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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주향교의 가을~

ⓡanee(라니) 2019. 11. 20. 21:16

[2019-11-09]



백양사 쌍계루 가을 풍경 담으러 가는 길에 전주향교에 들려봤다.

전에도 한옥마을을 돌아보며 들려본 적이 있지만

여러 곳을 한꺼번에 돌아 본 폐단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는데다

전주 향교의 볼거리인 오래된 은행나무가 제법 노랗게 물들었을 것 같아 다시 들려보게 된 것이다.






네비양이 안내해 준 곳에 당도하니 차량통행 금지 구역이라며 다른 곳에 주차를 해야 한단다.

되돌아나와 주차할 곳을 찾아보지만 한옥마을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라 주차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태~

길가도 이미 다른 차량들에게 완전히 점령당한 터라 주차할 공간을 찾는다는게 하늘의 별따기를 방불케 했는데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귀신 같이 공터(전주교대 주변)를 찾아낸 짝꿍 덕에 시간을 오래 소비하지 않고 주차를 할 수 있었다.

무사히 주차를 한 후 전주향교로 향하던 중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가 발길을 끌어당겨

가던 길도 잊고 한동안 전주천 주변을 맴돌며 사진찍기에 몰두한 우리들~





전주천 가의 억새밭 뒤로 보이는 건축물은 

한옥마을이 있는 교동과 서학동을 이어주는 아치형 교량인 남천교다.

남천교 중앙의 누각은 청연루고.

남천교는 과거 임실, 남원, 순창 지역으로 가기 위해 지어진 다리지만

현재의 다리는 2009년에 새로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에도 저 다리를 차를 타고 가며 본 것 같긴 한데 이렇게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남천교 아래를 흐르는 전주천과 한옥 마을 모습!!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소녀들인 줄 알고 당겨보니

소녀가 아닌 어르신들이었다는 거.ㅎㅎ





아마도 어떤 행사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계신 듯 했다.





전주천 주변 @ 2019. 11





전주천 주변 @ 2019. 11






전주천을 건너와 바라본 모습!!





이번엔 진짜 소녀들이다.ㅎㅎ





전주향교에 도착~

고려 공민왕 3년(1354)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전주향교는

원래 경기전 북편에 위치해 있었으나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하여 경기전이 세워지자

향교에서 경기전에 들려오는 소리가 시끄럽다하여

현재의 화산동으로 이전되었다가

1603년(선조 36) 왼쪽에 문묘(공자의 사당), 오른쪽에 사직단을 두도록 한

좌사우묘(左社右廟) 제도에 어긋난다하여 현재의 위치로 재이전되었다고 한다.

사진 속  2층 누각 건물인 만화루는 전주향교의 정문으로 팔작지붕으로 이루어져 있으

단청은 단색으로 처리되어 있어 심플하다. 






전주 향교는 전묘후학의 배치로 공간이 구획되어 있다. 

즉 출입문인 만화루와 연결된 공간엔

공자문묘를 모신 제향공간대성전이 배치되어 있고

 그 뒤편 공간엔 실제로 공부를 배우던 강학공간명륜당으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만화루일월문 사이의 마당!!

하늘을 보니 일몰 시각이 멀지 않은 듯 하다.

서둘러야지.





솟을 대문으로 지어진 일월문을 지난다.





일월문을 지나면 눈에 들어오는 제향공간

정면으로 대성전이 보이고 대성전 양쪽에는 서무동무가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서무와 동무 앞, 수령이 400년 넘었다는 은행나무가 시선을 끈다.  





서무와 은행나무 @ 2019. 11





동무와 은행나무 @ 2019. 11





제향공간의 핵심인 대성전!!





공자의 위패를 모신 전각인 대성전 내부 모습이다.





전주향교 대성전 @ 2019. 11





이렇게 큰 은행나무는 오랜만에 보는 듯~

사실은 이곳보다 경주의 운곡서원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지만

백양사 가는 길이라 차선책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큰 은행나무를 보니 운곡서원에 못간 아쉬움이 달래지는 듯 했다.

운곡서원은 내년 가을에 가는 걸로...ㅎㅎ

다만 아직 때가 일러 은행나무 전체가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쯤은 아마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을 것 같은데...ㅠㅠ





전주 향교 @ 2019. 11





서쪽의 서무와 마주하고 있는 동쪽 건물, 동무

오랜된 은행나무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 한 컷이 아쉽네.





전주 향교 @ 2019. 11





대성전 뒤쪽의 강학공간을 향해 입덕문을 지나는 중~.

제향공간과 강학공간은 이렇게 벽으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다.





강학공간의 핵심인 명륜당!!

단청이 없는 건물로 벽체 색을 통해 오랜된 건물임이 느껴져 좀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명륜당을 중심으로 동재서재가 마주보게 배치되어 있고 동재와 서재의 앞쪽에도 수령이 400년 넘은 은행나무가 각각 한 그루씩 서있다.

은행나무는 향교의 상징적 나무로, 은행나무가 벌레를 타지 않듯이, 유생들도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명륜당의 오른 편에 자리하고 있는 동재!!

   




문묘 공간동무와 조경 배치가 비슷한 동재는 은행나무와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전주 향교 @ 2019. 11





강학공간에서 명륜당의 왼편에 배치되어 있는 서재!!

옹기종기 모여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는 소녀들의 모습이 예뻐서 셔터를 꾸욱 눌렀다.ㅎㅎ





전주향교를 나와 되돌아 가는 길~





오목교를 건넌다.





해는 어느새 꼴깍~

산 뒤로 숨어버린 것 같다.






햇살에 반짝이던 억새 대신,






태양의 여운이 담긴 전주천의 발그레함과,






하나, 둘 켜지는 조명 불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런 설렘이 바로 여행의 맛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