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프게도 한해 두해 세월이 쌓이니 아직도 청춘인 마음과는 달리 몸이 자꾸 앙탈을 부리며 힘들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계속 외면하기가 미안하여 산행도.. 여행도.. 다음으로 미루고 푹~ 쉬었건만 재충전 또한 예전만큼 빨리 되지가 않네요.

주말마다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되어버린지 오래라 한 주를 더 쉬는 건 마음이 용납치 않고,

그래서 타협한 것이 산행은 쉬고 여행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산 좋아하는 짝꿍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멀어서 자주 못가는 남도를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여행지가 없어

여행지를 선정하는 일부터가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한동안 고심하여 선정한 여행지는 고성!!

고성 역시 전혀 생소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가본 곳보다 아직 안가본 곳이 훨씬 더 많은 곳이라

기대감을 안고 여행을 시작합니다.

 

 


 

 

 

 

 

서울에서부터 몇 시간을 달려와 인제와 고성을 이어주는 고개인 진부령까지 왔습니다.


 


 

  

진부령 정상을 기념하기 위해 잠시 내려 진부령 표지석 옆에 서 봅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진부령 미술관이 있으니

상설 전시하고 있는 이중섭의 작품들이나 다양한 전시물들을 감상하고 가도 좋겠지요.

 

 


 

 


 싸이클 동호회의 회원들인가 봅니다.

화창한 봄날의 라이딩...정말 신나겠네요. 

'라니도 자전거 좀 잘 배워둘 걸...' 

 


 

 

 

 

 

진부령 정상을 넘어 고성을 알리는 관문을 지나...

 

 


 

 

 

 

고성 8경 중 1경이라는 건봉사에 도착했습니다. 

건봉사는 진부령과 거진읍 중간에 위치한 고찰로 금강산이 시작되는 초입에 위치해 있어서 '금강산 건봉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법흥왕 7년(520년)에 신라의 아도화상원각사란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지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라 하며

그후 도선국사가 사찰을 중수하여 서봉사라 개칭하였고

1358년(공민왕 7), 나옹이 다시 사찰을 중수하면서 건봉사라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네요. 

 

 


 

 

 

 

건봉사의 대표적 건축물이라 할 수 있는 불이문을 지납니다.

한국 전쟁 때 건봉사의 건축물 중 유일하게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건축물이 불이문이라더군요.

현재의 불이문도 1920년에 세워진 것이라니 역사가 아주 오래된 것이라곤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건축물이 대부분 목조 건축물이다 보니

화재과 전쟁을 피해 오랜 세월 제 모습을 지키고 있는 건축물은 아마도 몇 안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국전쟁으로 전각들이 소실되기 전인 1920년대의 건봉사 모습




조선시대 5대 거찰 중 하나였던 건봉사 또한 1878년의 큰 산불로 3천칸이나 되는 건축물이 잿더미가 되었고

그 이후 꾸준한 중건으로 거듭 성장했지만  

 한국전쟁 때 융단 폭격을 받아 불이문을 제외한 모든 건축물들이 또 다시 잿더미가 되었다네요.

현재 우리가 보는 건물들은 1988년 민통선에서 해제되면서 발굴과 복원을 거쳐 조금씩 중축된 것들이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불이문 옆 보호수

 

 



 




불이문을 지나 계곡을 옆에 끼고 걷는 길!!

어느새 이렇게 푸르름이 더해졌는지...

연두가 싱그럽고 분홍빛 꽃길이 아름답습니다.








싱그러운 연두를 라니의 카메라로 불러들여 봅니다.

겨울내내 이런 날이 오길 얼마나 기다려 왔던지...^ ^








계곡을 따라가던 시선이 능파교에서 멈춥니다. 





 

 


 

절터와 대웅전 사이 좁은 계곡에 놓인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가 바로 능파교인데... 


 

 
 

 

 

 

  

우리나라 석교(돌다리)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주는 중요한 다리라 하더군요.

숙종 30년(1704)에서 33년(1707) 사이에 지어졌지만 지금의 것은  2005년에 복원된 것이라네요. 



 


 

 

  

 


 대웅전을 보러 가기 위해 능파교(보물 제1336)를 건넙니다.




 
 

 

 

 

능파교 건너 봉서루(누각) 앞 대석단 중앙통로 좌우엔 2개의 석주가 서있습니다.

이 석주에는 각각 5개씩 10개의 도형이 새겨져 있는데

이 도형이 십바라밀(보살이 열반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열가지 덕목) 도형이라 이 석주를 십바라밀 석주라 부른답니다.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1920년대에 조성되어 역사는 비록 길지 않지만 

시각적인 교육효과를 지닌 중요한 문화재라고 합니다. 

 

 


 

 

 


 봉서루(누각)를 지나 대웅전 앞마당에 섰습니다.

 

 


 

 

 

 

 

대웅전 앞마당에 가득찬 연등을 보며 어느새 석가탄신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대웅전을 둘러보고 나오다 십바라밀 석주능파교를 한 번 더 담아본 후... 

 



 





적멸보궁으로 향합니다. 





 



적멸보궁으로 향하던 중 보게 된 왕소나무가 얼마나 멋지던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작꿍도 찰칵 찰칵~, 라니도 찰칵 찰칵~

알고보니 이 소나무는  '건봉사 소나무'로 불리는 300년 된 소나무라더군요.

  







300년 된 왕소나무에 이어 유유히 산책을 하고 있는 까치 녀석도 만났습니다.

까치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우리의 속설을 믿어봐도 되겠지요!! 





 

 

  

템플스테이대방과...

 

 
 

 



그 곳 돌계단에서 만난 민들레입니다.

흔하디 흔한 민들레지만 돌틈 사이에서 피어나니 왠지 특별해 보여서 담아봤습니다. 

  


 

 



산신각을 지나...

  

 


 

 



적멸보궁에 다다랐습니다.


  


 





석가모니 진신 치아사리가 봉안되어 있다는 건봉사 적멸보궁!!

이 곳에 봉안된 치아사리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이 약탈해 간 것을 일본의 사신으로 갔던  사명대사가 되찾아와 봉안한 것으로

원래는 12과를 봉안하였으나, 이후 도굴꾼에 의해 잃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8과를 찾아,

3과는 적멸보궁 사리탑에 5과는 법당에 봉안하여 참배토록 하고 있답니다.

치아사리는 세계에서 15과 뿐이라 하는데 행방이 묘연해진 4과를 뺀 11과 중 

8과가 건봉사에, 3과가  스리랑카(불치사)에 보관되어 있다니 얼마나 희귀한 보물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된 적멸보궁 법당 뒤편의 범종형 사리탑입니다.  


 


 




적멸보궁까지 둘러보고 되돌아 가는 길!!








절터 저편의...








범종각과... 







복원 준비 중인 절터를 지납니다.

훗날엔 복원된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차 옛 모습을 되찾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줄지도 모르지요. 

그런 날이 온다면 다시 한번 찾아보고픈 건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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