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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로의 추석여행-대전 위왕산/통영 서피랑/비진도 선유봉/거제도 바람의 언덕, 거가대교 야경/남해 보리암, 미국마을, 다랭이마을

ⓡanee(라니) 2016. 10. 2. 01:26


추석 연휴가 끝난지도 어느새 2주일이 흘렀네요.

시간이 왜 이리도 빨리 흐르는지...

포스팅 하기에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포스팅은 지난 추석 연휴 때 다녀온 여행 소식을 전해 볼까 합니다.

평소 늘 섬여행을 꿈꾸며 사는 라니이기에 이번 추석 연휴 여행지는 모처럼 남도의 섬들로 잡아봤어요. 

섬여행이라고 해도 배를 이용해서 다녀온 섬은 비진도 하나였지만 어쨋거나 평소엔 가기 힘든 남도로의 여행이라 평소보다 좀 더 설레는 기분으로 여행을 떠났답니다. 




본격적인 남도 여행에 앞서 큰댁이 있는 대전에 먼저 들렀어요.

겸사 겸사 대전에 있는 위왕산 산행도 했구요.

위왕산은 255m의 얕으막한 산이라서 짧은 시간 안에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산인데, 작은 산이라서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높이에 비해 보시는 것 처럼 기 막힌 조망이 펼쳐져 있어 산행을 잠깐 곁들여 대전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은 산인 것 같아요.





대전에서 하루를 보내고 구미에 들려 성묘를 한 후 비진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에 왔습니다.

그런데 비진도로 출발하는 배 시간을 알아 보니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네요.




터미널에서 2시간 이상을 보내는 건 너무도 시간이 아까운 것 같아서 일단 터미널을 빠져나와...




통영항 주변을 걸었는데...




통영항을 주변을 걷다 보니 허기가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추석이다 보니 문 연 식당은 거의 눈에 띄질 않고 ...

그래도 통영이라고 충무 김밥을 파는 식당들은 꽤 여러집이 영업을 하고 있어서 

그 중 백종원 3대천왕에 출연했다는 충무 김밥집을 선택해 충무김밥으로 허기를 면합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꽤 기대를 했는데 그렇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던 듯...)

그렇게 허기를 면하고 다시 시계를 보니 아직도 1시간 이상이 남았는데 문득 지난번 통영 여행 때 가보지 못한 서피랑이 생각나더라구요.

남아 있는 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가는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서피랑으로 향했죠.     




한참을 헤메면 어쩌나 했는데....




길찾기 귀신(?)인 짝꿍 덕에 용케도 헤매지 않고 서피랑으로 올라가는 길을 바로 찾아내어 언덕 길을 올랐어요.  





언덕을 오르고 보니 충무교회의 뾰족지붕도 보이고 지난 통영 여행 때 가보았던 세병관도 내려다 보이고...

조망이 좋더라구요.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니까 주어진 시간 내에 빨리 목적지까지 가보기 위해 서둘러야 했죠.

그래서 동네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서피랑 서포루와 99계단을 찾아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내가 쓰는 서피랑 이야기 터널>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트니 서피랑의 서포루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서피랑은 시가지의 피랑(벼랑) 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에서 유래한 토박이 지명인데 한자로는 서산(西山)이라 칭한다네요. 






서포루에 오르니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조망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어요,





이곳에 오르기 전에 거닐었던 통영항의 모습이예요. 






가까이 당겨본 강구안의 모습이구요...





여객선 터미널과 미륵산이 있는 방향도 담아봤어요.

미륵산은 지난 통영 여행 때 올랐던 곳이라 저희에겐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죠.ㅎㅎ





서포루에서 내려오며 들른 99계단이예요.

초록 계단이 있는 쪽은 프로포즈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놓은 것 같고...





다른 쪽 계단엔 이렇게 재미난 조형물을 설치해 두어 베스트 포토존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았어요.






서피랑을 단장하며 테마를 나비로 정한 건지 담벼락에도 그렇고 계단에도 그렇고 나비 그림이 참 많네요.





계단 아래쪽에서 본 모습이구요...






계단 끝까지 내려오면 담벼락에 이렇게 방명록이 있어 다녀간 흔적도 남길 수 있어요.





그러니까 보통은 아마도 이쪽 골목에서부터 시작해서 99계단을 올라 서포루에 오르는 게 정식 코스인 것 같은데 아무렴 어떤가요 보고자 했던 걸 다 보았으면 된거지....ㅎㅎ 

아직은 단장 중에 있어 동피랑만큼 볼거리가 많진 않지만, 단장을 마치고 나면 아마도 동피랑처럼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곳이 될지도 모르니 그러기 전에 다녀오길 잘한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서피랑에 올랐다 내려오니 매표시각이 임박해서 허겁지겁 서둘러 매표를 하고 비진도 가는 배에 올랐답니다. 






