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11



작년 12월 성주봉 산행 이후로 4개월만에 동생과 함께 산행하는 날!!

몇번의 산행 약속은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약속했던 몇 차례의 산행이 불발된 후 오랜만에 함께 하는 산행입니다.

동생도 일반적인 직장인들처럼 주말이 쉬는 날이면 산행도, 출사도 좀 더 자주 함께 할 수 있을텐데

특수한 직장에 다니다 보니 그렇게 할 수 없음이 늘 아쉽고, 그래서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동강 할미꽃을 꼭 담고 싶다는 동생의 바람에 따라 이번 산행지는 영월의 백운산 당첨!!

동강할미꽃이 피는 시기는 4월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봄이 일찍 시작되는 까닭에 개화 시기가 훨씬 앞당겨졌으니 

지금쯤이면 이미 꽃이 다 진 것은 아닌지 가는내내 걱정하며 영월의 백운산으로 달립니다.  




 

 

 

 

산행 시작점인 문희마을이 가까워오자 혹시나 주변에서 동강할미꽃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주행 속도를 늦추는 짝꿍!!

라니가 붙여준 '6백만불의 사나이'란 또다른 닉네임에 걸맞게 '뚜두두두~~' 하더니

운전을 하면서 절벽에 핀 꽃들을 찾아냅니다.  

 


 






우리의 목적인 동강할미꽃은 아니지만  

올 들어 처음 보는 꽃들이니 일단 한 번 담아주고...







 

 

눈은 동강할미꽃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드디어 동강할미꽃 발견!!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 일반 할미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동강할미꽃은 일반 할미꽃과는 달리 고개를 빳빳이 들고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몇 송이 더 발견하고 담아보지만 라니는 아직도 이것이 동강 할미꽃이 맞는지 의아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나 동생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을까 싶어 꽃 담기를 멈추고 문희 마을을 향해 다시 달립니다.

멀지 않은 곳에 보이기 시작하는 문희마을과 백운산!!

마을을 지키던 개의 이름이 문희여서 마을 이름이 문희마을이 되었을 정도로 인적 드문 오지 마을인 문희마을은 

레프팅하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 동강의 여러 지역들과는 달리 동강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주차장에서 도착하여 이곳으로 오고 있는 동생을 기다립니다.

차가 밀려 동생보다 많이 늦어질 것 같기에 귤암리에 들려 동강할미꽃을 담고 오라고 했더니 

담을만한 꽃들이 많았는지 생각보다 늦어지더라구요.

나중에 동생이 담아온 동강할미꽃을 보니 짐작했던대로 얼마나 멋진 사진이 많던지 부러워 혼났습니다.

 






얼마 후 동생이 오고, 등산 안내도를 보며 우리가 오를 곳을 확인해 봅니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동강할미꽃을 만나는데 있으므로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고

칠족령을 지나 정상 방향으로 오르며 절벽을 살펴보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100m쯤 진행하다 뒤돌아 바라본 문희마을과 동강의 모습!!


 







유명세가 있든 없든 산에서 꽃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한송이는 한송이라서, 여러 송이는 여러 송이라서 제 각각 아름답네요.








요 작은 녀석들과 눈맞춤 하느라 숨 참아가며 옷에 흙 묻혀가며 고생을 하지만

이런 고생은 언제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너무나 즐거운 고생이랍니다.





 


칠족령을 향한 오름길!!

아주 빡센 오름길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숨이 차고 힘이 드는 건지...

처음엔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바위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바위산에서나 날아다니는 라니니까요.








이런 바위가 조금은 더 있어 주어야 하는데...ㅜㅜ









라니가 새로운 꽃을 발견했다며 좋아라 담고 있는데...







 

앞서가던 짝꿍이 다급하게 우리를 부릅니다.

한발 앞서 달려가는 동생!!

그 뒤를 이어 라니도 다가가 보니...








노루귀 군락지였네요.






 


한창 때는 정말 멋지게 많이 피어 있었을 것 같은데

끝물이라 상태가 그리 좋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그 중 괜찮아 보이는 녀석을 골라 몇 컷 남겨보는 우리들!!

 






백룡동굴 위쪽에 위치한 산성을 지납니다.

산성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에 고구려, 신라 같은 나라 이름이 등장하는 걸 보니

오랜 역사를 지닌 산성인가 봅니다.







이제 아래쪽으로 100m만 더 가면 칠족령 전망대!!

안내판에 설명되는 있는 칠족령의 이름 유래를 읽어 봅니다.

옛날에 제장마을에 사는 한 선비가 가마솥에 옻을 끓이고 있던 중 기르던 개가 사라져서 찾으러 나섰답니다.

 

다행히 개가 발에 옻을 묻힌 채로 나간 덕에 선비는 그 흔적을 따라 길을 걷게 되었고 걷던 도중 절경을 발견하게 됩니다.

경치에 감탄한 선비는 이곳을 뭐라 부를까 고민하다가 ‘옻칠(漆)’ 자에 ‘발족(足)’ 자를 써서 칠족령이란 이름을 붙였다는군요.

사실이든 꾸며낸 이야기든  칠족령의 이름 유래가 재미있네요.

 






백운산 자락에 있는 6개의 봉우리 중 하나인 칠족령!!

