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그리스. 터키/┏ 그리스(完)

(아테네) 죽음의 땅, 케라미코스 유적지

ⓡanee(라니) 2008. 9. 9. 00:32

2008.08.02 (토)

 

 

 

 

Ranee in Athens

- 죽음의 땅, 케라미코스-

   

 

 

 

 

  

쇠창살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는 케라미코스 유적지...

입구는 아직 저 쪽에 있지만 궁금함에 창살 안쪽의 유적지를 들여다 본다. 

 

  

유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인적이 참 드문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설마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기원전 1000년경부터 묘지로 사용됐던 장소이니만큼 케라미코스는 분명 죽음의 땅임에는 틀림없지만 

유적지가 된 현재에도 이렇게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니...

케라미코스는 지금도 여전히 죽음의 땅인 것일까?  

 

 판아테나이아 제전 행렬이 출발하는 곳이었던 폼페이온

 


케라미코스는 아크로폴리스에서 볼 때 북서쪽에 위치한 성문 밖의 도시 주변 지역에 속했던 곳으로

문 바깥 지역은 고대 아테네의 대표적인 묘지이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무덤과 묘지 장식물이 남아 있다. 

<케라미코스>란 이름은  디오니소스의 아들  <케라모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대개는 도자기를 뜻하는 그리스어 케라모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데

 그것은 고대 아테네의 도공들이 주로 케라미코스의 에리다노스강 주변에 거주도자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거다.

오늘날에도 폼페이온 근처 지층에서 도자기들이 발견되고 있어 그 곳이 과거에 도자기 작업장이었음을 증명해 준다고 한다.    

 

 

 

케라미코스 유적지의 입구로 들어섰다.

입구로 들어서면 무너진 건물 기단들과 성벽 터, 그리고 많은 무덤들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케라미코스 박물관

입구의 왼쪽으로는 케라미코스 박물관이 있다.

 

 

 

 

케라미코스 박물관 옆에는 석관과 무덤 장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기둥 장식들은 주로 헬레니즘 시대 무덤에서 사용된 묘비였다고 한다.

 

 

 

 

  무덤을 장식하는 묘비와 석조 장식물

 

오늘날 트리토파레이온 부근의 무덤들을 보면 비석, 부조가 새겨진 석판, 석재 항아리 및 기타 조각상들이 무덤을 장식하고 있다.

석판의 부조에는 대개 죽은 자의 생전 업적을 담거나 죽은 자와 그의 가족이 애처로운 이별을 나누는 장면을 담은 인물상들이 새겨져 있다.

무덤 앞에 서 있는 석재 항아리로는 레키토스루트로포로스가 있다.

레키토스는 올리브유를 담아 보관하는 용기로 손잡이가 하나이며

무덤에 레키토스를 놓은 것은 죽은 자에게 올리브유를 바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루트로포로스는 결혼식 전에 신부가 목욕할 때 물을 나르는 그릇으로 손잡이가 양쪽에 달렸는데

흔히 미혼으로 죽은 자의 무덤 앞에 세워졌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장례식을 재연한 동영상

(키클라데스 박물관에서 촬영)

 

 

 

 

  

트리토파트레이온


트리토파트레이온은 죽은 조상들을 기리는 성소로 이 부근에 비교적 온전한 무덤들이 남아 있다. 

 

 

 

트리토파트레이온 오른쪽  길은 엘레프시나로 이어지는 성도이다. 

 

 

 

 

대형 무덤들 중에 하나인 듯...

  

 

 

 

 

케라미코스의 성벽 

 

 

 

 디필론 성문으로 들어가는 길


케라미코스 유적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디필론 성문터와 성벽을을 볼 수 있다. 

고대의 성벽 잔해는 케라미코스뿐만 아니라 제우스 신전 경내와 필로퐈포스 언덕에도 남아 있지만

 케라미코스에 남아 있는 성벽이 가장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성벽이라 하며 디필론 성문은 아테네의 대표적인 성문이었다고 한다.

사진 속의 길을 따라 걸어가면 디필론 성문을 지나고 아테네 시내로 들어가 아카데미아에 이르게 된다.

플라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이 길을 수없이 오갔을까?  

 

 

 

케라미코스 입구와 케라미코스 박물관 


케라미코스 유적지는 햇살을 피할 그늘이 별로 없어 더 쉽게 지치는 듯 하다.

이제와서는 후회되는 일이지만  그때는 정말 힘이 들었기에 케라미코스 유적지를 대강대강 훑어본 후 

케라미코스 박물관을 관람할 생각으로 유적지의 입구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박물관 앞의 나무 그늘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햇살에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하고 싶었을 뿐인데 쉬다보니 박물관 관람조차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피곤이 몰려 온다.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그러는 건데...?'  

결국 포기하려는 내 자신을 달래 박물관으로 들어섰다.

'잘했어. ㅎㅎ' 

 

 

  유적지의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케라미코스 박물관 내부

 

 


 

박물관에 전시된 묘비들


케라미코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소장품들은 케라미코스 무덤에서 나온 부장품이나  묘비들로 그것들은 대체로 소박한 느낌을 준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 인들이 대체로 내세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무덤을 장식하는데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고

무덤 안에 다량의 화려한 부장품을 매장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날개 달린 스핑크스 상


 (신성문 근처에서 발견된 묘비 위 장식물)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수호하던 스핑크스가 아테네의 묘지에까지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덱실레오스의 묘비


코린토스 전쟁 때에 스파르타 인과 싸우다 전사한 덱실레오스의 모습이 새겨진 묘비인데

덱실레오스는 전투에서 패해 전사했지만 비석에는 승자로 묘사되어 있다. 

죽은 자의 비석에전쟁터에서의 장렬한 모습을 새겨놓은 것은

그의 미덕을 후세에 알려 그가 영원히 살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이 묘비의 주인인 저 여인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케라미코스 박물관의 전시품들 

 

 

 

 

 

죽음의 땅, 케라미코스를 나와 우리는 다시 생기 넘치는 활력의 장소, 신다그마로 향한다.

.  

 

 

 

 

이 길의 끝에 신다그마 광장과 국회의사당이 있고 우리가 그 곳에 도착하는데까지는 20여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