하는 우중산행이지만,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내려준 비님이 좋아서 라니는  우중산행도 기쁘게 할 수 있었답니다.  

다만 습기가 쥐약인 카메라 걱정은 안할 수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산을 오르는 동안은

비가 보슬보슬 내려주어 카메라엔 이상이 생기지 않았네요.   

 

 

 

 

비가 오기도 하고 , 식장산 정상은 포장된 길을 따라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곳이기에 저희에겐 큰 의미가 없어,

저희는 정상이 아닌 독수리봉엘 오르기로 합니다.  

산행 시작점인 철탑삼거리에서 독수리봉까지 2.6km라네요.

가뿐히 다녀올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라니는 야생화가 봄에 가장 많이 피는 줄 알았는데 라니의 생각과는 달리 야생화가 가장 많이 피는 계절은 봄이 아닌 여름이라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이 되고부턴 야생화를 쉽게 발견하지 못해 산행하는 재미가 줄어든게 사실인데,  

이 산은 초입부터 야생화랑 꽃나무들이 눈에 띄어 라니의 기분을 들뜨게주었답니다. 

 

 

 

 

그리고 이 산은 훗날 라니에게 버섯으로 기억될만큼 산 전체가 버섯 천지여서

 버섯을 찾는 재미 또한 이번 산행의 즐거움을 더 해주는 요인이었네요.

이런 버섯은 활짝 핀 꽃송이와 겨루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예뻐 보이는 화사한 버섯인 듯 하지요??!!

 

 

 

 

 

산행 때마다 지주 볼 수 있는 산수국이로군요.

개인적으로 분홍색이나 보라색의 산수국이 더 좋은데 이 산에선 이런 빛깔의 산수국만 잔뜩 보고 왔네요.

 

 

 

 

 

400m쯤을 걸어들어가 만난 계곡...

 

 

 

 

 

 

비가 오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계곡의 모습입니다.

 

 

 

 

 

 

 계곡 위에 놓인 다리 위에서 본격적인 산행시작을 인증하는 기념 촬영을 한 후,  서둘러 발걸음을 옮깁니다.  

 

 

 

 

 

 

쓰러진 나무와 이끼와 버섯, 그리고 빗방울로 치장한 초록의 생명들...사진 찍을 맛, 제대로 나는데요.ㅎㅎ

 

 

 

 

 

 

물이 불어난 상태가 아니라 시원한 물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졸졸졸 물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오르는 산행길이 즐겁기만 한 칸스 & 라니입니다.

 

 

 

 

 

 

요건 라니가 발견한 야생화인데 이름은 모르겠고 난 종류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우리끼린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꽃을 만났다고 좋아라 했는데, 실제로 이 산에선 더이상 이 꽃을 보지 못한 걸 보면 흔하디 흔한 꽃은 아닌 듯 싶네요.

 

 

 

 

우유빛깔 피부를 가진 아이와...

 

 

 

 

 

꽃모양으로 볼록 솟아오른 매력적인 얼굴을 가진 아이와...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몰랑몰랑한 촉감의 아이와...

 

 

 

 

 

수줍은 새악시처럼 발그레 하게 물든 얼굴을 가진 아이들을 차례차례 만나며 즐거운 산행길을 이어갑니다.

 

 

 

 

 

 

너덜길을 지나고...

 

 

 

 

 

 

숲 속 오솔길도 지납니다.

 

 

 

 

 

작고 아주 예쁜 아이였는데 너무 작아서 그 예쁜 모습을 제대로 담아주질 못했네요.

요즘 제 할 일을 못하고 집에서 늘 빈둥거리고 놀고 있는 60mm 매크로 렌즈를 가져왔다면 확실히 담을 수 있었을텐데

산에 다닐 때야 어디 장비 욕심을 낼 수 있어야 말이지요.

하나만으로도 버거우니...ㅠㅠ

 

  

 

 

요 아이도 마찬가지로 아쉬운 사진 한컷 남기고 패스합니다. 

 

 

 

 

 

짝꿍은 무얼 담으시느라 이렇게 뒤쳐지는지...

.

.

잠자리와 전쟁을 치뤘답니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며...

라니도 좀 부르지...

 

 

 

이 아이들 좀 보세요.

 

 

 

 

 

배열이 예술적이지 않나요??

 

 

 

 

 

요.. 우산 오형제도 그렇고...

 

 

  

 

자연 화분도 그렇고,

산 속 전체가 작품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만들어 낸 그 어떤 것도 자연의 솜씨엔 견줄 수 없어 보이네요.^^

 

 

 

 

 

식장산 자연생태림이 대전팔경 중 하나라더니  원시림 같이 우거진 숲이 도심의 허파 구실을 톡톡히 하고도 남을 듯 싶군요.

 

 

 

 

 

 

너덜길, 오솔길에 이어 이번엔 나무 계단길입니다.

 

 

 

 

 

계단을 하나, 둘 오르다 보니 어느새 능선이 코 앞이군요.

 

 

 

 

 

능선에 올라 이정표를 살펴 봅니다.

독수리봉까지 1km 남았네요.

 

 

 

 

 

이정표에서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니 이렇게 두갈래 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왼쪽 길은 구절사를 거쳐 가는 길로, 이 길로 가면 독수리봉까지 1km 이고...

 

 

 

 

 

오른쪽 등로는 껄떡이 고개라는 이름의 된비알로 독수리봉까지의 거리를 훨씬 단축할 수 있는 길이랍니다.