동강 12경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히는 명승지라니 그 풍경을 아니 감상해 볼 수 없겠죠.

 




 


여태까지의 수고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시원한 풍광과 마주한 우리들!!

깎아지른 뼝대를 휘감아 도는 동강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수량이 좀 더 많고 미세 먼지로 뿌옇지만 않았다면 더할나위 없었겠지만.

 




 


이른 봄, 다른 나무들이 아직 새잎을 피워내기도 전에 화사한 분홍빛 꽃으로 봄소식을 전해주는 산벚꽃!!

그 기특함이 더해져 라니의 눈에 더욱 예쁘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풍경 감상은 잠시 멈추고 늦은 점심으로 허기부터 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짝꿍의 수고에 감사를..."감사히 맛있게 먹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이곳을 떠나기 전, 이 시간을 한장의 사진으로 남겨 추억하기로 합니다.

"동생아~너도 가끔씩 사진 보며 이 시간들을 추억할거지?ㅎㅎ"






 

밥도 먹고 잠시 쉬며 기운도 차렸으니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눈에 불을 켜고 동강할미꽃을 찾아볼 차례입니다.


 

 


 

  

깎아지른 절벽 길을 따라 고고!!

  

 


 

 

 

   

칠족령 전망대에서 보았던 것과는 또 다른 동강의 모습을 봅니다. 

   


 



 

주변에 피어 있는 산벚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번 더 담아보고...

 




 


다시금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된비알을 올라봅니다.




 


절벽 어디쯤엔간 동강할미꽃이 피어 있을텐데...


 

 





울 짝꿍.. 느낌이 온다며 위험천만 낭떠러지로 향하더니

결국 우리가 애타게 찾던 녀석들을 찾아냅니다.

 

 

 

 

 

 

겨우 한 사람만이 아슬아슬하게 발디딜 수 있는 곳이라 한명씩 차례로 동강할미꽃을 만나고 옵니다.





 

저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겠지요.

누구랄 것도 없이 정말 열심인 모습들!!

이것이 정녕 뭐길래 이리도 열심인 건지...ㅋㅋ  

 




 

잎을 활짝 벌리고 맞아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녀석들을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이곳으로 향했을 때를 생각하면

이렇게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동강할미꽃을 만났으니 일단은 목적한 바를 이루었지만

아직은 성에 차지 않은 까닭에 조금 더 올라보기로 하고 거친 구간을 올라 봅니다. 





 

높이감이 있으니 조망은 더 훌륭해졌지만

더 올라가다가는 국공아저씨가 알려준 곳의 동강할미꽃마저 못볼 듯 하여

하산을 결정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부지런히 문희마을로 향하는 우리들입니다.





올라갈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동강할미꽃을 하산길에 새로이 만났지만

이 아이 역시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라서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이 아이 역시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아이인데

야행성인건지...ㅎㅎ  







바위 아래서 발견한 제비꽃(남산 제비꽃) 커플!!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흔하디 흔한 꽃임에도 담아 봅니다. 







그리고 드디어 하산 완료!!







주차장에서 차를 회수한 우리는 국공아저씨가 알려준 곳으로 다시 동강할미꽃을 만나러 갑니다.

해가 저물어 가는 중이니 고개를 빳빳이 든 녀석을 만난는 건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죠. 






백룡동굴 아래의 벼랑길!!

울퉁불퉁 돌길이라 이 길 역시 편치는 않지만

동강할미꽃을 만날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걷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제법 걸어 들어 간 것 같은데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 동강할미꽃은 안보이고

돌단풍만 왜 이리 많은지...  







동강할미꽃처럼 귀한 대접은 받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쁘고 기특한 녀석입니다.







앗!! 짝꿍이 드디어 동강할미꽃을 발견했나 보네요.

ㅎㅎㅎㅎ 꽃을 향한 저 집념!!







라니도 절대 뒤지지 않으니 뒤따라 올라가 담아 봅니다.






비록 얼굴을 활짝 드러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았던 어느 동강할미꽃보다 색도 곱고

제법 머리를 쳐든 것도 있네요.  







동강을 배경으로도 한 컷!! 







완벽하진 않지만 이제야 비로소 동강할미꽃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고

국공 아저씨 덕분에 이 정도의 동강할미꽃이라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싶었답니다.








조금 더 늦었으면 이런 모습만 볼 수 있었을텐데 얼마나 다행인지...^ ^








그나저나 동생은 어디로 갔나 했더니...휴~

저러고 있네요.







미끄러지면 어쩌려고. 







걱정을 하면서도 사실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라니!!








절벽의 경사가 직벽에 가까워서 상당히 미끄러웠지만....








 짝꿍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답니다.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절벽의 동강할미꽃까지 담고서야 일정을 마무리하는 우리들!!







동생이 귤암리에서 담아온 이런 모습을 못본 것은 끝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내년에도 오고, 후년에도 오고, 매년 반복해서 올 봄이기에

언젠가는 다시 와보리라 마음 먹으며 서운함을 달래 봅니다. 







영월을 떠나 저녁은 제천에서 돼지 불백으로...!!

1인당 8,000원에 맛나게 배불리 흡족히 먹은 저녁이었습니다.

제천에서 이어지는 다음 일정도 기대해 주시길 바라며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냥 가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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