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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강릉 여행 (오죽헌, 선교장, 홍장암, 경포대)

ⓡanee(라니) 2015. 11. 16. 22:00

 

 

지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내리는 비에 월출산으로 떠나려던 산행 계획은 불발이 되고, 그렇다고 주말을 그냥 집에서 뒹굴거리며 보내자니 시간이 너무 아까워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여행길에 오르기로 합니다.

집을 떠날 때만 해도 경주가 어떨까 하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느즈막한 출발에 경주는 너무 먼 길인 것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바다가 보고 싶기도 하여 여행지를 강릉으로 급변경, 그렇게 우리의 강릉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한 주문진항에 이어 선교장으로 달려 봅니다.

1인당 5,000원의 거금(?)을 지불하고  입장!!

 

 

 

선교장으로 들어서 시인묵객들이 머물며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다는 활래정을 바라 봅니다.

연꽃이 필 때 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단풍과 어우러지고 비까지 오니 이 또한 운치있어 좋습니다.  

 

 

 

활래정을 지나니 늘어서 있는 여러채의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효령대군 11대손인 이내번이 처음으로 살기 시작하여 대대로 후손들이 거처하며 건물을 새롭게 중수하고 세워 오늘에 이르렀다 하네요.  

 

 

 

현존하는 전통 살림집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택이라는 선교장!!

한국전통 체험관과 가승음식 체험관, 교육관까지 합하면 무려 280여칸에 이르고 본채만도 103칸에 이른다는 선교장입니다.

 

 

 

300여년의 전통이 그대로 보존되어 온 전통 가옥인 선교장

 

 

 

 

본체의 이 건물은 러시아대사가 지어준 건물이라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옥임에도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듯 하네요.

 

 

 

 

 

 

선교장을 돌며 건물 사진을 열심히 담았는데 포스팅하려고 확인해 보니 빗방울에 사진이 얼룩얼룩...ㅜㅜ

하는 수 없이 모두 생략하고 고즈넉하고 단풍이 이뻐서 좋았던 뒷동산 풍경만 몇 컷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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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장 다음 행선지로 방해정을 향해 달리다 도로 우측 호숫가에 이런 조형물이 눈에 띄어 내려 봅니다. 

 

 

 

 

살펴 보니 이런 것이...^^

뒤쪽으로 홍장암이란 바위가 있다는 건데요...

고려말 강원도 안렴사로 이곳에 머물러 있었던 박신()과 이 고장출신 기생인 홍장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랍니다. 

 

 

호숫가의 홍장암을 담아야 하는건데 정작 해당되는 바위는 안찍고 엉뚱하게도 경포호 안의 정자만 열심히 찍었네요.

 

 

 

 

정자가 세워져 있는 곳의 바위가 홍장암인 걸로 착각했던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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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엔 박신과 홍장의 사랑 이야기를 장면별로 표현한 귀여운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답니다.

강원도 안렴사로 부임한 박신이 강릉을 순찰하게 되는데...

 

 

 

이 때 홍장이라는 기생이이 절세 미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 갔다가 홍장을 만나게 됩니다.

 

 

 

 

아름다운 홍장의 모습을 본 박신은 한눈에 반해 홍장에게 구애를 하게 되고 홍장은 이를 받아 줍니다.

그리하여 박신은 강릉에 머물고 있는 동안 홍장과 깊은 정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다른 마을 순찰을 위해 강릉을 떠나게 되어 홍장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다른 마을에서 일을 하면서도 홍장을 잊지 못하는 박신!!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강릉으로 돌아오지만 그의 친구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는데요 그건 바로 홍장이 죽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박신은 너무나 괴로웠고 그 슬픔을 잊기 위해 경포호로 뱃놀이를 갔다가 그곳에서 홍장과 닮은 여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뒤 박신은 자신을 놀리기 위해 친구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후 박신과 홍장은 행복한 여생을 함께 보냈다는 이야기랍니다.