빗발이 점점 굵어지고 있는 탓에 우리는 시간을 좀 줄여보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된비알인 껄떡이 고개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구절사는 비가 내리는 상황을 봐서 들렸다 올 것인지 아님 그냥 패스하고 이 길로 다시 내려올지 추후에 결정하기로 하구요.

 

 

 

짝꿍이 앞서기도 하고...

 

 

 

 

 

라니가 앞서기도 하다가도... 

 

 

 

 

 

이런 아이들을 발견할라치면... 

 

 

 

 

 

 

서로를 불러세워...

 

 

 

 

 

사이좋게 사진을 찍습니다.

 

 

 

 

 

이름처럼 껄떡거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경사가 매우 심한 길을 올라 독수리봉 200m 앞 지점에 이르렀네요.

(경사가 매우 심한 지점의 사진은 왜 없는 건지...ㅠㅠ) 

 

 

 

 

 

독수리봉을 코 앞에 둔 지점이고...

 

 

 

 

 

드디어 도착한 해발 586m의 독수리봉이랍니다.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전망이 썩 좋은 편은 아니로군요. 그나마 보이는 이곳은 옥천 쪽의 마을인 듯 싶습니다.

대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은 식장산 정상이니 참고하시길... 

 

 

 

 

 

오늘의 점심입니다.

산 위에서 도시락으로 청국장 먹는 사람, 우리 말고 또 있으려는지.ㅋㅋ 

 

 

 

 

 

 

비 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밥을 먹고 있는데 요녀석이 주변을 살금살금 기웃댑니다.

어찌하여 이렇게 산 위에까지 올라와 홀로 살고 있는지...

얘도 속세가 싫어 속세를 버리고  산을 택한 걸까요?? ㅎㅎ

 

 

 

 

마을에서보단 아무래도 먹을거리가 부족해서인지 조금은 말라 보이는 듯한 녀석입니다.

먹을 걸 조금 나누어 주고  이 녀석과도 안녕을 한 후 구절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빗방울이 조금 더 커지니 수건으로 카메라를 감쌌음에도 렌즈에 자꾸 빗방울이 묻어 사진이 얼룩져 버렸네요,

 

 

 

 

 

하산길은 약간 험한 곳도 있지만 지금까지 올랐던 다른 산들에 비하면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 짝꿍과 함께 속도를 내 봅니다.

 

 

 

 

 

 

구절사 팻말을 보고 화살표를 따라 진행하니...

 

 

 

 

 

 

이렇게 구절사 일주문이 나오네요.

 

 

 

 

 

 

일주문 앞에서 포즈 취해주는 짝꿍...ㅋㅋㅋ

 

 

 

 

 

일주문을 지나 비탈길을 조금 내려가니 구절사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독수리봉 암벽 아래 자리한 자그마한 절,

구절사는 법주사의 말사로 1393년(조선 태조 2) 무학(無學) 자초(自超)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라 하네요. 

 

 

 

 

현존하는 건물로는 보이는 것처럼 대웅전과 칠성각·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구요.

 

 

 

 

 

빗방울이 점점 더 커져서 산행을 빨리 끝내야겠기에 구절사까지 내려가 보지는 못하고 뒤돌아 나오는데

발아래 무언가 휙 지나가는 것이 있어 내려다 보니...

꺄악~~~~~

라니 기절할 뻔 했습니다.  

귀뚜라미나 개구리 같이 팔짝팔짝 뛰는 애들을, 송충이 같이 다리 많이 달린 애들만큼,

그리고 뱀보단 훨씬 더 많이 싫어하고 무서워 하는 라니인지라 

얘 때문에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요.

그래도 칸스님이 옆에 있어 믿는 마음에 이렇게 사진을 찍는 여유도 보이고...ㅎㅎㅎ

"두껍아!!! 팔짝팔짝 뛰지 않고 가만히 사진 모델해 주어서 고마워."

 

 

 

 

우산을 펴지 않곤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정도로 굵어진 빗방울. 

우산은 하나지만 길은 좁고 오른쪽 수풀 아래는 낭떠러지라 함께 걸을 수가 없네요.

사진을 찍기 위해 우산은 잠시 짝꿍에게 양보하고 짝꿍의 뒤를 따라 걷고 있는 라니입니다.  

 

 

 

 

 

우중에 담은 칡꽃과... 

 

 

 

 

 

버섯 비옷을 입은 나무예요.

나무를 감싼 버섯들이 이뻐서 큼직하게 당겨서도 담았는데 비 속에 급히 찍다보니 사진들이 다 흔들려 쓸모없이 되고 말았네요. ㅠㅠ

 

 

 

 

 

이렇게 비오는 날 작은 동물들의 피신처가 되어 줄 것 같은 작은 굴과...

 

 

 

 

 

자연산 양송이이가 아닐까 싶어 한참을 들여다 봤던 버섯을 끝으로 사진은 더이상 담지 못했답니다.

빗방울이 너무 거세져서 말이죠.

 

 

 

 

 

다 내려와 산행의 시작점이었던 곳에서 마지막 컷을 남겨 봅니다.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없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여름날 시원한 비를 맞으며 운치 있는 산을 감상하는 것 또한 산행의 재미임을 깨닫게 된 식장산 우중산행이었네요.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칸스 & 라니의 산행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