그리고 약 1시간만에 도착한 비진도!!





1박을 할만큼 볼거리가 많은 큰 섬이 아니라서 다음 배편으로 나갈 수 있게 왕복 배편을 구입했더니 우리게게 주어진 시간이 2시간도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선유봉까지 오르려던 애초의 계획을 수정하여 미인도 전망대까지만 오르기로 했는데 미인도 전망대까지 오르는 것만으로도 라니는 어찌나 힘이 들던지 애를 먹었답니다. 계단처럼 정비해 놓은 등산로를 엄청 싫어하고 힘들어 하는 라니인데 선유봉 오르는 길이 딱 그런 길이 었거든요.  





돌계단 때문에 혼자 투덜투덜대며 땀 범벅으로 도착한 미인도 전망대!!

힘은 들었지만 비진도 최고의 비경을 마주하는 순간 힘들었던 기억이 거짓말처럼 싹 날아가 버리는 듯 했지요.





힘들게 올랐으니 이 비경을 더더욱 여유있게 즐겨야 하는데 돌아갈 배시각에 늦을까 걱정되어 이 멋진 비경을 얼마 즐기지도 못하고 다시 올랐던 길을 정신없이 내려와야 해서 얼마나 속상하던지...ㅜㅜ





돌아갈 배는 도착하고 섬은 떠나야 하는데 섬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탓에 발길이 잘 떨어지질 않네요.ㅜㅜ 





2시간만에 다시 통영항으로 돌아온 우리는 야경 담을 곳을 물색한 후, 다음 행선지를 거제도로 정하고 거제도 바람의 언덕으로 달립니다.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거제도 바람의 언덕!!

라니가 평소 담아보고 싶던 사진인데 이번에 결국 소원 풀이를 했네요.

장노출로 풍차 앞쪽에서도 담아보고... 





풍차 뒷쪽에서도 담아보구요.

한참을 카메라와 씨름하다보니 비진도에서의 서운함이 어느새 잊혀지더군요. ㅎㅎ





자리를 옮겨 이번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야경을 담아 봤어요.





유호리에 있는 유호전망대에서 담았는데 어찌나 으슥하던지 짝꿍과 둘이 있는데도 살짝 무서웠답니다.

귀신이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나 할까.ㅋㅋㅋ  





다음 날은 아침 일찍 남해로 이동해 금산의 보리암을 찾았어요.





4대 해수관음성지 중 양양의 낙산사와 강화의 보문사, 그리고 여수 향일암까지는 보았는데 남해 보리암만 못보아서 늘 언젠간 가봐야지 했었거든요.  




드디어 이번에 그 뜻을 이루었는데 간략하게 포스팅 하는 건 아무래도 아쉬워서 보리암은 다음에 따로 포스팅해야 할 것 같네요.  





오전내내 보리암을 둘러본 우리는 지난 남해 여행 때 안가본 미국 마을에 들러 보기로 합니다. 





미국마을은 모국에 돌아와 노후생활을 보내고자 하는 재미교포를 위해 만들어진 정착마을이라죠.





지난 남해 여행 때 돌아본 독일마을보다 작고 더 조용하고 딱히 볼거리라고 할만한 게 별로 없는 거 같아서....   





큰 길 따라 올라 갔다 내려오는 것으로 마을 구경을 끝냈어요.





5시가 넘었으니 집으로 올라갈까 하다 이왕 온 거 미국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다랭이마을까지 들렸다 가기로 합니다.

다랭이마을은 지난 남해 여행 때도 들렸던 곳이지만 산행을 해야 해서 이렇게 위에서만 보고 마을엔 내려가 보지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마을에 잠시 내려갔다 오자 했던 건데...





막상 마을로 내려가 보니 생각처럼 잠깐만 머물게 되질 않았어요.





모험심 강한 울 짝꿍 좋은 길, 편한 길 다 놔두고 있지도 않은 길로 길을 만들며 저 아래까지 내려 가느라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이랍니다.

힘은 들었지만 바닷가까지 내려가 보기는 참 잘한 것 같구요.

이번 추석 여행은 여행이라기보단 산행의 연속이었던 기분이 든 여행이었어요.

첫째날의 위왕산 산행,

둘째날의 선유봉 산행 (바람의 언덕도 약간 올라가는 곳이었죠),

셋째날엔 금산 산행( 보리암만 가면 서운하다고 해서 얼마 안되는 길이긴 하지만 금산 정상도 밟고 왔는데 다랭이마을도 어찌나 거친 길로 내려 갔다 올라왔는지 마치 산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여행 치곤 좀 힘든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많은 추억들을 많이 남기고 온 재미난 추석 여행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