이야기의 마무리가 조금 허무하지요.ㅋㅋ 

 

 

 

어쨋거나 계획에 없던 이런 곳까지 보게 되니 좋긴 좋습니다.

방해정은 그냥 건너 뛰어 버렸지만....ㅜㅜ

 

 

 

이번엔 경포대로 가 봅니다.

예전엔 경포대가 바다인 줄 알았는데 어느 때인가 보니 요렇게 건물이었더라구요.ㅎㅎ 

바다는 경포해변, 경포대경포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랍니다.

 

 

 

관동8경 중 하나인 경포대!!

 

 

 

팔작지붕에 정면 6칸 측면 5칸의 당당한 규모로 관동팔경 가운데 첫손으로 꼽히는 경치를 지니고 있으나...

 

 

 

아름드리 소나무와 벚나무 숲에 가려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기도 하답니다.

 

 

 

울 짝꿍...열심히 경포호를 담고 있나 봅니다.

 

 

 

라니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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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경포호를 가슴에 안고 경포대를 떠납니다.

 

 

 

 

경포대 주변의 금란정(조선시대 말기에 세워짐)

 

 

 

 

경포대 주변의 상영정(1886년에 세워짐)

 

 

 

경포대 주변의 경호정(1927년에 세워짐)

 

 

 

 

강릉에 왔으니 초당순두부를 안먹고 가면 섭하겠죠.

그래서 40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집에서 초당순두부를 주문해 먹었습니다.

400년이나 된 전통 있는 집이라 해서 한껏 기대했는데 먹어보니 순두부는 그냥 순두부라는 거..

입맛이 둔해 그런지 차이점을 모르겠네요.

바로 옆집은 100년 된 집이라는데 어느 곳을 찾는다 해도 큰 차이는 없을 거 같습니다. 

 

 

 

이번엔 오죽헌으로 가 봅니다.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져 찾은 까닭에 우리는 입장권 없이 급하게 돌아보고 나왔지만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니 참고 하세요.

오죽헌 입구로 들어서서 조금 걸어 들어가다 만난 율곡이이 동상이랍니다.

동상 주변은 마치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이 들도록 길과 나무들이 잘 조성되어 있는데 너무 잘 가꾸어진 모습이라 그런가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저희에겐 너무 인위적으로 느껴져서 오히려 매력이 반감 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단풍 든 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참 아름답게 느껴졌었답니다.

 

         

 

 

 

자경문과 기념비

 

 

 

 

자경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문성사가, 그리고 왼편으론  오죽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죽헌과 문성사

  

 

 

문성사는 1975년 오죽헌 정화사업 때 율곡 이이 선생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지은 사당으로 현판에 적힌 文成祠란 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것이라 합니다. 

 

 

 

신사임당이 태어났고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를 낳은 곳이라는  오죽헌입니다.

조선전기 민가의 별당에 해당하는 건축물로 우리나라 주거 건축으로는 가장 오래 된 건물에 속한다 하네요.

본래 사임당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인 최응현의 집으로 그 후손에게 물려져오다가 사임당의 아버지 신명화에게, 신명화는 또 그의 사위에게 물려주었고 그후 1975년 오죽헌이 오늘날의 모습으로 정화될 때까지 이율곡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었던 곳이랍니다. 

즉 오죽헌은 이율곡의 친가가 아닌 외가인 것이죠.

 

 

 

아직 돌아볼 곳이 많이 남아 있지만 문 닫을 시간이라고 호각소리가 요란하게 납니다.

 

 

 

 

아쉽지만 더이상 돌아볼 수가 없어 종종 걸음으로 오죽헌을 나서는 우리들!!

먼 훗날 기억 속에서 희미해질 때쯤 한번더 찾는 것도 괜찮겠지요.

비 오는 날 무작정 나섰던 강릉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되고 우리에겐 한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